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발발에 대해서 개념을 잘 못 잡는 것 같은 ...

휴전국임을 다시한번 실감하게 되었죠 우리가 (국민이)전쟁발발 가능성을 논하는건 덜 초조하기위한, 혹은 만약을 위한 심적물적 대비의
측면도 있다는 생각도 들구요 앞일은 정말 모르는 것입니다만. 하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렵니다

- 공통점이 있죠. 제국주의 일본, 그리고 나치 독일. = 광신적인 에너지가 넘쳐나던 시기의 국가들. 제일 닮은 게 북한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습니다.
- 참고로 일본 쪽 웹에서도 이런 견해가 있더군요. 구 일본군 약소 열전이라는 곳입니다만...
http://www.luzinde.com/meisaku/zero/2.html (번역본은 http://ultan.egloos.com/201304 참조.)
아예 대놓고 "「今、現在進行形でそんな国家がありますが・・・」라고 비꼬고 있더군요.
- 뜯어보면 일제 청산이 제대로 안 된 곳은 오히려 북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회 분위기나 통제하는 방식이 태평양전쟁 당시의 일본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 10년 전쯤 한참 남북관계 좋을 때에는 저도 북한이 대화가 통하는 상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알면 알수록 아니더군요. 우리는 바뀌어 왔는데 저쪽은...

저 당시 일본과 북한을 비교하는건 좀 안맞다고 봐요. 저 당시 일본에 비하면 북한은 나름 합리?적인 이유로 움직이고 다 전략적인 계산에서 이득을 챙기기 위한 행동이죠. 그리고 전면전으로 가면 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있죠. 그리고 저때랑 지금이랑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초강대국 미국의 존재죠. 사실 2차대전때만 해도 미국은 부자나라였지 초강대국이 아니었습니다. 군사대국이 아니었어요. 2차대전을 겪으면서 포텐이 터져서 초강대국이 되고 그 이후에 오늘날 넘버원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한거죠...일본 군부가 생각한거는 기습으로 한방치면 미국이 약간 쫄아서 적당히 협상으로 넘어가자는 생각이었던거죠... 그리고 미국이 봉쇄정책을 써서 일본입장에선 사면초가라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그 당시 세상 돌아가는 분위기로는 진주만 공격한게 뭐 100퍼센트 돌아이짓이라고만 보긴 그렇습니다.....

오히려 부카니스탄의 군대는 구소련 붉은군대의 가난한 끝판버전이라고 보는게 낫겠죠....

디나/ 북한에 대해 합리적일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군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옛날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련의 도발행위들이 1999년 이후로 점차 증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이 환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그런데 미/일 개전 당시에도 강대국 미국은 존재했었고, 일본에 대해 ABCD 포위망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 포위망의 배경은 일본이 동남아로 침략(진출이라고들 합니다만)하면서 그 전에도 계속 미국쪽을 '살살 건들고' 있었죠. 심지어 철강류와 유류를 미국쪽에서부터 수입하는 와중에. 그 때 2.26이 터진 겁니다. 그리고 이후로 군부는 걷잡을 수 없이 폭주하기 시작했죠.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는 94년 이후 북한이 줄곧 걸어온 길과 매우 닮아 있습니다.
- 또한 그 당시 일본에서도 전면전으로 가면 진다는 걸 아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야마모토(이소로쿠)나 아마카스 같은 전략통들이 있겠군요. 심지어 야마모토는 '일단 진주만 기습은 하고 1년은 버티겠는데 그 이상은 나도 모르겠소'라고 일갈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권력을 쥐고 있던 건 그 얘기를 들은 대상인 '꼴통' 도조(히데키) 였습니다. 합리적 판단은 종교적 맹신에 의해 배제되었습니다. 전쟁수행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야 군의 입장에서 초기엔 효과적 공세로 이어졌을지 모르죠. (실제로 일본해군이 그나마 육군보단 덜 또라이들이기도 했고.) 그러나 이후에는 유명한 임팔 패퇴 같은 삽질만 저지릅니다. (저는 이런 삽질이 노몬한 사건 때부터 이미 잉태되어 있었다고 봅니다만...)
- 그리고 히로히토-도조-대본영전략실로 이어지는 이 구조는 현재의 북한 권력구조와 매우 닮아 있습니다.

- 또한 미국에 대해서도 조금 잘못 알고 계신데... 말씀하신 것은 1890년대 이야기입니다. 이미 남북전쟁 당시부터 (북군) 미 육군이란 무시무시한 병참으로 소문난 존재였으며, 1차대전 승전 후 '대규모 감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젠하워가 그렇게 빨리 올라간 것이기도 하고.) 그런데 미 육/해군이 감축을 거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일본과의 국력차는 대단히 컸습니다.
그것은 일본 군부의 명백한 오판이었습니다. 또한 북한도 마찬가지로 광신적인 사회분위기와 시스템 속에서 오판하지 않으리란 가능성은 점점 적어지고 있습니다. 당시의 일-소 동맹과 미국, 그리고 현재의 중-북 협력과 미국. 너무 닮아서 몸서리쳐질 정도입니다.
뭐 다행인 건 '중국에는 스탈린이 없다'는 거겠지만요.

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일본과 지금의 북한을 비교할 수가 있을까요. 독일은 발발 당시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든 아니든 이미 전쟁으로 가는 길을 명백히 걷고 있었고, 독일 수뇌부는 전쟁을 통한 승리를 진심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게 아주 비합리적인 생각은 아니었죠.
일본의 경우는 조금 다른데, 일본이 미국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몇 명이나 있을 지 모르겠지만, 그것보다는 일본 정부와 군부는 전쟁이 일단 시작하면 무조건항복으로 가는 총력전이 될 거란 생각을 못 했을 겁니다. 꼴통 도조 히데키만 아니었어도, 라고 하기에는 당시 일본은 미국의 잠재적 능력이나 특히 전투 의지에 대해 우리보다 아는 것이 적었죠.
북한 정권이 엄청나게 합리적인 집단은 아니지만, 독일 일본과 다르게 한미 동맹과 전면전을 벌일 경우 100% 괴멸이라는 걸 어떻게 인지하지 못하겠습니까. 그걸 모를 수는 없고, 북한의 그간 행동을 보면 큰 틀에서 그 선을 넘지는 않았죠. 북한 정권이 의지를 갖고 걸어오는 전면전은 지금 단계에서 큰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는 아닐겁니다. 가능성은 작지만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미국의 선제공격이면 또 모르겠어요. 그것도 아주 가능성이 낮은 조건들이 겹쳐야 하지만요.

별로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북한은 우리가 보기에 꼴통이지만 대미외교에서는 집요하리만치 일관성이 있었어요.
깡패짓은 지들이 뻥카가 아니라는 시위일 뿐입니다.
중국은 스탈린만 없는게 아니라 지금 이 사람들을 한대 뭉치게 하는 힘은 그냥 '쌀'이자 '돈'이에여.
결정적 차이는 북한은 독일과 일본처럼 독고다이로 전쟁을 일으킬 수 없는 관계망을 갖고 있다는거
물론 전쟁은 가능합니다. 더 이상 잃을게 없다고 판단되면 폭주 할 수도 있다는거
그래서 햇볕정책이 타당한 것이구요. 미국애들 정책이 가장 위험합니다. 미처 날 뛰도록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있으니까요.
북한이 벼랑끝에서 폭주를 하더라도 저 멀리 미국 본토의 정치인들이야 눈 하나 깜짝하겠어요.
그래서 핵이 나오고 대포동이 나온겁니다. 자신들이 폭주하면 미국도 안전하지 않을것이라는 시위죠.

한편, 독일과 일본은 준비부족에서 우발적으로 전쟁을 시작했다기 보다는
독일은 미국과 소련이 개입 안할 것이라는 오판(미국과 소련이 개입 안했더라면 독일이 그리 무너지기 쉽지 않았을거에요.
일본은 미국 진주만의 주력기동함대를 괴멸시키면 태평양에서 미국의 발목을 잡아 승기를 잡을 수 있을것이라 오판하였지만
상당한 타격에도 불구하고주력의 일부를 보존한 미국이 전열을 재정비하고 반격할 수 있었죠.
북한이 625 전쟁을 감안한 사정도 미국이 개입안할 것이라는 오판이 컸구요.
현재, 그런 오판(오 해볼만한데!)의 구석이 없습니다. 가만 있으면 죽는다는 상황만이 분명하죠 그들로서는
사실이 그래요. 미국은 북한더러 까불지 말고 그냥 백기들고 무장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자나요. 아니면 그냥 굶어죽던가

soboo/독일은 소련과 불가침조약을 비밀리에 맺는 단계에서야 아마 전쟁 날짜까지 나왔을 거고, 소련과의 전쟁은 먼저 치고 들어가 이길 수 있다고 봤으니 그 정도면 광기라고 봐도 되겠죠.

다른 건 몰라도 김정일이 지금 엄청난 선택의 기로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건 확실히 알겠어요. 여기서 한끗 차이로 삐끗하면 전쟁 터지는 거고 좀 정신 차리면 조용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북한이 벌릴 일들은 결국 남한이 하기 나름이라는건 두 말할 것 없죠. 강대국들이 북한 일에 우리의 관여를 최대한 막고 자기들이 지휘하려고 하는 이유죠. 정신 차리는게 누가 되는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날 겁니다.

v/ 북한은 그럼 정상적이라서 포격 쐈군요. 남한은 정신 못 차려서 포격 맞은 거구요.

프루비던스 / 북한은 정상이 아니죠. 북한이 정상이냐 아니냐를 따지고 싶은 겁니까? 그 쪽 수뇌부들이 정신이 나가서 나라 돌아가는게 이상한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그럼 그 다음부턴 걔네들과 다른 우리 정상인들의 대처방식에 따라 달라지는 거죠. 북한이 정신 차려야 된다는 말이 우습다는 겁니다. 여기서 미사일 얘기로 유치한 말싸움 하고 싶은 마음 없으니 프루비던스 님의 이상한 결론 부분은 생략하죠.

쇼펜하우어의, 사람은 확실히 그가 마음먹은것을 할수있다. 그러나 무엇을 마음먹느냐는 스스로 결정할수없다는 말을 개인이 아니라 역사에 두고 음미해보면 맥락이 닿는 것이죠. 요컨데 한반도는 평화 프로세스로 가느냐 원하지 않는 전쟁으로 치달을 것이냐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는 것이고 서해에서의 분쟁은 언제 발화점이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연예인 결혼 소식보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통일이 평화 프로세스의 종착역으로서 실은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인 것이죠

2차대전 당시 일본이 미국을 공격한건 '오판'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그 상황에서 미국과의 전쟁없이 미국의 포위망에 굴복하여 점령지를 모두 내놓을 경우 정권붕괴는 시간문제였거든요. 야마모토 이소로쿠나 도죠 히데키도 미국에게 굴복할 경우 자기들 목숨 걱정을 해야했을겁니다. 솔직히 태평양 전쟁 당시의 일본 군부가 처한 상황은 '총체적인 난국' 그 자체였죠.
이런게 아마도 민간의 통제를 받지 않는 군부정권이 폭주할때의 말로를 보여주는 것이겠죠. 일본 군부는 미국에게 적당히 실력행사를 해서 최소한 동북아에서는 '맹주'지위를 인정받는게 그렇게 무리한 일은 아닐거라고 생각했을겁니다. 하지만 미국의 선택은 일본 군부정권의 철저한 붕괴와 복속이었으니.

북한의 친일청산은 주로 경찰에 복무한 자에 한한 것이었죠. 군부나 기술직, 혹은 정치, 문화면에서의 친일행위는 '반성과 자백'이 있다면 공개사면 방식을 따랐던 걸로 압니다. 하지만 뭐 결과는 남이나 북이나 모두 일본모델을 따르는 것으로 결론이 났군요.
박노자는 남한 사회를 가리켜 제국주의 논리를 아주 제대로 내면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그냥 무식한 유격대, 병영국가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