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저는 이지아씨가 안쓰러워요

2011.04.21 20:46

레사 조회 수:6486

인터넷 안하려고 하는데 친구에게 문자받고 인터넷창 열고는 삼십분 넘게 검색했습니다.

서태지와 이지아라니요. 

서태지의 데뷔와 은퇴를 모두 청소년기에 맞았지만 막상 팬은 아니었던 저로서도 충격은 충격이군요.


이런 연예인들의 사생활 관련 기사의 댓글 반응들이 늘 그렇듯

이번에도 역시 댓글의 태반은 이지아씨를 비난하고 있더라구요.

물론 정우성씨와의 신의의 문제가 있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댓글들은 이지아씨와 서태지와 함께 살고 그 부유함을 누리고 

그녀의 수준높은 취미생활도 연예인 데뷔를 위한 밑거름도 다 서태지 돈으로 했으면서

이제와서 위자료 뜯어내려고 한다는 요지의 비난이더군요.

송혜교/현빈 때도 그렇고 이런 기사에 대한 댓글은 참 일관성이 있어요. 정말.


제가 여자이고 이지아씨와 비슷한 연배여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도 그렇고 계속 검색해보면서도 그렇고

이지아씨가 참 안쓰러워요.


물론 이지아씨는 서태지씨를 사랑했겠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지금은 위자료 청구소송 중이지만 그들의 결혼 생활 어딘가에도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을 거에요.

그리고 제 기억에 따르면 서태지가 결혼하면 죽어버리겠다던 자살특공대에 대한 기사도 나오던 때였으니

이 사람을 선택하면 버려야 할 것들이 많다는 것도 어린 나이지만 알고는 있었겠죠.


하지만 반짝반짝 빛난던 십대 후반 소녀의 시절에 서태지를 만나

세상사람들이 인생의 황금기라고 이야기하는 이십대를 고스란히

서태지의 숨겨진 부인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려웠을 거 같아요.


특히 제 이십대 초반을 생각해 보면 말이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재미있는 것도 많고,

사랑을 하면 그 사랑을 세상에 자랑하고 싶기도 했던 그 시기에 

철저하게 존재하지 않는 사람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은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기쁨을 상쇄할만한 문제가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한 편으로는 서태지씨가 많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호하기 위해서였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에요.


50억이라는 돈은 어마어마한 돈이겠지만

철저하게 비밀로 살아왔던 둘이 고작 50억 때문에 이렇게 공개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두 사람이 소송을 하게 되었나 생각해보면 말이죠.


이지아씨에게 그 50억은 그냥 돈이 아니라

그녀 20대의 삶의 증명이자 보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돈의 규모보다는 돈의 의미때문에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그런 망상 말이죠. 


어찌되었든 이지아씨도 서태지씨도 그들의 아이들도.. 아 정우성씨도

상처를 덜 받는 선에서 이 문제가 잘 해결되길 바라봅니다.


아..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이야기를 엄청 길게 썼네요.

오늘 일이 충격은 충격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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