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있으세요?

2012.08.08 00:33

Killer Queen 조회 수:6457

가끔 질문글 정도 올리는 유령 회원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풀어놓기에는 듀게가 딱 적당한것 같아 밤을 틈타 주절대어 봅니다.

 

여러분들은 친구 있으세요? 많으세요? 어떤 관계인가요.

 

 

전 친구가 별로 없습니다. 나이는 30대 중반이에요.

 

그렇다고 대인관계에 딱히 문제가 있진 않았어요. 크게 낯을 가리지도 않고, 어디가서 욕 먹는 타입은 아닙니다.

 

학창시절에도 많지는 않지만 소소하게 어울릴 친구들은 늘 있었구요.

 

pc통신 시절에는 몇몇 동호회에서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기도 했지요.

 

 

그런데 지금... 친구가 너무나 고파요.

 

 

정말 친한 친구 한명은 있어요. 오래된 친구이고, 가족같은 친구입니다. 예전엔 안맞는 부분때문에 투닥거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친구가 없어도 되는건 아니더라구요.

 

 

이 친구 말고도 가끔 연락하는 친구가 몇몇 더 있긴 합니다. 열 손가락은 채 꼽아지질 않네요.  (친구가 많지 않은 이유는 몇가지 있긴 해요. 고교때까지 살던 동네를 떠나왔고, 남자가 많은 학교를 다녔고, 남자가 대부분인 직장에서 일을 하거든요.)

 

 

 

그런데.. 다른 친구들에게서 <먼저> 연락을 받는 일이 거의 없어요.

 

글쎄요.  아예 없지는 않겠죠. 제가 연락 받은건 기억 못하고 나쁘게만 생각할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제가 문자하고 제가 만나자고 하고 그러네요.

 

 

이게 좀 슬퍼요. 만나자고 하는게 거절당하는 일은 없어요.

 

하지만... 소위 '친구'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나 라는 존재가 먼저 찾아서까지 보고싶어 할 만한 존재는 아니라는게 너무나도 슬플 때가 있어요.

 

심지어는 꿈도 꿔요. 막 왕따당하는 꿈이요. (실제로 그런적은 없어요)

 

 

그런 고민을 종종 해요.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나란 사람은 정말 만나도 즐거운 사람이 아닌가?

 

인력 풀이 너무 좁은걸까요?

 

하지만 나이가 드니까 새로운 인간관계는 생기지 않고 기존의 관계가 정리되기만 하더라구요. 전화번호의 주소록 명단은 점점 줄어들구요.

 

 

또 결혼한 친구들에게는 정말 일방적인 매달림을 하는것 같아요. 제 자신이.

 

꽤 친했고 결혼 전까지는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종종 만나고 전화로 수다떨고 했었는데 애 한둘을 낳으면서부터는 제가 먼저 전화를 해도 아이때문에 집안일때문에 잠깐 이야기조차 못할 때가 많아요.

 

이런 일을 겪으면 그럴만도 하지.. 라고 이해를 하다가도,  다른 사람들하고 전화할때도 이럴까? 나랑 통화하기가 싫어서 나한테만 이러는걸까? 라고 막 비참한 상상을 하게 돼요.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30대 중반을 넘어서도, 친구분들과 잘 지내시나요?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고 그러세요?

 

 

꽤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외국 출장 다녀와서 갔다왔다는 말도 없더니, 전화하니까 데이트한다고 바로 끊고, 며칠이 지나도록 연락 한통 없는 걸 보고 너무나 우울해져서 글을 써봅니다.

 

 

친구가 갖고 싶어요.. 서로 편하게 연락하고 수다떨고 하는 친구, 가까운 곳에 살면서 날 덥다고 동네 편의점에 슬리퍼 끌고 나가서 맥주 한캔 마시고 들어올 수 있는 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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