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12 00:19
- 2009년작입니다. 런닝타임은 2시간 16분. 스포일러는 없는 걸로. 이건 어차피 저 빼고 다 보셨을 것 같아서요. ㅋㅋ
(특별 출연 두 분을 이렇게 포스터에 박아 넣으면 좀 사기가 되지 않습니까. ㅋㅋㅋ)
- 조선시대네요. 요괴와 도사에 얽힌 전형적인 설정담이 짧게 설명되는데, 이때 도사가 실패하는 이유가 '날짜를 잘못 센 바보 같은 제자 신선들 때문에' 라는 것에서 영화 분위기가 대략적으로 감지가 되지요. 정말로 그 신선들은 내내 바보짓을 하며 웃기구요. ㅋㅋㅋ
암튼 뭐, 재능은 타고 났고 아예 나쁜 놈도 아니지만 시건방지고 아직 어른이 한참 덜 된 도사 '전우치'가 만파식적에 얽힌 요괴 화담 서경덕(...)의 음모에 휘말려 그림 속에 봉인됐다가 현대 서울에서 다시 풀려나 개그도 하고 성장도 하고 결국 사부님 원수도 갚고 사랑도 이루고 뭐 그러는 이야기입니다. 더 길게 설명할 게 뭐 있나 싶네요.
(사실 당시에 이런 스틸컷을 보면서 '강동원이 저런 연기라니 참 난감하겠군'이라는 생각을 했지요. 14년만에 반성합니다...)
- 살다 보면 어느 땐가 평소 대비 지나칠 정도로(?) 영화를 안 보고 지냈던 시기가 있지 않습니까. 제겐 이 영화 개봉을 전후로 몇 년간이 그 시기였던 것 같아요. 뭐 그래도 너무 보고 싶었던 영화, 혹은 주변 사람이 멱살 잡고 끌고 간 영화들 같은 건 조금씩 챙겨 보고 살았지만. 그래도 결국 돌이켜 보면 이 시절 화제작들 중에 극장 가서 본 게 별로 없고 이 영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사실 이 영화 개봉 시점 기준으로 최동훈 영화들 중에 본 게 없었던 것도 이유 중 하나였겠구요(...)
암튼 뭐, 그냥 영화 이야기나 하자면요. 여러모로 좀 이상한 영화였습니다.
(이것도 그렇지 않습니까. 영화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을 떨어뜨리는 스틸샷이었는데, 정작 실제로 보니 괜찮더라구요. 또 반성...;)
- 일단 구성이 좀 이상합니다. 과거의 도사가 현대로 와서 숙명의 적과 결전을 벌이는 이야기라면 둘 중의 하나잖아요. 현대를 배경으로 전개되면서 플래시백이나 기타 등등으로 과거 이야기를 적당히 풀어내든가. 그게 아니면 아예 과거에서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낸 후에 현대에선 클라이막스만 전개하든가. 근데 '전우치가 현대에 나타났다~' 라고 홍보했던 영화이니 당연히 전자가 되는 게 상식적이겠죠. 뭐 그런 생각을 하고 봤는데 과거 파트가 안 끝납니다? ㅋㅋㅋ 기다리고 기다리다 현대로 넘어갈 때 보니 대략 한 시간에서 몇 분 빠지더군요.
뭐 과거 파트가 재미가 없는 건 아니긴 한데 암튼 밸런스가 좀 괴상하고 어중간... 합니다. 런닝타임이 2시간이 넘어가 버린 건 이렇게 과거에다가 시간을 많이 투자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이렇게 시작할 줄 알았는데. 이런 장면 보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릴 줄이야!!)
- 액션도 좀 이상합니다. 뭐 영화 톤이 워낙 코미디가 강하고, 주인공 캐릭터부터 가볍기가 참으로 새털 같은 인간이라 긴장감이 약한 건 이해할 수 있겠는데요. 그래도 보통은 없는 긴장감이라도 있는 척 하는 연출을 하잖습니까. 근데 이 영화의 액션 장면들은 그런 거 없이 그냥 거의 여유로워요. 일단은 분명히 감독의 의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널럴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영화가 추구하는 '한국식 환타지의 개성' 같은 목표와 은근히 잘 어울리거든요. 근데 정말 몽땅 다 의도적인 걸까? 그냥 이런 식의 액션은 처음 만들다 보니 느슨하게 연출돼 버린 부분이 있지 않나? 라는 의심이 끊임 없이 들었습니다. 그냥 제 생각엔 정말로 그런 두 가지가 섞여 있다고 믿구요.
(이런 장면들 같은 게 자칫하면 엄청 유치하고 썰렁한 구닥다리 유머로 보이기 쉬운데, 뭔가 오묘하게 선을 지켜내서 신기했구요.)
-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그들도 마찬가집니다. 이 영화 속 개그의 거의 절반 정도는 80~90 스타일의 아재 개그, 썰렁 개그들인데. 그게 어떨 때는 그냥 배째라고 당당하게 튀어나와서 얼떨결에 피식하게 만드는 썰렁 개그이고, 또 어떨 때는 상황과 타이밍을 잘 활용한 '썰렁 개그인 척하는 하이 개그'이고 뭐 그래요. 저야 아재 개그 좋아하는 평범한 리얼 아재이기 때문에 거의 내내 풉풉 잘 웃었지만 역시 그렇게 웃으면서도 계속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이거 정말로 다 계산하고 던지는 드립 맞아?? 그냥 썰렁한 거 아냐? 사실 영화를 보면서 내내 '염정아 캐릭터가 이렇게까지 많이 나올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영화의 유머 감각이 그렇게 완벽하단 생각은 안 들었거든요.
(제가 딱 싫어하는 스타일의 캐릭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안 싫었던 요 캐릭터. 유해진의 힘이었을까요.)
- 그런데 역시 이 영화의 가장 괴상한 부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재미가 있다는 거였습니다. ㅋㅋㅋㅋ 개인적으로 제가 싫어하는 요소들이 꽤 많은 영화인데, 그것들이 안 거슬리고 재밌었다는 거. 그게 참 신기했어요.
도입부에 전우치가 궁궐로 들어가서 왕에게 깽판을 치는 부분. 갑자기 '비트 주세요!' 비슷한 대사를 날리며 악사들이 그루브한 음악을 연주하고 그 와중에 강동원이 자뻑 쩌는 문어체 대사들을 주워 섬기며 폼을 잡잖아요. 진짜 제가 못 견디는 류의 장면인데 그게 견딜만하면서 심지어 좀 재밌었습니다. (사실 이 장면에서 강동원에게 좀 감탄했습니다. 이런 게 가능한 배우였다는 걸 14년만에 알았군요.)
그리고 유해진이 연기한 초랭이 같은 경우도 그래요. 이렇게 구수한 말투로 쉴 새 없이 드립을 치며 헤헤거리는 매우 전형적인 K-사이드킥 캐릭터들을 좋아해 본 적 없는데 이 녀석은 보다보면 그냥 정들고 웃기고 그러더라구요. =ㅅ= 덧붙여서 바보 신선 3인방도 마찬가지였구요. 컨셉부터 실제 행동까지 참 닳아빠지고 식상한 분들인데 이상하게 웃기던...; 유해진, 송영창, 주진모, 김상호 같이 검증된 배우들이 적절하게 톤 조절을 잘 해 낸 거였던 걸까요. 아님 그냥 각본이 수위를 잘 조절했던 건가요. 확신이 서지 않지만 암튼 괜찮았어요.
위에서 지나치게 느긋하다고 좀 비판적으로 말했던 액션 부분도 뭐 괜찮았습니다. 앞서 말 했듯이 이 영화의 '한국식 환타지' 컨셉이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적으로 잘 유지가 되는 느낌이라서 그런 느긋한 액션씬들도 그 일부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더군요. 톤 조절의 승리랄까.
(막 널리 인간이 이로워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 도술이었습니다. ㅋㅋㅋㅋ)
- 배우들도 참 다 적절하게 잘 뽑아서 배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말 했듯이 강동원은 제 기대치에 비해 최소 150%는 해낸 느낌이었고. 김윤석은 딱 기대만큼이지만 원래 기대치가 높은 배우이니까. 뭣보다 '특별출연'이라고 박아 넣고 사실은 비중 적은 조연 정도로 출연한 백윤식이 참 잘 하더라구요. 그것도 따지고 보면 원래 백윤식의 이미지 중 가장 잘 먹히는 걸 그대로 재활용한 것 뿐이지만 이 정도로 적절하니 흠 잡을 것 없구요. 임수정은 캐릭터는 아쉽지만 정말 예쁘고 귀여웠고. 우에서 이미 말 했듯이 오직 웃김을 위한 가벼운 캐릭터들에 믿음직한 경력직 배우들을 와장창 배치해 놓은 것도 이 영화가 쌈마이한 느낌으로 떨어지지 않을 수 있게 한 비결이 되지 않았나. 그랬구요.
(특별 출연이라지만 이만큼 나오고 또 이만큼 잘 해줬음 보너스라도 챙겨드려야...)
-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이란 생각이 드는 부분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수정의 캐릭터는 별로 재미가 없죠. 무척 예쁘고 귀엽긴 하지만 막판에 흑화되어 난동 부리는 장면 같은 건 살짝 낯간지러웠습니다. 좀 더 빌드업 같은 게 있었어야할 것 같은데 거기까지 건드릴 여유가 없었던 게 아닌가 싶구요.
cg는 좀 아슬아슬했습니다. 다른 건 꽤 괜찮은데 그 디지털 배우로 표현된 요괴들이 크게, 길게 잡히는 장면들은 거의 다 배경과의 이질감이 선명하게 눈에 띄더군요. 다만 장면 연출들을 잘 해서 그냥 눈감아 주고 '찍긴 잘 찍었네'라고 넘어갈 수 있었구요.
종종 캐릭터나 사건의 밸런스가 비틀어지는 느낌도 있었습니다. 위에서 말했듯이 염정아는 너무 많이 나왔구요. 유해진과 김효진(!)이 엮이는 장면 같은 건 좀 쌩뚱맞은 느낌이었고. 청동검 득템이나 전우치가 '마음 비우기'에 성공하는 부분 같은 건 또 그냥 스리슬쩍 넘겨 버렸달까.
그리고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영화보단 시리즈에 어울려 보여요. 화담도, 전우치도, 초랭이나 임수정 캐릭터도. 다들 각자의 이야기가 한참 더 붙어 있으면 훨씬 매력적이고 재밌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이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캐릭터가 알맹이는 없어도 귀엽고 괜찮았는데요. 흑화 모드가 되니 너무 화장품 화보 느낌이랄까... 허허 웃음이.)
- 어쨌거나 재밌게 봤습니다.
보는 내내 들었던 생각이, '설계의 문제점을 감독의 센스와 능력으로 극복한다' 였어요. 아무리 봐도 이건 썰렁해야할 상황인데 그냥 재밌네? 웃기네? 어쨌든 나쁘지 않게 넘겼네? 이런 생각 드는 장면이나 전개들이 많았거든요.
그리고 그동안 '한국형 뭐뭐뭐' 라는 간판을 달고 튀어 나온 작품들이 대부분 노골적 해외 작품들 카피였다는 걸 생각했을 때, 엄격하게 따져서 정말로 '한국형' 이라는 말을 붙여줄 수 있겠다 싶은 스타일을 꽤 준수한 퀄로, 시종일관 일관되게 펼쳤다는 것도 높이 사 줄 부분 같았구요.
다만 보는 내내 '재밌긴 재밌는데 이게 맞나 싶네?'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는 게 살짝 마이너스 되겠습니다. ㅋㅋ 뭐가 그랬는지는 위에서 다 언급했으니 생략하구요.
어쨌든 드라마 시리즈로 만들진 못해도 영화 속편 정도는 나와줬어야 할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확인해 보니 관객 수 600만을 넘긴 히트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속편은 나오지 못할 세월이 흘러 버려서 안타깝네요. 이걸 만들었다면 그거 만드느라 바쁘고 돈 많이 써서 '외계+인'을 못 만들었을 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ㅋㅋㅋ (농담입니다. 저는 그 영화를 안 봐서 비판할 입장도 아니구요.)
잘 봤습니다. 갑자기 임수정 나온 작품들이 보고 싶어지네요. 이 배우를 정말 오랜만에 봤어요 제가.
(정작 메인 빌런님 짤을 깜빡했다는 걸 글 다 적고 깨달아서 긴급 추가합니다. ㅋㅋ 이 분도 참 아주 많이 잘 하셨어요.)
+ 다 보고 나서 가장 궁금한 것은요. [옆구리에 복사꽃이 핀다]는 예언이 실현되는 장면은 농담이었을까요 진지한 거였을까요. 전 그 장면에서 푸흡! 하고 웃어 버렸거든요. 여러분들은 안 웃기셨습니까(...)
++ 영화 속 영화로 나오는 일제 강점기 배경 영화가 훗날에 나올 '암살'의 프로토타잎이라는 얘기도 있군요. 우연일지 진짜일진 모르겠지만 재밌는 부분이었습니다.
+++ 이걸 보고 나니 '외계+인'이 조금 보고 싶어졌습니다. 평가 되게 안 좋은 건 아는데요. 그냥 매우 궁금해졌어요. ㅋ
++++ 제가 이 시절 선우선씨 비주얼을 꽤 좋아했는데요. 나오시길래 와~ 하고 반가워했는데 역할이... 대사는 거의 없는 액션 여전사가 되셨네요. ㅋㅋㅋ 확인해보니 이 분이 확 뜬 게 이 영화 개봉이랑 같은 해였어요. 그래서 그럴만도 했네... 했습니다.
2023.02.12 00:29
2023.02.12 03:12
아. 그 분이 헤일로에 나왔군요. 게임 시리즈는 거의 다 해 봤지만 스토리에 매력을 못 느껴서 드라마는 안 봤어요. ㅋㅋ '오락실' 멤버였다는 것도 방금 검색해보고 처음 알았네요.
2023.02.12 00:37
2023.02.12 03:14
사실 이 글 적고 나서 '외계+인' 검색을 했더니 블로그에 관련 포스팅들에서 비슷한 발언을 몇 개 중복으로 발견했습니다. 강동원에서 류준열이 어인 말이냐... 라는. ㅋㅋㅋ (류준열씨 죄송합니다. ㅠㅜ)
그 장면이 명장면 취급을 받고 있었군요. 하하. 근데 정말 그런 류의 장면(?)들 중에서 제가 거의 유일하게 민망함 없이 '괜찮은데?'하고 봤던 장면이긴 해요.
2023.02.12 01:11
말씀대로 감독의 센스와 능력도 있고 거기에 호화스러우면서도 아주 적절하게 캐스팅 된 출연진의 연기가 있어서 저도 분명히 중간 중간 '이건 쵸큼...' 하게되는 부분들이 많았음에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게 아마도 그 때까지 그나마 최동훈 필모에서 호불호가 제일 많이 갈렸다고 할만한 작품인데도 그 정도로 흥행도 되고 하다보니 여기서 조금의 자기반성(?)이나 그런 것 없이 난 뭐든지 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구나 이런 자신감을 갖고 더 크게 일을 벌려서 외계+인의 대참사로 이어진 것이 아닌가 대충 뇌피셜을 굴려봅니다 ㅋㅋ
외계+인이 그런데 상영당시 너무 욕을 먹어서 그런지 기대치를 최대로 하향하고 나중에 VOD로 감상하신 분들이 의외로 재밌다고 하는 경우가 적잖이 보이더라구요. 전 너무나 별로였지만 관심이 가신다면 한 번 시도해보시는 것도...
제가 보기에도 관람 전 예상했던 것에 비해 과거 파트가 매우 길었는데 저는 굳이 비교하자면 현대보다 과거가 더 재밌었기 때문에 그렇게 신경쓰이진 않았습니다. 과거의 도사가 현대에 와서 겪는 그런 좌충우돌 황당한 그림들이 주는 웃음을 기대했는데 제 취향에는 이 부분이 조금 약하더군요.
임수정 캐릭터가 막판에 급흑화한 뒤로 활약상이나 이런 부분들이 확실히 아쉽죠? 비쥬얼은 그럴듯했는데 최동훈이 아직 팜므파탈 스타일이 아닌 비중있는 여캐를 쓰는 것이 미숙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후 도둑들, 암살자에서 계속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죠. 김윤석은 정말 워낙 기대치가 높아서이기도 하지만 연기야 그렇다치고 커리어에서 보여준 수많은 강렬한 빌런들 중에서 그닥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바로 전작이 같은 감독이 뽑아낸 그 아귀이기도 했고.. 강동원이 정말 기대이상으로 잘했어요. 은근히 다작을 하면서 그저그런 범작이나 연기를 보여주기도 해서 타율이 그닥 좋다고 보긴 어려운데 그래도 가끔 필모를 검색해보면 아예 심한 망작 같은 건 나름 베테랑 연기자가 된 이후로는 거의 없고 흥행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꾸준히 선방하는 나름 믿음직한 배우의 커리어라서 놀라곤 합니다. 아직도 모델 출신 비율 쩌는 꽃미남 스타배우의 선입견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국내 영화 커뮤니티들에서 보면 최근작 '브로커' 개봉 때도 난 강동원 나오면 무조건 거른다는 그런 댓글들이 간간히 보여서 딱히 제가 팬도 아닌데 안타까워하곤 합니다. 이젠 어느정도 인정받아야할 배우가 아닐지!
2023.02.12 03:20
그동안 해 온 영화들이 다 좀 비슷한 느낌이 있었는데 이 영화가 확 달랐네요. 전 이제사 느낍니다만. ㅋㅋ 그리고 정말 최동훈이라면 그런 기분 느낄 수도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 보니까 이 양반 흥행이 '외계+인' 전까지는 빅히트냐 왕대박 히트냐 둘 중 하나였네요. 아무 기획을 들고 가도 다 오케이 해줄만한 엄청난 경력이었는데 그게...
임수정은 애초에 각본에서부터 비중이 없더라구요. 뭔가 사연은 잔뜩 안고 있을 것 같은 캐릭터인데. 좀 야박하게 말하자면 각본상의 하자(...)에 가까운 경우라고 느꼈습니다. 뭐 마지막에 밝혀지는 그 분의 정체가 있고 그게 극중에서 아주아주 중요하니 더 이상의 디테일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구요.
강동원에 대한 평가는 뭐, 초창기에 남다른 미모로 인해 부족한 연기에도 불구하고 순탄한 커리어를 이어간 대부분의 배우들이 겪는 부분 같아요. 나중에 실력이 늘어서 준수한 배우가 되어도 늘 그 시절 기억으로 욕을 먹거나 무시를 당하죠. ㅋㅋ 뭐 지금도 탑급 연기파 배우 같은 건 아니긴 합니다만, 생긴 게 강동원이면 이 정도도 충분하지 않은가 뭐 그런 생각을(...)
2023.02.12 02:24
2023.02.12 03:26
그 '그림 속으로 사라지기/봉인하기'가 신선한 느낌이라 좋았어요. 물론 원작에서 가져온 건 알지만 영화들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니까요. ㅋㅋ 좀 그렇게 싱기방기한 도술들이 많이 나왔으면 더 좋았겠고, 또 더 나와도 될만한 분위기의 영화였는데 좀 아쉽긴 했죠.
저도 염정아 재밌고 좋긴 했어요. ㅋㅋ 본인도 신나서 즐겁게 연기하시는 것 같고 그것 자체는 좋았는데 그게 어쨌거나 히로인인 임수정의 파트를 임팩트로 눌러 버리니 뭔가 이야기의 전체적인 그림에 보탬이 안 되는 느낌이 들었네요. "딴 사람에게 물어볼게요오 엉어~~" 이거 되게 웃겼죠. ㅋㅋㅋ 촬영장 분위기도 즐거웠겠단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전 '거문고갑을 쏴라' 자체는 좋았는데 (저도 그런 예언 성취 스토리 좋아합니다 ㅋㅋ) 뭔가 좀 더 자연스럽게 거문고갑이 부각되었으면 좋았겠단 생각을 했네요. 밖에서 차 마시며 대화 나누다가 갑자기 '거문고갑' 얘기 꺼내고 후닥닥 쏘는 게 좀 급작스럽게 느껴졌어요. 왜 거기에 숨어 있었는지 심플한 이유라든가...
'바톤핑크'를 보긴 봤는데 그 시절(미국 개봉 기준 30년이 넘었습니다! ㄷㄷ)에 보고 이후로 한 번도 안 봐서 내용이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안 그래도 넷플릭스가 자꾸 보라고 들이밀어서 언제 함 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하마사탕님 말씀 때문에 좀 더 땡겨서(?) 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ㅋㅋ 장문의 댓글 감사해요!!
2023.02.12 08:29
제가 이영화를 보고 기억에 남는건 강동원 잘생겼다 임수정 이쁘네 말고는 없었어요 저에게 기억에 남는건 이영화 개봉할때 마케팅이었어요 이영화 개봉이 아바타1이랑 겹쳤는데 초반에는 아바타를 이길거라고 도전하다가 도저히 안되니까 국뽕 마케팅으로 바꾸더군요 한국사람이라면 아바타 보지말고 전우치를 봐야한다 ㅋ 쉬리 흥행할때 타이타닉 기록 깨야한다고 난리치던게 생각나더라고요
2023.02.12 18:16
뭐 먹고 살려면 어쩔 수가 없지 않았겠습니까!! ㅋㅋㅋ 그래도 600만을 넘겼다니 전략이 성공한 셈이기도 하구요.
2023.02.12 09:14
2023.02.12 18:17
'외계+인'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이 영화는 본문에서도 얘기했듯이 티비 시리즈로 만들어지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고 그렇습니다. 근데 그것도 넷플릭스 시대인 요즘 얘기이고 영화 개봉 당시에 이걸 국산 티비 시리즈로 만드는 건 답이 안 나왔겠죠. ㅋㅋ
2023.02.12 14:05
2023.02.12 18:18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보는 내내 아슬아슬한 장면들이 많았어요. 다행히도 제겐 대부분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여서 재밌게 봤습니다만. 그게 정말 아슬아슬했으니 망했다고 느낀 분들이 많아도 이상할 게 없겠죠. ㅋㅋ
2023.02.12 16:41
과거 파트가 길고 현대가 늦게 나오니 얘들 둘이 현대로 떨어져서 느낄 위화감이 관객에게도 느껴지는 효과가 있었던 거 같아요. 얘네들 불쌍하구나까지는 아니라도 초라하게 보이네 고생이 많구나? 이런 느낌이요.ㅎㅎ
최동훈 감독 잘 몰라서 기대가 높지 않아서인지 오락 영화 잘 만들고 이만하면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였던 거 같습니다.
2023.02.12 18:19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뭔가 이야기의 안정감이 떨어지니 주인공들 처지도 더 정신 없어 보이고... ㅋㅋ
저도 그냥 즐겁게 봤습니다. 이만하면 재미도 있고, 의도했던 '한국적'도 오버하지 않는 선에서 잘 살렸던 것 같아요.
2023.02.12 18:05
2023.02.12 18:21
전 전우치 캐릭터는 그냥 처음부터 몰입을 포기하고 '원래 저런 놈이겠거니' 했습니다. ㅋㅋ 민폐쟁이지만 아무렇게나 내키는대로 막 나가는 게 그냥 즐겁기도 했구요. 선우선은 참 그렇죠? 뜨기 전이었으니 뭐 납득할 수 있습니다만. 좀 더 멋지게 나올 수도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전우치'보다 좋게 보셨다니 '외계+인'도 언젠가 보긴 봐야겠네요. ㅋㅋㅋ 진작에 여기저기 사방에 무료로 풀렸으니 접근성이 아주 좋아서... 사실 그거랑 '마녀 파트2'랑 둘 중에 뭘 보나 고민하다 결국 둘 다 안 보고 외면한지 몇 달 됐어요. 근데 그냥 1편 이야기를 캐릭터만 바꿔서 반복한다는 '마녀 파트2' 평을 보니 차라리 '외계+인'을 보는 게 나을 것 같기도 하구요.
2023.02.12 19:37
2023.02.12 22:46
아니 또 이렇게 말씀하시면 마녀2도 봐야할 것 같고... ㅋㅋㅋㅋ 솔직히 저도 보면 재미 없게 보진 않을 것 같은데요. 사실은 그거까지 보고 파트3이 영원히 안 나와서 미완 스토리로 끝날 것 같아서 꺼려지는 것도 있네요. 김다미 다시 나와서 끝장을 봐야지!!!
2023.02.12 23:00
2023.02.12 23:13
아 나온다는 건 알고 있는데 막판에 잠깐 얼굴 비추는 특별 출연이라고 들어서요. ㅋㅋ
제가 1편에서 김다미를 아주 좋게 봐서 갸가 다시 주연으로 컴백해서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맘인데.
물론 세월이 흘러서 이제 이런 느낌은 다시 안 되겠지만요. ㅋㅋㅋㅋ
2023.02.13 00:02
2023.02.13 10:19
와 노리님 정말 오랜만입니다!! 떠나신 줄 알고 슬퍼하고 있었죠. 반가워요!! ㅋㅋㅋ
강동원은 그저 그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존재 가치가 있죠. 경력 쌓으면서 연기력도 많이 안정적이 된 것 같구요. 말씀대로 이 영화의 전우치 캐릭터는 정말 강동원이 아니면 다 좀 안 어울렸을 것 같겠단 느낌.
임수정은 뭐, 캐릭터가 귀엽게 시작했다가 팜므파탈로 가는 건데 귀여운 파트에선 좋았는데 변신 후가 영... 이더라구요. 게다가 각본도 그 변신을 전혀 설명해주지 않으니. 전 아직도 김윤석이 키스하면서 뭔 짓을 한 건지 이해가 안 갑니다. ㅋㅋㅋ
겹겹의 환타지... 같은 걸 잘 보여주는 게 마지막 대결 장면이었던 것 같아요. 일제 강점기 컨셉으로 지어진 영화 촬영 셋트에서 조선시대 놈들이 싸우니 이게 현대가 맞는지 시대도 헷갈리고 또 3개의 시간대가 하나로 겹치기도 하구요.
'아일랜드'는 처음에 뜬 트레일러를 보는 순간 "아, 이건 아니야"라는 말이 육성으로 나오던 수준이라 티빙 계정이 있는데도 아예 확인도 안 해봤어요. ㅋㅋㅋ 액션 연출도 별로였지만 이제 제작비도 어지간히 쓸 수 있고 기술력도 올라왔는데 신세기 벽두 같은 느낌의 특수 효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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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공정환씨 참 헤일로에서 멋있었는데 말이에요. 외계인 망한게....저런게 강동원이니까 봐준거지 류준열로 된다고 봐? 이 평가가 제일 와닿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