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0 13:45
갑자기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특별편(?)의 한 장면이 떠올라서요.
작가 양반들이 어떤 장면에 폴리스의 'Every breath you take' 을 넣었는데 그게 진짜 좋은 곡이고 어쩌고... 하니까 아역배우들이 음침하고 변태 같은 노래라고 장난스럽게 투덜거리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사실 노래 가사가 많이 그렇죠. 이미 90년대에도 제 누나는 그 노래를 듣자마자 변태 같다고 그랬어요. ㅋㅋㅋ
암튼 거기에서 생각이 쓸 데 없이 꼬리를 물고 저 글 제목 같은 생각을 하게 됐는데.
1.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그녀'의 집 앞에서 기다리기
- 가급적이면 한 발짝도 안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특히 그녀의 방에 큰 창문이 있어서 그 창문을 빤히 들여다보며 서 있으면 금상첨화.
2. 전화했다가 그녀의 목소리만 들으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끊기
- 핸드폰으로 통화하고 사는 요즘 세상엔 애초에 구현이 불가능한 행동이네요
3. 상대의 생활 동선을 파악하며 요소요소마다 매복하여 '말 없이 바라보기'
- 이건 그래도 요즘 로맨스물에도 종종 나오는 것 같기도?
4. 사람 엄청 많은 데서 일부러 다짜고짜 고래고래 큰 소리로 고백하기 (ex. 그녀가 수업 듣는 강의실, 직장, 스포츠 경기장 등등)
- 먹지도 못 할 거대 꽃다발 같은 걸 들고 있으면 완벽하죠.
5. 벽치기(...) 키스
- 이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되게 흔했는데 요즘엔 좀 사라져가는 느낌입니다.
...뭔가 적기 시작할 땐 되게 많은 것 같았는데 이젠 이 정도 밖에 생각이 안 나네요.
또 뭐가 있을까요. ㅋㅋㅋ
+ 사실 글 서두에 적어 놓은 폴리스 노래 같은 경우엔 작가들이 의도적으로 중의적으로 활용한 거라 어린이들의 느낌도 정확하게 맞긴 하죠. ㅋㅋ
그 노래 가사는 서양에서도 오래 전부터 농담거리였나봐요. 단적으로 소프라노스에서도 FBI들이 도청하는 장면에서 그 노래를 깐 적이.
++ 어쨌든 곡은 좋습니다. 미워하지 말고 가끔 들어주세요.
오리지널
아이언맨 vs 스팅 버전
힙합 비둘기(?) 버전까지 올린 후.
이 가사의 집착(?)이 그대로 느껴지도록 마지막 부분 가사를 복사해 붙여 올리며 마무리합니다.
2020.08.10 14:15
2020.08.10 14:42
수위 아저씨의 위로 ㅋㅋㅋㅋㅋㅋ 구체적인 드라마나 영화는 안 떠올라도 수십 번 본 기분이네요. ㅋㅋㅋ
2020.08.10 14:31
갑자기 팔을 확 잡아당기면서 여자를 자기 차에다가 메다 꽂고 무작정 모르는 장소로 끌고 가기,
팔을 잡아당기면서 강제로 여자 끌고 가기
여자한테 버럭버럭 소리지르기- 실장님 캐릭터들 다 이렇게 까칠하게 어필하잖아요.
그런데 저도 그 때는 엄청 박력있고 멋있어 보였어요. 어떤 인간이라도 지금은 저런 짓을 하면
고발이라도 해야할거 같네요.
요즘 어떤 로맨스, 어떤 로코물도 안보기 때문에 요즘의 트렌드는 잘 모르지만
여전히 저런 장면들이 쓰일른지 모르겠어요.
2020.08.10 14:43
요즘엔 상처 입은 실장님들도 말을 험하게 하지 그렇게 막 물리적으로 끌고 다니는 장면은 잘 안 나오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본문에 적은 장면들도 분명히 그 당시엔 '로맨틱'이었죠. 세상이 안 변하는 것 같아도 은근히 확실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ㅋㅋ
2020.08.10 14:53
2020.08.10 15:37
<기쁜 우리 젊은 날>, <101번째 프로포즈>, 소설 <동백꽃> 등이 생각나네요.
2020.08.11 11:00
기쁜 우리 젊은 날에서 안성기 캐릭터가 좀 그렇게 그 시절식 '지고지순 해바라기' 캐릭터였죠. ㅋㅋ 근데 디테일이 전혀 기억이 안 나서 스릴러 느낌이었는지는 잘... 본지 한 30년은 된 것 같아요. ㅋㅋㅋ
2020.08.10 18:00
2020.08.11 11:01
마지막 퇴장씬도 전형적인 똥차(...)의 모습으로 끝나죠.
나쁜 녀석은 아니지만 그래도 본인이 좀 극복해야할 부분을 극복하지 못 했으니 그런 결말도 음...;
2020.08.10 19:11
2020.08.11 11:02
"이런 것이 사랑일까 웃음 지으면서" 가 킬링 포인트네요. 하하.
사실 요즘 아이돌들도 종종 이런 노래들 부르고 그럽니다.
심지어 한용운 시들도 그렇잖아요. 아아 님은 떠났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
2020.08.11 11:15
2020.08.11 11:39
2020.08.10 23:46
공감돼요. 지금에선 경찰신고니 소름이니 스토커 취급인데, 어찌보면 이게 가장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실연의 반응 아닐까 싶어요.
자기를 차버린 애 집에 찾아가서 계란이랑 쓰레기 확 던지고 왔더니 속이 후련해지는 그런 장면에 관객들은 공감하고 웃으면서,
정작 본인들이 당하면 경찰에 신고할걸요
2020.08.11 11:03
그런 류의 장면 중에 보면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게 '봄 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자동차 긁는 장면이었네요.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바로 발각되는 순간에 제 얼굴이 붉어지는 기분이었던. ㅋㅋㅋㅋ
물론 제가 그 상황의 이영애라면 신고합니다. ㅋ
2020.08.11 10:20
PC하지않은 것들을 거르고 나면 볼 게 없습니다. 내가 세상과 소통을 못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사람들은 싫어하는 척하면서도 좋아하는데
2020.08.11 11:05
PC함과도 관련이 없지는 않지만 그보단 사생활 존중에 대한 개념 변화가 아닌가 싶어요. 또 전에는 범죄가 아니었던 것들이 범죄화된 부분도 있구요.
그냥 그만큼 세상 사람들 인식이 빠르게 변하는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뭐 요즘엔 저런 장면 없이도 로맨스물 잘 만들잖아요. ㅋㅋ
2020.08.11 16:30
PC까지 갈 것도 없습니다. 진짜 예전에는 그냥 상식적으로 저게 로맨틱하게 포장이 됐던거야? 라는 생각이 드는 연출들이 많았죠. 그냥 시대가 변하면서 아닌 건 아니라는 걸 다들 깨닫게 된거죠.
엄마 금반지 훔쳐다 갖다주기
술먹고 여자 기숙사 앞에서 떼굴떼굴 구르기. 수위 아저씨가 나와서 위로해줌
<귀를 기울이면> 보고 생각난 건데 학교 도서관에서 뒤에 카드 보고 그 사람 읽은 책 다 빌려다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