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3.05 09:24
2~3주전쯤 동생네가 육아휴직을 끝내고 복직하면서 아기 보는 문제로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그후 어찌어찌 면접을 봐서 육아도우미를 고용했다고 합니다.
동생은 아침 9시 출근이지만 퇴근이 거의 11~12시인데다가 새벽에 들어올때도 많고, 제수씨는 공식적으로는 8-5지만 실제로는 퇴근시간이 정해지지 않은 직장인이라 월~금 상주로 구했다고 하더군요. 여러 도우미 아주머니를 만나봤는데 조카가 낮설어 하지 않고 인상도 좋은 50대 아주머니로 결정했대요. 경험은 없지만 의욕도 높아 보였고요.
그래서 월요일 아침 일찍 첫 출근을 해서 제수씨랑 동생은 출근을 했는데 오전 11시쯤 전화가 왔답니다. 잘할수 있을 것 같았는데 못하겠다고. 허리가 아프다고...
그것도 다른 사람을 구할때까지 나오겠다도 아니고 오늘 당장 그만두겠다 집에 가서 쉬어야 겠다.. 라고 했답니다.
그래서 마침 약속이 있어 서울에 가계시던 어머니가 약속취소하고 부랴부랴 동생네 갔고, 도우미 아주머니는 바로 짐싸서 나가셨답니다.
제수씨는 멘붕이고... 일단 다시 도우미 구할때까지 친할머니랑 외할머니가 며칠씩 봐주기로 했습니다. 주말밖에 면접을 못 보니까 아마 다시 구하는데 또 2~3주는 걸리지 않을까 싶네요.
급여가 문제였을지, 진짜 해보려고 했는데 남의 아기 봐주는게 쉽지 않구나 느낀건지..
하긴 저도 조카랑 한나절 놀아주면 삭신이 쑤실 정도로 지치던데, 생판 남의 아기를 봐주는게 맘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2014.03.05 09:28
2014.03.05 09:38
그렇죠 저건 빙산의 일각입니다. 그래서 셋째 낳은 지금은 1년간 휴직 중이죠. 어린이집이라도 보내놔야 어른들께 이후시간 부탁드리더라도.좋은 시터를 만나는 것은 정말 축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4.03.05 09:40
흑흑 빙산의 일각이라니 아기 낳기 겁나네요. ㅠ.ㅠ
2014.03.05 09:42
2014.03.05 09:44
일 잘 하고 인상 좋고 서글서글한 도우미 할머니에게 몇 년을 만족스럽게 맡기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애들 성격이 어두워지고 자꾸 악몽을 꾸길래 cctv를 몰래 설치해봤더니... 같은 얘기도 아주 흔한 게 이 바닥이죠. 정말 어렵습니다. -ㅅ-;;
2014.03.05 13:55
말씀하신 사례를 겪었던 아기 엄마를 옆에서 지켜본 적 있어요.;;
옆자리에서 모니터를 보다가 갑자기 막 울길래 깜짝 놀라 봤더니... CCTV 화면에 어떤 아줌마가 돌이 막 지난 여자아이 등짝을 때리고 있더라고요.
아기 엄마는 완전 멘붕 와서 손 덜덜 떨고 있고 저도 쇼크 먹었죠...
2014.03.05 09:52
저 에피소드 보고만 있어도 스트레스가...
2014.03.05 10:04
'경험은 없지만'에서 불길함이 확 들었는데... 어휴-_-
좋은 시터 구하시길 빌어드릴게요
2014.03.05 10:37
양가 어른들이 유사시에 개입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아무리 후하게 쳐줘도 진돗개 둘 상황입니다. 맞벌이 + 일가친척, 친구 하나 없는 타향에 첫째가 12시 30분이면 학교 끝나고 집에오는 초등학교 1학년 크리 정도 되어줘야 진정한 전투 육아죠.
어린이집, 유치원 학부모님 여러분. 그때가 좋을 땝니...
2014.03.05 10:57
친한 선배가 딱 그 크리를 타다가 첫아이가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방학하는 순간 일을 접더군요.
학기중에는 방과 후 학원 뺑뺑이라도 돌렸는데 방학때 아침부터 학원 뺑뺑이는 도저히 불가능해서..
아!! 그래도 이선배는 근처에서 초등고학년, 중학생 공부방을 운영하는 친자매가 있었음에도......
2014.03.05 12:50
일가 친척 없는 타향에 와 있는데 난감이네요. orz..
2014.03.05 12:48
북유럽 수준은 아니라도 소위 복지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호주에서 살고 있습니다. 육아휴직도 눈치 안보고 맘대로 쓸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 사무실에서도 벌써 두 사람이 육아때문에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이 분들은 모두 남자분들이예요. 사연은 고향이 멀어요. 한 사람은 서호주가 고향인데 부모님, 처가 모두 그 곳에 있다보니 지원을 전혀 받을 수 없어서 (아마 부인은 육아휴직 중이었을 거예요) 너무 힘들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다른분은 부인이 아일랜드에서 왔는데 아기낳고 역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했답니다. 갑자기 그만둬서 다들 무슨 일이냐고 수군거릴 정도. 복지와 지원이 잘 되어 있어도 가까이 사는 부모님의 지원 없이 아이 기르는 건 정말 힘든가봅니다.
2014.03.05 15:57
저희 동생 부부는 애 돌 지나고 이제 한숨 돌리려나 싶은 순간 둘째가 생겨서...(...)
부부 근무시간 조건이 좋은 편이고, 양가에서 교대로 봐주고, 여차한 순간 출동할 수 있는 고모와 외숙모까지 있는 조건임에도 진짜 힘들었어요...OTL
2014.03.05 17:14
2014.03.05 19:20
오후인가 했네요... 오전 11시에 아프대요? 그분도 재밌네요.
25개월 남아를 키우는 입장에서, 예를 드신 에피소드는 정말 빙산이 일각이죠. :) 제 가정은 맞벌이를 하면서, 어머니와 장모님이 격주로 봐주시는데...정말 험난하고 일 많았던 2년이었습니다. 지금은 좀 많이나아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