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위해 영어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토익을 마음 속의 짐처럼 담아두고 살다가, 취직을 위해서 공부했어요.

학원도 다니고, 문제집도 사고, 5만원돈 하는 시험비도 서너번 내어가면서,

겨우겨우 890이라는 애매한 성적을 얻었습니다. (900을 넘어야한다는 말이 있지만, 당분간은 지쳐서 못하겠네요.. T.T)


근데 겨우겨우 토익을 따놓으니, 올해 상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말하기 성적을 가지고 오라네요 -_-;;

작년까지도 이런 추세가 있긴 했지만, 유예기간이 있거나 안보는 기업도 꽤 많았는데,

한 시즌만에 거진 필수로 돌아선 것 같아요. 말하기 성적이 없어서 지원서조차 못내는 슬픈 경험을 하면서,

거의 동시에 이번에는 '토익 스피킹'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학원을 등록하고, 문제집도 사고...

그리고 시험을 등록하려는데...

75000원! 


....

농담아니고 시험 총시간이 15분이라니,

말하는 시간이 대충 7~8분이라고 치면,

거의 1분당 만원씩이네요. 


흐어어


어떻게 공부하고는 있는데, 솔직히 자신은 없어요.

당장 내일 시험인데, 1달도 안되는 시간 학원다녔다고 입이 뚫렸을리는 없고,

외운대로 말해야할텐데, 내일 문제 보는 순간 멘붕해서 머리가 하얘지지는 않을지 걱정중입니다.

단 1분만 허우적대도 성적등급은 우수수 떨어지고 돈은 날아가겠지요 T.T>...


...이런 생각으로 막연하고 불안하게 공부하고 있자니 문득 화가 납니다.

기업들은 사람 뽑겠다고, 수많은 기준과 시험 등을 제시하면서,

그러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취준생들이 지불해야 하는 엄청난 비용에 대해 신경쓴 적이나 있는지에 대해서 말이죠.

(물론 제일 나쁜 것 같은 사람은 그 사이에서 병과 약을 동시에 파는 YBM...)


취업을 위해 대학 졸업장을 다니자니 엄청난 등록금이 따라오고, 

공모전, 인턴, 대외활동, 동아리 등의 '스펙'들과,

기본이라는 영어도 챙기려면 +어학연수, 토익, 토스, 오픽 등등의 '타이틀'을 따놔야 하고, 

여기에 드는 비용은 실로 어이상실입니다.


이를 다 충족하려면 대학생이 되어서도 등골브레이커가 되던가, 자력벌이를 통해 어떻게던 기를 써야하는데...


취업으로 여기에 투자되고 소모된 비용을 보상받고, 좀 더 나은 생활을 기대하자니

국가와 기업들은 '님들 눈높음!' 이라고 말해요. 


인간적으로 젊은 이들이 자력갱생하려고 엄청난 비용과 시간, 감정적 소모를 하며 발버둥을 치는데... 이에 대해 해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그에 대한 합리적 보상을 원하면 열정과 눈높이 타령이라니... 너무 하지 않나요.


...


진짜 저성장 시대라 일자리에 비해 사람이 남아돈다는 실정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진짜 너무 해요. 


...


저같은 경우도 대학생활 하면서 인턴, 대외활동, 연합동아리, 공모전 등등 챙기겠다고 발버둥을 쳤고,

정말정말 어려워했던 영어도 기를 쓰고 덤벼서 토익을 따놨더니만..

정작 말하기 성적이 없어서 이번 상반기 공채에서 대기업들은 써보지도 못하고 떠나보낸 곳이 꽤 많아요.


그래도 취업을 위해서는 해야하니, 마지못해 토스 시험비를 내는데, 이성 속에서 무언가가 뚝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그림그리고 싶어서 타블렛 사려고 겨우 모아둔 돈의 반을, 단 15분 시험을 위해서 지출했어요. 왠지 화나고 속상해서, 내일 아마 망치면 진짜 울 것 같아요...

하아.


영어도 밉고, 취업도 밉고, 현실도 밉네요.

대한민국 족구하라 그래! 하고 소리치고 싶어요.


징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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