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우울해해요.

2013.10.16 15:07

milkmoon 조회 수:3997

영험한 듀게의 힘을 다시 한번 빌어봅니다.

남편이 몹시 우울해합니다.
이유는. 실은 잘 모르겠어요. 아직 생각의 키가 다 자라지 못한 탓인지 아님 늘 여자여자 테크만 타서 그런지 남편의 마음을 쉽게 이해하기가 힘들어요ㅠㅠ

남편 말로는 직장도 재미가 없고 집도 재미가 없고 아무 의욕도 없고 우울하다고 합니다. 제가 살짝 추측해보기로는 결혼하고 보니 상상과는 다른 현실(?)-일테면 기름 낀 얼굴로 출근 배웅하는 마누라, 미친듯이 냄새나는 고양이똥, 어디론가 빠져나가는 월급 '텅'장, 뭐 이런것들요.

남편은 일찍 결혼했어요. 그래서 다른 친구들이 해외여행을 가거나 비싼 취미생활, 혹은 대학원을 갈 때 그런걸 누리지 못했어요. 그냥 저만 바라보고 살았죠(이 부분은 저도 비슷합니다만). 게임기를 사거나 컴퓨터 부품을 사는 정도로 만족하는거 같아요. 운동이나 악기를 배워보려고 하는거 같은데 요즘은 그것도 다 싫대요.


어떻게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무얼 해주면 힘이 날까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줄까요. 코스튬을 입고 춤을 춰줄까요. 맥주에 나쵸를 주면 좋아하나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실은 저도 쉽게, 그리고 늘 우울함에 시달리는 사람이라서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을 잘 모르거든요. 으흐흑ㅜㅜ 도와주세요ㅜㅜ

그리고 혹시 이 글을 본다면. 당신은 정말 잘 해내고 있어요. 기운내요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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