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의문점 & 잡상

2010.12.01 15:41

도너기 조회 수:3600

한드  잘 안보고 산지 꽤 오래되었는데 재미있다길래 한번 뒤늦게 달려봤습니다. 그러고 보니 전에 온에어도 봤었네요. 김은숙은 클리셰를 요리하고 뒤집는 솜씨가 뛰어난데다 대사빨은 젊은 작가들 중 최고인듯. 하지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있어 뭔가 엉성한 부분도 많습니다.

 

1. 드라마는 원래 1,2부가 재미있죠. 시청자들 눈을 끌기 위해 대본이든 촬영이든 공을 팍팍 들이니까.

우연의 남발 쯤은 익스큐즈되는 장르지만 현빈이 하지원을 여배우와 착각하게 되는 이유가 나름 타당성이 있어서 좋더군요. 평범한 드라마였다면 그냥 우연히 옷을 똑같이 입고 지나가던 여자와 착각했다는 식으로 갔을 지도 모르지만 이 경우는 옷이 똑같은 수밖에 없는 이유가 확실하죠. 1,2부는 이것과 현빈의 츄리닝드립으로 그냥 먹고 들어가는 듯.

츄리닝 설정은 확실히 뛰어납니다. 이걸로 코메디를 이끌어내고 두 주인공이 엮이게 되는 소소한 디테일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현빈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는 효과까지.

 

2. 하지원은 극중에서 나름 커리어와 실력을 인정받는 스턴트우먼인데... 그쪽 페이가 상당히 센 걸로 알고 있거든요. 영화 쪽 경기가 좋을 때는 1년에 억단위 넘게 벌었다는 사람이 꽤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몇년간 꾸준히 모았다면 서울시내  전세집 하나 정도는 마련했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게다가 만일 소방관이었던 아버지가 근무중 순직했다면 연금도 나올법 한데요.

사기를 당했다거나 어떤 이유로 빚을 졌다거나..하는 설명 정도는 나왔어야 청테이프로 깨진 유리창을 수리한 월세 30짜리 방에 대해 납득할 수 있었을 텐데요. 

 

3. 오스카와 헤어진 경험이 있는 김사랑이 현빈과 결혼하려 애쓰고 있고, 오스카는 사촌형이지만 동생인 현빈에게 꼼짝 못하고 있으며 현빈은 뭔가 (본인은 싫지만 상황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그룹 후계자 분위기고 오스카는 집안에서 내논 자식 취급인 것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현빈은 적자고 오스카는 서자.. 뭐 이런 건줄 알았는데

공홈에 가서 인물 설정을 보니 오스카는 둘째부인이 낳은 딸의 아들, 현빈은 셋째부인이 낳은 딸의 아들.. 이렇게 되어 있네요. 이래서야 오스카가 현빈에게 꼼짝못하는 이유가 설명이 안되는데요? 그냥 머리좋고 많이 배운 놈이라서?

 

게다가 현빈은 출근은 일주일에 두번만 하고 있지만 외외종조부가 된 부하직원이 월권하는 꼴을 못보고 나름 경영에 욕심도 내고 있는 듯한데... 이래서야 본인 입지가 전혀 탄탄하지 않잖아요. 농땡이부려도 될 입장이 아닐텐데?

외손자가 아니라 친손자로만 바꿔도 나름 설명이 될텐데... 회장의 50대 후처가 아들 낳을까 전전긍긍하는 딸들이라는 작은 설정에 집착하다보니 좀 무리수인듯.

 

4. 이 드라마에서 제일 황당한 인물은 오스카가 눈독들이는 천재(?)뮤지션 청년입니다. 도대체가 아무런 설득력이 없어요. 음악 접는다고 말한뒤 악기팔고 제주도로 내려가서 부두 일 하고 있는 사람이 리조트에서 노래부르는 알바는 왜 하고 있으며, 오스카 그렇게 무시해놓고 훨씬 더 후진 노래를 훨씬 더 못한 가창력으로 부르고 있는 건 무슨 조화입니까? 츤데레 캐릭터로 BL물 분위기를 내고 싶은 건 알겠는데 오스카가 갑자기 이친구에게 집착하는 이유라든가 이친구가 왜 츤츤거리기만 하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됩니다. 

 

머... 이외에도 오스카가 하지원을 기억하고 호감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라든가.. 제주도에서의 이런저런 상황들이 뭔가 엉성해 보입니다만 그정도는 감안해야 드라마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거겠죠.

 

- 숲속 신비산장 씬에서 하지원의 옷들이 두번이나 바뀌는 이유는 나중에 반드시 설명이 되어야 할듯. 뭔가 이유가 있는 복선이라면 나중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건 기본중의 기본도 안된 거죠. 온에어에서도 앞에서 했던 이야기를 뒤에서 반복하면서 새로운 장면을 덧붙여 과거사와 플롯의 미스테리를 해결하는 솜씨를 보여준 적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반드시 뭔가가 더 있을 거라 믿습니다.

 

- 김사랑은 어떤 부분은 좋고 또 많은 곳에서는 안습이더군요. 특히 액션 감독 앞에서 영어를 쓰는 장면은 참 고생했겠다 싶은 것이... 미국식 발음을 한다고 해서 영어 잘하는 건 아니지만 극중 김사랑은 반드시 빠다맛 나는 영어를 구사했어야 하는 상황인데... 대사 외우느라 힘들었겠다는 생각 외에는 헛웃음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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