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에 대한 멸시

2012.04.12 12:35

촤알리 조회 수:4013

노인네들은 생각없이 한나라당을 찍는다.

정치에 무관심한 20대들은 개새끼다.

 

이런 생각의 바탕에는 기본적으로 대중에 대한 멸시가 담겨져 있죠.

 

넷상에서이명박에 대한 분노는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노년층이나 정치에 무관심한 20대에 대한  분노로 연결되고

그것은 노골적인 대중에 대한 멸시의 형태로 흔히 나타납니다.

 

대중에 대한 멸시는 결국 나는 대중들보다 똑똑하다는 엘리트주의와 연관이 될 수 밖에 없죠.

특히나 인문서적 좀 읽고 커뮤니티에서 정치에 관심 좀 있다며 자기들만의 커뮤니티에 갇혀있던 사람들에게 겉으로 보여지는 이러한 객관적 현실은

자신의 정치적, 도덕적 우월성을 확인시켜 주기  좋고, 그들의 분노를 표출시켜 주기 좋죠.

 

그들은 한나라당의 기득권, 엘리트주의에는 역겨워하면서 자신들보다 더 멍청하다고 생각하는 대중들 앞에서는 엘리트가 되는 이중적 행태를 보입니다.

명문대를 선호하는 한국의 학벌주의를 비난하는 비명문대 대학의 4년제 출신이 전문대나 고졸자에 대해서는 더 매몰차게 멸시를 하는 모습과 비슷하죠.

 

그리고 20대들은 이들의 행태에도 역겨움을 느낍니다.

김용민이나 탁현민같은 애들이 20대를 개새끼라고 했다가 서울시장 선거 이후에 또 기특하다는 식의 발언을 했을 때

20대들의 트윗에는 '나는 정치에 관심없어. 기특해 해주지 않아도 돼'라는 비아냥들이 있었죠.

 

이런 소위 꼰대들의 머리 속에는 노인네들은 무지하고 이미 세뇌될대로 세뇌되어진 노예들이라서 죽을날만 기다려야하는 존재일 뿐이고

20대는 멍청하고 정치, 사회에도 무관심하지만 자기들의 말을 들을 때는 머리를 쓰다듬어줄 수 있는 인형같은 존재일 뿐입니다.

옳고 그름의 가치 기준은 항상 자신들이고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그들만의 세상에서 중심에는 항상 자신들이 있죠.

자기가 중심인 세상에서 세상을 객관적으로 보기가 힘들죠.

 

대중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정치의 관심이 아닌 그저 기득권에 대한 분노와 자신들의 상실감에서 비롯된 정치 관심은

한 번의 선거결과에 따라 일희일비할 수 밖에 없고, 자기들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꼰대로 돌변해서 욱박지르고 화를 내는 형태로 나타날 수 밖에 없습니다.

 

청소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그들이 자신들의 편에 서 있을 때 그들은 약자고 도와야할 대상이지만

자신들의 반대편에 서 있을 때 그들은 그냥 기득권에 빌붙어서 노예근성에 찌들어 있는 무식한 대중일 뿐이라고 생각할 겁니다.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정치적 성향이 아니기 때문이죠.

트위터나 게시판에서 많이 분노하고 많이 싸우는 사람들일 수록 이러한 성향은 더 강할겁니다.

인간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분노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멸시에서 비롯되는 분노가 가지는 한계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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