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익이란 금전적 이익(가장 흔하고 누구나 자유로울 수 없는)뿐 아니라 권력, 성취감, 명예, 자부심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한 인간의 수준은 그 이익의 수준이 결정하고 또하나 그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이 그 사람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에게 이익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의 지적능력만 있다면 그의 외연은 성인의 그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그 인간이 어떤 사람이냐?는 이익앞에 어떤 행태를 취하는 가"가 진짜 그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자신의 이익이 걸려있지 않은 상태에서 지고의 선을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자신의 이익 앞에서 그 "선"을 얘기할 때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객관화하는가가 그 사람의 수준입니다.   나름 세상을 살면서 이 원칙에서 벗어나는 사람은 본 적이 없고, 볼 수도 없을 것입니다. (상대방의 마음 속에 내가 들어갈 수는 없는 것이니)

 

2. 이제까지 저의 정치적 입장은 문재인을 선호하나 안철수로 단일화 된다고 해도 흔쾌히 안을 찍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사실 증권가 등에서는 안철수는 이명박의 제3의 대안후보(정몽준, 김태호, 정운찬에 이은)라는 소문도 상당히 나돌았습니다.   2010년부터 안철수부부의 서울대 교수 임용, 그의 저작에 대한 교과서 등재,  적절한 시기에 무릎팍 출연 등의 공교로운 사건들이 연이어 지기도 했으니까요.   기본적으로 저는 음모론을 그다지 신뢰한 적도 없고 안철수의 출마시 반 한나라에 대한 성격을 뚜렷히 했던지라 별로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3. 지금 대통령 선거가 얼마 안 남은 상황에서 안철수의 행보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이익을 앞에 두고 자신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안철수의 행보는 제가 그동안 가져왔던 안철수에 대한 시각이 매우 왜곡되 왔던게 아닌가 하는 의심(거의 확신에 가까운)이 들고 있습니다.   송호창 철새건때도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현역의원 1명이 그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중요 현안은 아니니 그런가 보다 정도로 생각해왔습니다만 지금 협상중단 선언 및 안철수의 발언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습니다.  게다가 그의 캠프에는 MB의 대선캠프 핵심에 있었던 인사까지도 들어 있다니...

   

4. 안철수가 협상중단을 선언한 시점은 문재인의 상승과 안철수의 하락이 비교적 명백해 지는 바로 그 시점이었습니다.   게다가 안철수 캠프쪽의 협상중단 사유는 제 3자가 보기에 결코 명확하지 않고 모호하기만한 선문답입니다.  후보 적합도에서도(이건 원래 문재인이 우위) 후보 경쟁력(이건 안철수가 우위)에서도 문재인의 추세적 상승이 보이는 바로 그 순간에 안철수는 협상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제가 글을 올리기도 했지만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은 안캠이 명시적으로 더 하면 더 했지 문캠쪽이 일방적으로(안캠의 주장을 수용하더라도)했던 것도 아니고,  공당에서 자당 후보를 지원하라는 너무나 상식적인 상황을 트집잡고 있습니다.

 

5.  저는 지금 안철수의 행보는 안캠이 주장한 여론조사를 수용하더라도 패배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하에 문캠에 대한 양보 협박을 토한 마지막 모험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만일 안캠의 협상중단이 문캠과 5:5상황이거나 안캠이 다소 우세한 상황이었다면 안철수의 주장에도 설득력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지금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쇄신"따위는 이인제의 "음모론"과 별 대차가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그 쇄신이 민주당내에서도 김한길 따위가 주장해왔으며, 안철수는 용케 비문 계열의 정치인에게만 전화를 거는 후단협스러운 매우 고색창연한 정치행태까지 보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정당한 절차로 "선출된" 상대 공당의 대표까지 물러나라 마라는 주장까지 하십니다.   선출된 야당의 대표까지 물러나라 마라하는게 "정치 쇄신"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런 건 쇄신이 아니라 "퇴행"이 아닌가하는 생각입니다.

 

6. 좋은 인간이 나쁜 선택을 하는 경우는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쁜 선택을 하는 인간은 나쁜 인간일 뿐입니다.   아무리 그간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오고, 아름다운 말씀을 하셨어도 정치쇄신을 캐치프레이즈로 정계에 등장하신 분이 10년전의 정치행태와 매우 비슷한, 어찌보면 더 질 나쁜 행태(단일화와 관련해서는 정몽준의 행태가 안철수보다는 훨씬 나이스 해보입니다.)를 보인다면 그 사람은 그냥 나쁜 사람, 나쁜 정치인일 뿐입니다.   마르세리안 님의 "안철수는 다르다"는 주식시장의 "이번에는 다르다"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게 믿으신다면 그건 팬픽이지 객관적 분석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7. 지금까지의 안철수의 생각은 결국 "대통령은 내가 되야 해"가 아닌가로 점점 해석이 되어갑니다.  그렇다면 그의 쇄신, 정치개혁 주장은 그의 "급성 대통령병"의  증상이었나 하는 생각까지도 미쳐집니다.   "대통령"이 아니 "대통령후보"라는 이익을 앞에 둔  요런 인간을 못알아 봤구나 하는 자괴감도 듭니다.  그럴일이 거의 없어 보이는 상황으로 가고 있으나, 혹시 안철수가 단일화 후보로 나온다면 절대 그를 찍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이익앞에 바닥을 드러낸 안철수의 수준은 박근혜보다 나은 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PS) 몇몇 분들이 "친노"를 주홍글씨나 나찌의 동격처럼 쓰고 계시는데, 지금 야권의 가장 강력한 후보가 그 정권의 비서실장을 지낸 왕친노(노통의 왕수석이라 불리던)이고, 작년의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된 거의 대부분의 광역단체장이나 당선근처까지 간 후보(한명숙, 유시민, 이광재, 안희정, 김두관)들이 모두 명백한 "친노"이며  국민경선을 통해 선출된 제 1야당의 수장 역시 대표적인 왕 "친노"입니다.   그분들이 노사모 회원에게 돈을 떼였는지 길다가 매를 맞았는지 모르겠으나, 저같은 무명 "친노"들은 매우 불편하고,  국민들이 "친노"를 별로 싫어하지 않으니 부디 그런 표현은 자제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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