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7 16:46
어머니께서 곰탕을 열심히 끓이셨어요.
보통은 그냥 식혀서 기름이 고체로 굳을 때까지 놔 뒀다가 걷어내고 먹지만
요즘 날씨가 더워서 기름 굳을 때까지 식히자면 한참인데 냉장고에 넣을 공간도 마땅찮고...
액체 상태에서 물과 기름을 분리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기름만 혹은 물만 걸러주는 필터 같은 걸 만들 수 있을까요?
방법을 알려 주시면 제가 사는 동안 곰탕 끓여 먹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구글에서 좀 찾아 봤는데 제 실력으로는 못 찾겠네요.)
이런 거 만들어서 팔면 대박날 텐데... 식혔다가 다시 데울 필요가 없어서 에너지도 절약되고요.
고혈압, 고지혈 등으로 고통받는 분들의 건강에도 커다란 기여를 할 테고요.
물리학, 화학, 공학, 요리학에 식견이 높으신 듀게분들의 가르침을 기다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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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이트와 흡착포를 이용한 방법이 있는데 http://study.zum.com/book/11596
한 솥 끓인 곰탕의 기름을 걷어내려고 스포이트를 사용하다간 곰탕 먹기 전에 속이 터져 죽겠죠?? ^^
흡착포는 먹는 데다 쓰기엔 좀 꺼림칙하고 비용도 많이 들 테고요.
2015.06.07 17:33
2015.06.07 17:38
오, 커피용 종이 필터에 기름이 걸러지나요?
냉장실보다 냉동실이 효과가 빠를 것 같아 눈이 번쩍 뜨이긴 하는데 저희 집 냉동실은 언제나 만원이라 ㅠㅠ
2015.06.07 17:44
원래 콩을 갈아 내린 커피에는 기름기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프렌치프레스 같은 장비로 내린 커피와 필터지에 내린 커피는 맛 차이가 뚜렷하게 납니다. 다만, 아랫분이 잘 말씀해주셨듯이 필터지에 기름을 흡수시키는 것에 가까운 방식이라 곰탕이 대상이라면 필터가 많이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차차선이라고 말씀드린 거고요.
2015.06.07 17:57
제가 좀 게을러서 프렌치 프레스로 원두커피를 내려 먹는데 어쩐지 맛이 그저 그렇더라고요.
그게 커피 기름 때문인 줄은 몰랐어요. 똑같은 원두커피를 두 가지 방법으로 내려서 맛을 비교해 보고싶다는 생각이 불끈!!
2015.06.07 17:38
기름 걷어내는 국자가 있어요. 제 것은 일제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국자 끝에 평평한 아주 고운 체가 달려 있는 형태에요. 이걸로 위에 뜨는 기름을 걷어내면 꽤 많이 나옵니다. 다만 시간과 노력이 들고 식혀서 걷어내는 것처럼 완벽하진 않아요. 다른 방법으로 커피용 종이필터를 사용할 수도 있어요. 깔대기 같은 것에 커피 필터를 얹고 곰탕을 위에서 붓는 거지요. 하지만 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조그마한 필터로 한 솥 가득한 곰탕을 거를려면 한참 걸리고 필터도 금방 기름이 끼어서 여러장 필요해요. 두가지 다 해보고 제가 내린 결론은 괜히 사람들이 식혀서 걷어내는 방법을 쓰는 것이 아니구나 였어요. 들어가는 노력과 완성도(?)를 생각하면 그 방법이 가장 낫거든요.
2015.06.07 17:47
아, 역시 뾰족한 방법이 없군요. 달나라 별나라에도 가는 시대에 곰탕 기름 거르는 게 안 되다니
과학자님 공학자님들 실망이에요. ㅠㅠ
곰탕은 한 번 식혀서 기름을 걷어내도 다시 끓이면 또 기름이 나와서 매번 식혀서 걷어내기도 귀찮더라고요.
어머니께서 고지혈이 있으셔서 안 걷어내면 찜찜하고...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2015.06.07 17:45
오늘은 그냥 먹고 낼 걷어내요.
2015.06.07 17:51
이게 최선인가요?? ^^ 배도 고픈데 일단 국자로 휘휘 젓는 원시적인 방법으로 떠야겠네요.
2015.06.07 18:19
좀 엇나간 얘기지만, 동물성지방에 대한 견해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고합니다. 오히려 곡물류지방보다 더 건강에 나쁠바 없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던걸요 (http://www.ncbi.nlm.nih.gov/pubmed/24723079). 그러니까 너무 다 건져내지지않는다고 해도 걱정하지는 마세요.
2015.06.07 18:37
링크의 끝에 붙은 괄호와 마침표 때문에 그 페이지로 넘어가지 않아서 수동으로 갔는데
내용은 볼 수 없었지만 동물성 지방이 나쁘지 않을 수도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제 주변에는 고지혈인 사람들이 많아서...
대한민국 주부들을 곰탕 기름 걷어내는 고통으로부터 해방시킬 과학자에게 노벨상을!! ^^
2015.06.07 18:58
2015.06.07 19:11
저는 기름 떠내다 보면 떠낸 것의 반은 기름이 아닌 국물이어서 괴로웠는데 (버릴 것인가 말 것인가)
댓글 보면서 깨달음이 오네요. ^^ 기름을 중점적으로 떠내면서 물이 같이 떠져도 그냥 함께 떠서
반찬통에 담아 냉장실에 넣으면 되겠어요.
곰탕 국물을 다 넣는 게 아니어서 냉장실에도 좀 여유가 있고 나중에 굳은 기름만 버리면 되고요.
역시 다른 분들의 얘기를 듣다 보면 뭔가 구체적인 행동 방침이 나오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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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참 기름 뜨다 왔는데 반찬통으로 하나 가득 떴는데도 기름이 저를 살살 피해 다녀서
아직도 냄비에는 기름이 둥둥... 얄미운 그대 이름은 기름
2015.06.07 19:23
랩 뜯어서 덮었다 떼내면 기름만 싹 사라져요 :)
2015.06.07 19:25
헉, 이건 처음 듣는 비법이에요. 지금 얼른 랩을 뜯어서 곰탕 국물 위에 대보고 다시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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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랩을 곰탕을 담은 국그릇을 덮을 크기로 뜯어서 국물 표면을 한번 덮은 후 뒤집어서 한번 더 덮었다가
떼어내니 기름이 거의 없어졌어요. 기름이 꽤 많을 때는 랩을 여러 번 사용해야 되고 귀찮겠지만
국자로 대충 걷어낸 후에 기름이 적당히 둥둥 뜬 상태에서 하니 효과가 확실히 보이네요.
오늘 기름 떠내기의 끝판왕이 되실 듯해요. ^^
2015.06.07 20:39
2015.06.07 20:41
아, 기름기 박멸!을 워하신다면 말입니다.
2015.06.07 21:45
좀 전에 메르스 특집 뉴스를 들었는데 지금 기름이 문제가 아니네요. ㅠㅠ
기름 걷어내는 용도의 티슈가 따로 있다는 건 몰랐어요. 당분간은 그걸 사러 멀리 가긴
힘들 것 같으니 일단 랩으로 지내보고요. 찬장에서 잠자고 있는 커피 필터도 한번 써봐야겠어요.
좀 전에 발견했는데 비닐 봉지에 얼음을 넣은 후 미지근한 곰탕 위를 휘휘 저으면 차가운
비밀 봉지에 기름이 굳어서 달라붙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집에 얼음이 없다는 게 함정 orz)
2015.06.07 21:05
2015.06.07 21:53
얼음을 직접 넣는 방법도 있었군요. 기름이 얼음에 직접 닿으면 더 빨리 굳을 것 같긴 해요.
제가 모르고 있었던 비법들이 속속 등장하네요. 어디론가 사라진 얼음 얼리는 통을 빨리 찾아야 할 텐데...
(생각해 보니 이걸 위해 굳이 얼음을 얼릴 필요 없이 냉동실에 꽁꽁 얼어있는 거 아무 거나 꺼내서
깨끗한 비닐 봉지에 넣고 곰탕 속에 집어 넣어도 되겠어요. 역시 다른 분들의 얘기를 들으니
아이디어가 번뜩!! ^^) 당분간 저희 집 곰탕에서 기름 볼 일이 없을 것 같아요. ^^
2015.06.08 01:32
액체질소를 기화시켜 곰탕위에 뿌려주세요. 일시적으로 얼어버런 윗쪽만 떼어내고 아래를 드시면 됩니다. 액체질소를 어디서 구하느냐고요?
아몰랑. 간절히 바라면 우주가....
2015.06.08 02:06
지금까지 나온 방법들을 보면 기름을 걷어낸 후 어딘가에 묻히거나 흡수시켜서 제거하는 방법과
기름을 굳히는 데 드는 시간을 줄인 후 건져내는 방법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주부님들의 수고를 줄이고 환경을 위해 쓰레기를 줄이는 방법은 아무래도 굳히는 쪽인 것 같아요.
망한인생 님께서 제시하신 방법이 굳히는 방법의 최첨단인 것 같고요.
오늘 듀게분들께서 주방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셨으니 과학/공학자님들께서는 차가운 공기를
뿜어서 곰탕 위의 기름을 순식간에 굳히는 냉각 스프레이 하나 얼른 발명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
그나저나 오늘 프랑스 오픈 테니스에서 바브린카가 우승해서 제가 550원 받아야 하는데 어디다 연락하죠??
(증거자료: http://www.djuna.kr/xe/board/12431460 의 마지막 댓글)
2015.06.08 23:44
separatory funnel(분리 깔때기)를 쓰고 싶군요 ㅎ
2015.06.09 00:10
분리깔때기가 뭐였더라 하고 찾아보니 이것이군요!! (왼쪽 그림 참조)
비슷한 원리로 물 나오게 하는 꼭지 달린 물통만 구하면 되겠어요.
뜨거운 곰탕을 붓는 데는 유리나 스텐으로 된 통이 좋겠지만 일단 오른쪽 그림 같은 플라스틱 통을
하나 구해서 윗부분을 톱으로 썰어 곰탕 부을 입구를 만들고 밑으로 국물만 빼면 될 것 같아요.
(오른쪽 그림은 아무래도 커다란 간장통 엎어놓은 것 같죠? 간장 한 통 사야겠어요. ^^)
문제는 꼭지에서 물의 양 조절이 안 돼 국물이 꽤 세게 나올 때도 과연 국물만 빠져나올 것인가가 되겠네요.
통 속에 가능한 한 기름만 남기려면 꼭지가 최대한 아래쪽으로 붙어있는 모양새가 되어야겠고요.
(어쩌면 채찬 님이 곰탕 기름 제거의 끝판왕이 되실지도... ^^)
2015.06.10 13:55
분리만을 목적으로 하신다면 오른쪽 플라스틱 통은 사지마세요. ㅠ ㅜ 우려하시는게 다 맞습니다. 저거 기름 묻으면 씻기도 힘들어요.
원심분리가 교과서적인 정답이긴 한데 가정에서는 어려우실 거고요, 그냥 커피용 종이필터를 쓰시는 것이 차차선책이겠지요.
차선책은 소용량용기에 나눠담은 후 냉동고에 잠시 넣어두었다가 지방질을 분리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