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은 열애설을 기념하여... 듀나 게시판에 소개 글 하나 올립니다.



무슨 귀신이나 부정한 것을 퇴치한 다는 의미로, "퇴마"라는 말이 종종 사용될 때가 있고,


심지어 무당이나 점술하는 사람 중에 자기가 오래도록 한국 전통의 술수를 연마하여 깨달음을 얻은


"퇴마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만, "퇴마"라는 것은 전혀 그런 연원을 갖고 있는 말이 아니고,


당연히 한국 전통의 것과도 아주 거리가 멉니다.


우선 "퇴마(退魔)"라는 말은 한문상으로도 이상한 말이고, 조선시대에도 쓰이는 단어가 아닌 것으로 압니다.


이 단어는 개발된 연원이 비교적 명백합니다.


60년대말에 나온 일본 SF소설 중에 "퇴마전기"라는 것이 있는데, 여기에서 처음 등장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 입니다.

(아마 도요타 아리츠네 ... 우주전함 야마토 원안자인 작가 소설일 겁니다.)


퇴마전기 내용은 놀랍게도 무당일이나, 악한 영혼의 퇴치 등과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퇴마전기는 아무 상관 없이 사실 타임머신에 관한 내용입니다.


나쁜 일을 퇴치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 해결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일본어 발음상 "타임머신"할 때 "타임"과 유사한 말로 언어유희를 하기 위해 하필이면 "퇴마"라는 말을 쓴 것입니다.


그러니까, 애초에 "퇴마"라는 말은 그냥 언어유희에서 나온 말이라는 겁니다.


이게 일본 만화나 소설에서 떠돌면서 점차 쓰이던 것이, - 그러면서 "악마를 퇴치한다"는 뜻으로도 자주 쓰이게 됩니다.


90년대에 인기를 끈 이우혁 작가의 "퇴마록"에 들어 와서 더 크게 유행하면서, 지금 우리가 종종 듣는 표현에서 쓰는 뜻으로


우리나라에서 아주 굳어져서 쓰이는 말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어권에서 "퇴마"라는 지금처럼 널리 쓰이는 기본은 이우혁 작가의 "퇴마록" 창작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 사실을 알고 남용하지 맙시다... 라는 게 제 생각 입니다.


소설이나 영화제목, 대사나 설명 중에 "퇴마"라는 표현을 쓸 때 이렇게 함부로 써도 되는 지 조금 더 고민해 보자는 겁니다.



무슨 도인 차림으로 나와서 30년간 수련한 "퇴마사"다 어쩌다 하는 사람 있으면,


30년전에 타임머신 개발에 착수한 사람인지 뭔지, 퇴마사라는 말은 어느 만화 보고 따라하는 것인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봐야 마땅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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