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9.01 00:06
1.
케이스가 충분하진 않지만....
매스미디어를 통해 알게된 정보만으로 보자면 어느 나라건 진보&리버럴은 코로나 방역에 대해 협조적인 편이고
보수, 특히 극우에 가까울 수록 코로나 방역에 대해 매우 비협조적이며 심지어 폭력적인 저항까지 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미국의 경우 트럼프 지지자들은 방역 봉쇄에 저항하여 시청사를 점령할 정도이고
독일에선 극우,신나찌들이 주동이 된 방역 거부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어요
한국은 잘 아시다시피 보수기독교+태극기부대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는데
정부 방역 지침을 거부하는 것이 주된 구호는 아니었지만
집회 이후 이어지는 전국적인 감염전파 상황을 보면 이 경우도 방역 거부로 볼 수 있겠죠
재미 있는 것은....
코로나(방역)으로 인해 가장 큰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는 사람들이 시위를 하는 경우도 못 본 것 같고
구속을 싫어할 법한 진보&리버럴들이 방역에 비교적 능동적인 협조를 한다는 거에요.
결국 방역에 대한 태도의 차이는 표면적인 정치적 입장 차이가 아니라 ‘합리성’과 ‘비합리성’의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정치적 이념, 입장과 별개로, 사안에 대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비합리적인 사람들보다 방역에 협조적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비협조적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미국의 트럼프 지지자들과 독일의 극우 신나찌들의 비합리성이야 두말할 필요도 없고,
한국 사회의 대표적인 비합리적, 비이성적 집단이 바로 보수 기독교, 태극기부대, 미통당(곧 국민의힘당) 지지자들로 연결이 되네요.
연령대로 보자면 요즘 공공공간 방역 관련 민폐의 대명사가 된 오륙남(5060대 남성)의 행태도 비합리성이 큰거 같군요.
이건 펜데믹을 더 먼저 겪고 더 강한 방역체제를 겪었던 중국과 양상이 조금 달라요.
중국에서는 집단 혹은 개개인의 합리성이 작동되기 보다는 (농촌)지역에서는 정부 지침보다 더 과격한 봉쇄와 통제가
마을 단위로 이루어졌었어요. 그런 봉쇄와 통제를 주도한 것은 마을의 연장자들이었죠.
구체적인 사례를 들자면 전염병 발원지가 아니었던 안후이성의 한 집성촌으로 설을 쇠러 갔던 스태프를 통해 알게된건데
그 마을에서는 사람은 물론 우체국 차량의 마을 진입까지 막았다고 하더군요.
비슷한 사례는 상해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이 외지에서 돌아오는 주민들에 대하여 정부지침보다 더 과격하게 봉쇄와 통제를 실시해서 문제가 되자
시정부에서 되려 진정시켰을 정도였어요.
혹자는 그것을 두고 ‘공포’라고 분석을 하더군요. 그런데 공포에 따른 방어기제 작동도 일종의 합리성 아닌가요?
사실 서구나 한국에서 진보&리버럴이 정치적 이념과 달리 개인의 자유를 통제하는 방역지침에 협조적인 것은 전염병에 대한 ‘공포’에 기반하고 있기에는
매한가지 아닌가 싶은데 굳이 구분하는 저의가 웃기긴 합니다.
각설하고
나라별로 방역에 성공을 가름하는 필수요소에서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요인이 있다고 했을때
그 참여 동기, 요인을 ‘합리성’ 이라고 본다면
한가지 의문은....
2.
제가 아는 기독교인들은 대부분은 방역에 잘 따르는 편입니다.
전염병이 주는 공포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 기제가 작동하는 거죠.
이건 기독교 교리 자체의 문제가 아닌거 같아요.
문제는 성경 해석 편향을 갖고 영혼?이 병든?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이용하여 권력을 휘두르는 특정 목회자들인거 같은데
도대체 그들에 의해 - 특정교회 안에서 - 어떤 매카니즘이 작동하고 있길래?
사람이라면 당연히 있을법한 ‘공포’에 대한 본능적인 ‘방어기제’마저 무력화 시킬 수 있을까요?
위험을 피하려는 것은 인간 합리성의 기본 중에 기본일텐데 그런 기본 기능마저 망가트리는 매카니즘이라니....
전광훈은 몰래 PCR검사를 받았어요. 이 인간도 역시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있다는 증거죠.
그런데 그에게 현혹된 교인들은 ‘공포’가 없어요. 이런 ㅅㅂ
이건 너무 공동체의 안전에 치명적인 반사회적인 매카니즘 아닌가요?
저런 매카니즘이 작동하게 되는 배경을 찾아내고 그것이 작동하는 동력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뭔가 이 사회가 ‘종교의 자유’ 라는 미명하에 독버섯을 키우고 있는거 아닌가 걱정이 됩니다.
2020.09.01 00:28
2020.09.01 00:36
신기하게도 제 주변 기독인들도 이 사태에 혀를 내두르며 통렬히 비판하고 있어요. 어쩌면 침묵하는 대다수 기독인들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는 판국인 것 같고요, 노아의 방주처럼 (믿음과 구원없는) 잉여인간 솎음설이라는 음모론이라해도 무고한 사람들이 너무 희생되고 있는 것 같아 정말 화가 나고, 숙주세력둘 어떤 식으로든 응징되기를 바랍니다
2020.09.01 03:58
흥미롭네요...
단순하게 합리성과 비합리성이 무난한 설명인 것 같아요.
2는 좀 아닌것 같다고 생각해요.(기독교로 한정하는 것)
우선, 모든 종교가 그런요소가 있을거고,
태극기 부대와 기독교는 일치한다고 말할수가 없을 것 같고(잘 몰라요, 몇 % 일치,,,이런 데이타가 있나요?)
카리스마가 존재하는 어떤 집단이든 이럴 가능성이 있어요.
제가 아는 어떤 노인분도 허경영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신뢰도가 대단하죠,
집회에 잘 나가시는 분인데, 태극기 부대는 아니고,
음모론에 빠지신건지 민주당과 미통당이 같은 편이라고 하기도하고,,,
보수 유튜브 방송을 아주 신뢰하고 있어요.
또 다른 집단의 노인들은 카톡같은 메시지로 정서(?)를 공유하는 것 같은데,
완전 미통당 지지자들이죠..
어디서 지령이 내려온 건지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서가 융합된 것인지.
최근의 그들의 공통점은 문재인 탄핵이지만요...
2020.09.01 05:50
한국의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은 좌/우 개념이 개판이니까) 유럽의 경우를 보자면
큰 정부를 지지하는 좌파가 당연히 팬데믹에 대처하는 정부의 통제에 좀 더 긍정적인 반응일 테고
작은 정부와 개개인의 자유를 지지하는 우파가 당연히 정부가 시시콜콜 이래라 저래라 마스크 써라 말아라 하는 것에 적대적이겠지요.
2020.09.01 10:51
작은 정부 큰 정부라는 용어는 경제이론에서 사용하는 용어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좌파 우파가 정치적인 용어이긴한데, 개개인의 자유를 지지하는 것은 좌파가 가깝지 않나 싶네요.
2020.09.01 11:25
맞습니다. 정치이념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나라의 경우는 리버럴-우파에서 개인에 대한 통제를 거부하는 것이 개연성이 있기는 해보입니다.
그런데 신나찌의 경우는 조금 다른거 같아요. 히틀러의 나찌정권이 작은 정부는 아니었죠.
2020.09.01 08:10
합리성과 비합리성으로 나눌 수 있을까 갸우뚱한 지점도 있습니다.
내 입장에서야 방역에 협조하는게 합리적이지만 그건 우선 순위의 문제라 보거든요.
공포에 대한 반응이 합리라고 하면 그건 아주 이상한 말이구요.(중세의 마녀사냥도, 천안문사태도 다 공포에 대한 반응 아니겠습니까.)
공포에 대한 반응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합리라면 합리겠죠.
예를 들어 발병의심자에대한 이지메, 더 나아가 폭력도 공포에 대한 반응인데 그게 합리는 아니니까요.
아니면 이것도 역시 합리에 대한 해석차이일까요.
2020.09.01 11:22
공포에 대한 합리적 합리적 반응은 감염에 대한 방어기제의 작동이고 정부 방역지침에 협조하는 것이라 보는데
특정 교회집단에서는 공포 자체가 거세 돼버린 상황이 미스터리라는거죠.
그런데 말씀 듣고 보니 공포가 거세된게 아니라 공포에 대한 비합리적 태도로 정부 방역에 저항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2020.09.01 12:17
기독교 자체가 공포심을 이용한 종교인데요. 기본 교리가 주는 공포에 비하면 코로나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죠. 코로나에 걸려 좀 앓다가 낫겠느냐 아니면 예배 안 드려 지옥불에 떨어지겠느냐 중에 선택을 하라면 어떻게 할까요? 물론 이건 그다지 합리적인 기독교 사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방역 비협조를 선동하는 목회자들과 그 말을 곧이 곧대로 듣는 신자들의 논리로는 먹히겠죠. 심지어 코로나 걸려서 죽어도 예배를 드렸으니 천국에 가는 것일테고.
이번 일 보면서 궁금한데, 예배가 목숨같은 기독교인들은 아프거나 다쳐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주일예배를 어떻게 드리나요? 그래도 외출 허가 받아 다녀와야하는 건가요? 예전에 신천지 31번 환자는 그랬던 것 같은데.
2020.09.01 13:18
종교란 것이 일종의 공포와 미지에 대한 해석체계를 갖고 있긴 하죠. 그 해석체계로 혹세무민하고 순진한 사람들을 낚는 것이고. 그런데 그게 전부는 아닌거 같아요.... 그리고 대게의 나라에서 대게의 기독교 교단은 끊임 없이 시대보정하면서 교세를 유지해 온거 같아요.
한국의 경우 그런 적응 자체가 필요 없는 낚기 쉬운 대상들도 충분하고 그런 대상들로만 교회를 유지하기 충분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거 같습니다.
현실은 ‘마녀사냥하던수준’의 기독교인들과 아이돌을 추앙하는 10대들이 함께 뒤 섞여 살고 있는 시대보정치 최소 500년 정도는 필요한 21세기 대한민국....
2020.09.01 15:25
시대보정 500년이 필요한 종교는..꼭 한국에만 존재하는 건 아닌데 한국이 좀 극단적이고 전면에 나서는 정도가 심하기는 한 것 같습니다. ^^. 제가 들은 바에 의하면 종교의 이런 극단적 사고방식은 그 나라의 주류 종교 세력과 발맞추어 나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이고 심지어 진보적인 얘기까지 듣는 천주교가 중남미에 가면 완전히 꼴통 종교가 되죠. 한국에서 저는 성공회가 합리적이고 수용적인 교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호주에 오니까 또 다르더라고요. 친구 하나가 제가 성공회에 대해서 갖고 있는 생각이 아주 재미있다고 하더군요. 한국에서 주 5일제 도입할 때 개신교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얘기를 해 주었는데 만약 호주에서 똑 같은 일이 발생하면 한국 개신교와 같은 주장을 하는 종파는 성공회일거라고요. 여기서는 성공회가 개신교의 주류 종파거든요. 꼴통짓 하는 종교라면 으례 그 쪽을 떠올린다네요. 미국의 복음주의 개신교 사상은 한국 주류 개신교와 비슷하니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을테고...
다만 다른점이 있다면 이 곳의 기독교인들은 교회를 다녀도 조용히 다니고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정치와 결탁해 전면에 나서는 짓 같은 건 자주 안하죠. 기독교 인구 비율도 많지 않고 교회들이 점점 쇠퇴해가는 편이고요. 하지만 자신들의 아주 기본적인 믿음이 정치적/시대적 변화에 의해 흔들릴 때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고집하는 것은 비슷한 것 같아요.
2020.09.01 17:15
입원하는 환자가 외출까지 받아 나오지는 않을것 같고,
예배를 마치고 목사님과 교인들이 병원으로 심방을 가겠죠.
2020.09.01 10:34
합리와 비합리.. 나쁘지 않은 설명인것 같습니다.
어떤 국민들은 카리스마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공포라든가 허황된 사실에 기반한 카리스마요. 비합리적인 카리스마죠.
그래서 인간적이고 실수하고 노력하는 리더는 싫어하는 것 같아요.
박정희 시대라면 박정희한테서 방역지침이 내려왔다면 목숨 걸고 지켰을 사람들이
현 정부하에선 저항하는 무리와 겹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2020.09.01 10:51
그렇다기엔 지금 이 시점에서 태극기부대와 극우들 하는 말이 "문재앙은 공산독재니 탄핵해야!"라고들 하더라고요
2020.09.01 13:31
2020.09.02 09:47
교회 대표들이 대통령한테 '사업장'과 동일시 하지 마라...라고 했다는데, 사실은 교회에 이래라 저래라 말만 하지 말고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하듯 우리도 지원을 해달라는게 본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규모 개척교회의 목사들은 정말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사람들 많고, 동네 있는 중견교회들은 큰 교회 짓고 대출금 갚느라 허덕이죠. 자영업자에게 하듯, '대출만기연장, 이자율 임시 하락, 사역자 생활비 긴급 대출' 같은 정책을 '티안나게 조용히' 내놓기를 바랄것 같습니다.
저는 기독교인도 뭣도 아니지만, 최초 구청직원 연락받고 느꼈던 생각이 진짜 숙주들은 컨트롤도 못하면서 나(우리) 같은 시민들은 만만한가? 하는 거부감이었어요. 다행히 보건소 직원분들이 남녀 가릴 것 없이 그 피곤한 와중에도 심지어 주말에도 침착하게 안심시키고 위로하면서 검사 권유하는거 경험하니 공무를 수행한다지만 이 분들은 또 무슨 고역인가 싶고 어차피 이렇게 된거 모른척 해봐야 내 고통만 증가되고 무엇보다 내가 무증상 확진자라면 이 책임을 나중에 어찌 감당할까 겁이나서 검사를 받은 거죠. 그냥 먹고사니즘 걱정하는 것 같은 소시민들이 사실은 가장 많이 수칙을 지키고 인내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 역시 다시 한 번 겸손과 양보를 배운 유의미한 경험이었어요. 물론 두 번 겪고 싶지는 않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