2020.09.18 23:58
본문에는 스포일러를 피하려 노력했습니다만 댓글에서 저질러버리고 말았군요!!
댓글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넷플릭스 영화입니다. 전 아무런 정보없이 피쳐드 화면에서 톰 홀랜드 얼굴 보고 바로 클릭했고요. 타겟관객의 취향에 맞추어 제작을 해놓고 기대를 60퍼센트정도만 만족시키는 흔한 넷플릭스 영화를 기대했는데 이건 뭐 엄청난 영화가 ㅋㅋ. 일단 배우들이 무척 좋습니다. 패틴슨, 톰홀랜드를 비롯해 다들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헤일리 베넷과 미아 바시콥스카가 인상깊었습니다. 두 분다 외형을 아주 설득력있게 바꾸고 출연하셨더라고요. 작은 아씨들의 "베스" 일라이자 스캔런도 좋았고요(이 냥반 보고있으면 앨리슨 필이 떠오르지 않나요?). 라일리 키오, 그 엘비스 손녀분도 잘하시고요 ㅎㅎ 매드맥스 때는 연기랄게 없었지요. 빌 스카스고드는 스웨덴, 패틴슨 홀랜드는 영국배우들인데 미국 힐빌리 연기를 기가막히게들 하더구만요. 하긴 패틴슨은 더 킹에서 프랑스 왕세자를 맡기도 했었지요. 프랑스계인 티모시 샬라메는 헨리5세를 맡았는데 말이에요 ㅎㅎ 좋은 배우입니다.
50-60년대에 걸쳐 꿈도 희망도 없는 음울한 미국의 촌동네 배경으로 연쇄살인, 광신적이고 착취적인 개신교, 대를 있는 전쟁 등 아주 미국적인 소재들이 이야기속에 잘 녹아있는 고딕 스릴러입니다. 장르가 취향이신분들은 저처럼 러닝타임아까워서 부들부들하면서 보시게 될거고요. 감독인 안토니오 캄포스는 넷플릭스 시리즈인 "죄인"의 몇몇 에피소드들을 맡았다는데 그러고보니 두 작품이 어쩐지 분위기가 비슷한 것도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ㅋ 앞으로 이분의 영화 챙겨보아야겠어요.
아마도 기대도 사전정보도 전혀없이 보아서 그랬겠지만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폭 빠져서 본 영화였어요. 주말에 각잡고 볼영화 찾으시는 분들 한번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원작이 있는 영화입니다. 도널드 레이 폴락의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 졌다는데 하드카피하고 전자책 모두 출간되어있네요. 꽤 평이 좋더라고요.
- 내레이션은 원작자인 도널드 레이 폴락이 맡았습니다. 알고보니 이영화는 호화찬란한 낭독회였던것입니다!
2020.09.19 17:17
2020.09.19 19:12
전 코엔영화들도 조금 떠오르더라고요. 티비시리즈 파고도 좀 연상이 되었고요. 심리적인 긴장감이 꽤 잘 드러난 수작인것같습니다.
2020.09.19 18:09
몰입감 있고 괜찮았는데 여캐들이 전부 그냥 힘없는 희생자로만 나오는게 좀 걸리더군요. 그게 현실이다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면 별 수 없지만 그나마 라일리 키오프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좀 낫지만 거기서 거기
2020.09.19 19:11
특히 미아 캐릭터의 죽음말인데요. 여성의 폭력적인 죽음을 무슨 미학이라도 있는 것처럼 집요하게 묘사하는거 영 별로였어요. 정작 가해자의 죽음은 두리뭉실하게 직접적인 묘사를 피했지요. 장르의 구태의연한 부분을 답습한 것은 유감입니다.
2020.09.21 01:49
코엔 형제 말씀에 적극 공감하구요. 레이디버드님이 말씀하신 여성 캐릭터들 취급 말씀에도 공감하구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재밌었다는 데에 적극 공감합니다. 넷플릭스가 정말 간만에 아주 제대로 얻어 걸렸(?)네요. ㅋㅋㅋ
톰 홀랜드는 스파이더맨 말고 다른 걸 하니 꽤 좋은 배우라는 생각이 들구요. 로버트 패틴슨은...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싶었습니다. 하하.
암튼 이 글 덕택에 일요일 밤을 즐겁게 보냈어요. 고맙습니다.
2020.09.21 07:31
주말에 보기에는 다소 무거운 영화였지만 저도 간만에 괜찮은 영화 보고 난 뒤에 느껴지는 만족감이 남는 영화였어요.
스타일은 전혀 다르지만 미국의 역사와 사회를 보는 (원작자와) 감독의 시선에서 ‘도그빌’도 생각나고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도 생각 나는 영화였습니다.
여러 장면에서 먹먹함을 주면서도 긴장감이 끈끈하게 이어지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나서도 쪼그라든 심장과 간이 회복되지 않는 너무 잘 만든 아주 성공한 스릴러 영화입니다만,
장르 불문, 스타일 불문 아주 잘 만든 영화가 주는 무언가가 확실히 있는 영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