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게되기 전에도 (정확히 저의 고양이는 제 방에서 키우는것이 아니라 본가에서 키우는 것이라 이렇게 표현하기는 좀 애매하긴 합니다만)

고양이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고양이의 습성에 대해 나름대로 잘 알고있다고 생각했어요.

 

기분이 좋으면 그릉그릉 소리를 내고, 꼬리를 세우고, 꾹꾹이를 하고, 화가 나면 마징가 귀를 하고- 하는 것들이요.

 

그런데 알고보니 고양이님의 세계는 넓고 깊어서 저의 지식은 아주아주 미천한 것이 불과했답니다.

최근에서야 알게된 고양이의 습성 몇가지가 (저에게는) 재미있어서 적어봅니다.

 

 

 

1. 고양이는 싫은것은 묻어버린다.

 

우리 고양이에게 통조림을 주면 먹지는 않고 밥그릇 주변 땅을파는 시늉을 하길래,

처음에는 '맛있는걸 오래간만에 주니까 묻어놨다가 나중에 먹으려고 하는건가! 여기가 야생인줄 아나봐. 귀여워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고양이는 안질려'라는 만화책을 통해서 고양이가 묻는 시늉을 하는것은 싫다는 표현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저런...

어쩐지 좋아서 나중에 먹으려는것 치고는 통조림에 별로 관심이 없는것 같아 보이더라구요...

 

요즘은 런치캔을 주는데, 그건 아주 좋아해서 묻는 시늉이고 뭐고 할 새 없이 접시까지 싹싹 햝아 먹습니다. 더 달라고 조르기도 하구요.

(더 달라고 졸랐는데도 안 주면 깨물기도 한답니다. 아이 귀여워라!!)

 

그런데, 우리 고양이는 사료통에 사료가 간당간당한 채로 있다가 새로 가득 부어줄때도 사료를 먹기 전에 땅을 파는 시늉을 해요. 평소에 잘 먹는 사료인데두요.

어쩌면 처음에 생각했던대로 먹을것을 저장해두는 의미가 조금 있는것 아닐까요? (아니면 그냥 사료가 싫은걸까요..)

 

 

 

2, 고양이는 쓰다듬어주면 막 좋아하다가도 돌연 깨문다.

 

아침에 일어났을때나 외출하고 돌아왔을때 우리 고양이는 반가워하며 다가워서 쓰다듬어 달라고 에옹에옹 웁니다.

이럴때 쓰다듬어주면 무척 크게 그릉그릉 소리를 내며 발라당 드러눕는데 그러다가도 급 정색을 하며 손을 깨무려고 덤벼요.

(어머니는 이럴때 '어디!~~ 엄마한테 입을 쩍쩍 벌려?' 하고 혼내십니다.)

 

저는 저희집 고양이가 츤데레냥이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고양이의 습성이 원래 그런거래요.

너무 기분이 좋아서 헬렐레~ 하고 있으면 지나치게 위험에 노출된 기분이 들어서 방어본능으로 깨무는 거라고 합니다.

(가정용 관상용 고양이 주제에 여기가 야생인줄 아나봐요! 아이 귀여워라)

 

 

 

 

3. 꾹꾹이를 못하는 고양이도 있다.

 

꾹꾹이는 엄마 젖을 먹을때 하던 동작이 나중에까지 남는거라서, 엄마젖을 못먹고 자란 냥이는 꾹꾹이를 못한다는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고양이는 엄마젖을 늦게까지 먹고 자랐는데도 꾹꾹이를 못해요! 

기분이 좋아져서 꾹꾹이를 할 것같은 상태가 되면 땅을 파는 시늉을 할때처럼 앞발을 휘적휘적할뿐 야무지게 꾹꾹거리지를 못합니다.

 

우리 고양이는 스코티시폴드 엄마아빠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같이 태어난 형제들은 다들 귀가 접혀있었고 우리 고양이만 안접혀있었대요.

그래서 나머지 형제들은 일찍 프로 분양사람(?)이 데려가고 우리 고양이만 엄마냥이 밑에서 4개월까지 크다가 우리 가족에게 오게 되었지요.

아마 풍부한 엄마젖을 독점해서 굳이 꾹꾹 누르지 않아도 실컷 먹을수 있었기 때문에 꾹꾹이를 못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저 혼자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아이 귀여워라!라는 말만 세번 있네요. 이거슨 고양이의 습성글을 빙자한 우리집고양이 자랑글!!

 

자랑글 답게 고양이 짤방으로 마무리 합니다.

 

 

 

 

갸웃갸웃~ 털이 반쯤 자란 시기라 앞 갈기(!)가 다소 지저분 하네요 

 

 

 

 

요건 애교 많은 아깽이이던 시절. 가끔 보러가면 죽도록 쫓아다니며 놀아달라고 조르곤 했었는데 말이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9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31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64
126097 비가 일주일 내내 내리고 집콕하고 싶어요. [2] 산호초2010 2024.04.29 342
126096 고인이 된 두 사람 사진 daviddain 2024.04.29 290
126095 구글에 리그앙 쳐 보면/LET'S PARIS⚽ 파리바게뜨 X 파리생제르맹 메이킹 필름 대공개 daviddain 2024.04.29 113
126094 의외의 돌발변수가 출현한 어도어 경영권 전개... [2] 상수 2024.04.29 744
126093 눈 체조 [2] catgotmy 2024.04.29 164
126092 [핵바낭] 또 그냥 일상 잡담입니다 [11] 로이배티 2024.04.29 522
126091 글로벌(?)한 저녁 그리고 한화 이글스 daviddain 2024.04.28 203
126090 프레임드 #779 [4] Lunagazer 2024.04.28 67
126089 [애플티비] 무난하게 잘 만든 축구 드라마 ‘테드 래소’ [9] 쏘맥 2024.04.28 312
126088 마이클 잭슨 Scream (2017) [3] catgotmy 2024.04.28 197
126087 [영화바낭] 영국산 필리핀 인종차별 호러, '레이징 그레이스' 잡담입니다 로이배티 2024.04.28 282
126086 시티헌터 소감<유스포>+오늘자 눈물퀸 소감<유스포> [5] 라인하르트012 2024.04.27 413
126085 프레임드 #778 [4] Lunagazer 2024.04.27 78
126084 [넷플릭스바낭] '나이브'의 극한을 보여드립니다. '미시즈 해리스 파리에 가다' 잡담 [2] 로이배티 2024.04.27 342
126083 민희진의 MBTI catgotmy 2024.04.27 530
126082 민희진이라는 시대착오적 인물 [10] woxn3 2024.04.27 1256
126081 레트로튠 - Hey Deanie [4] theforce 2024.04.27 104
126080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를 극장에서 보고(Feat. 파친코 김민하배우) [3] 상수 2024.04.27 316
126079 Laurent Cantet 1961 - 2024 R.I.P. [1] 조성용 2024.04.27 142
126078 뉴진스팬들은 어떤 결론을 원할까요 [8] 감동 2024.04.27 843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