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다흠 편집장 "작가에 대한 몰이해에서 기원"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인터뷰로 인해 야기된 논란들을 마주하며 책임자로서 깊은 반성과 많은 자책을 했다.(중략) 듀나 작가님과 한국 SF팬들을 비롯한 독자에게 사과드린다. 깊이 반성하며 성장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

문예·서평지 악스트(Axt)가 최근 논란이 된 SF작가 듀나 인터뷰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악스트의 백다흠 편집장은 이번 달 출간 예정인 악스트 5호(2016년 3·4월호)의 아우트로(Outro)에서 "(악스트의 듀나 인터뷰는) 본질을 놓치고 자신의 방향과 목적만을 탐색하던 아둔한 모습"이었다며 "그건 듀나라는 작가에 대한 근원적인 몰이해에서 기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 작가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제자인 마랭 마레가 스승인 쌩뜨 꼴롱브에게 음악을 하는 이유를 묻는 장면을 언급하는 것으로 운을 뗐다. 백 편집장은 "프랑스어의 '왜'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물음으로써 방향과 목적을 강박적으로 탐색시킨다"며 악스트의 듀나 인터뷰 질문들도 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백 편집장은 "이런저런 변명과 해명, 입장 등이 떠올랐으나 그건 다시 다른 목적을 위한 '왜'를 낳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며 "지면을 통해 말할 수밖에 없어 시기도 놓치고 사과도 늦었다"고 밝혔다.

듀나 인터뷰 논란은 악스트의 편집위원인 소설가 백가흠이 지난 1월 출간된 4호(2016년 1·2월호)에서 듀나의 작품 세계를 논하지 않고, 그의 익명성과 신상에 대해서만 질문하면서 비롯됐다. 백가흠은 "모두 결혼은 했는가?", "나를 알고 있지 않은가?" 등의 개인적인 질문을 던졌고, 인터뷰에서 작품의 제목이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SF와 영화평론을 쓰는 듀나는 19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신상이 철저한 베일에 가려져 있는 작가다. 

악스트는 인터뷰 게재 후 SF 팬들로부터 "순문학이 장르문학을 무시한다", "인터뷰 준비가 전혀 안 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1인 잡지 알트SF와 소설가 장강명이 논란에 가세하면서 사태는 커졌다. 

악스트는 최신호에 인터뷰를 깊이 있게 비판한 '악스트 4호 듀나 인터뷰에서 드러난 타자화에 대하여'란 글도 실으며 사과에 진정성을 보였다. 글은 SF작가 김보영이 썼다.

김보영은 "왜 편집위원 중 아무도 인터뷰이(듀나)에 대한 명백한 무례함을 보지 못했을까?"라고 물은 뒤 독자는 듀나를 철저히 타자화한 인터뷰어(편집집)에 분노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타자는 흔히 인격체를 가진 개인으로 인식되지 않는다"며 "인터뷰 전체에 개인은 없었다. 작가는 온전히 지워져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보영은 '우리가 순문학과 장르문학과의 차이를 잘 몰라서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고 한 '악스트'의 이전 해명에도 일침을 놓았다. 

그는 "이는 순문학과 장르문학이 차이가 있다는 확신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듀나를 20년간 글을 써온 중견 작가로 인식했다면 그런 질문들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악스트는 출판사 은행나무가 작년 7월 창간한 소설 전문 문예·서평지다. 백가흠, 배수아, 정용준 등 젊은 편집위원들이 이끄는 잡지는 침체된 한국 문학계에 새로운 문예지의 가능성을 보여주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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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소설가 장강명씨는 왜 중간에서 은행나무 출판사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욕먹는 포지션을 취하시는건지 알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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