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테이크 나이트 (2022. 83분. 왓챠, 티빙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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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국내 개봉까지 한 영화입니다?? 번역제는 정관사를 빼 버리는 K-번역제의 전통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구요.)



 - 복면 쓴 악당들에게 한 동양계 갑부 ceo 청년이 납치당하는 도입부로 시작합니다.

 미국에서 대성한 기업이 하나 있는데, 원래 창립자 중국인 할배가 세상을 떠났구요. 자식들 중 어리버리 첫째를 스킵하고 똘망한 둘째에게 회사를 넘겨줬어요. 그런데 준비가 덜 된 젊은이였던 둘째가 회사 운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언론에서도 까이는 등 극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시고. 멍청 상냥한 우리 형님께선 동생의 서프라이즈 파티를 아주 거하게 해보겠답시고 어디서 해결사(?)들을 찾아내서 마치 진짜처럼 납치해서 파티 장소에 데려다 달라는 의뢰를 한 거죠. 하지만 이 '해결사'란 녀석들이 결국 동네 양아치들이었던 터라, 기왕 당당하게 납치 가능한 김에 얘 집이나 털고 놓아주든가 하면 좋겠네? 라는 당연한 발상을 하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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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그룹의 드라마를 병행으로 풀어 놓으며 전개됩니다. 이 동양계 갑부집 형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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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꼬인 밑바닥 범죄자 청춘들의 드라마요.)



 - 저 포스터 이미지를 보면서 어떤 영화를 상상하시겠습니까. 전 당연히 하룻밤 동안 납치범들과 주인공 형제가 미친 듯이 치고 받는 액션 스릴러 같은 걸 생각했죠. 잘 하면 복수극처럼 흘러갈 수도 있겠고... 암튼 그렇게 기대를 하고 봤는데요. 이게 좀 이상합니다. 도입부의 납치씬이 지나고 나면 플래시백으로 양측, 그러니까 주인공 형제와 납치팀 형제 & 친구들의 처지 이야기가 길게 나와요. 그냥 빌드업 좀 해주는 정도가 아니라 그게 본론으로 느껴질만큼 깁니다. ㅋㅋㅋ 그리고 양쪽에 포인트가 하나씩 있어요. 주인공 형제들은 동양인들 특유의 문화나 전통, 사고 방식 같은 걸 의외로 리얼하게 보여주면서 드라마를 만들구요. 납치팀 쪽으론 군대 다녀와서 PTSD로 사회 부적응자가 된 형과 악의 없이 어리버리한 머저리 동생의 갈등과 애정 이야기가 한참을 나오구요. 심지어 주인공네 비서 여자분의 개인사까지... 이런 부분에 거의 30분을 사용 합니다. 근데 이게 런닝타임이 크레딧 빼면 80분 이하거든요? ㅋㅋㅋ


 그렇게 긴 드라마가 끝나고 다시 납치 사건으로 돌아오면, 꽤 괜찮습니다. 특별할 건 없지만 나름 긴장감도 있고 국면 전환들도 재밌게 들어가 있고 암튼 속도감 있게 잘 돌아가요. 그런데 이게 또 30분이 안 됩니다? ㅋㅋ 갑자기 사건이 일단락(!) 되어 버리고. 이후엔 다시 그 사건 이후 이들의 드라마가 잔잔~ 하게 흘러가요. 그러다가 마지막 장면에 도착하면 짜잔~ 하고 뜻밖의 쌩뚱맞은 상황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등장 인물 모두가 당황하다가 정말로 매앤~ 끝에 뭔가 카이저 소제스런 급반전을 보여주며 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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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가 문득 데이빗 핀처의 '더 게임' 생각이 났습니다. 아주 살짝 닮은 구석이 있거든요. 갑자기 그 영화를 다시 보고 싶어지네요.)



 - 그러니까 기대치를 정확히 잡아 보자면. 액션보단 내러티브상의 드라마와 마지막 반전에 포인트를 둔 영화입니다. 아니 사실 '액션' 이랄 게 거의 없다시피 해요. 걍 소소한 범죄 스릴러인데 캐릭터들의 진지한 드라마로 방점을 찍어주는 스타일이랄까요. 

 드라마도 괜찮고 스릴러 파트도 괜찮고 마무리도 '이런 건 오랜만이군' 하고 괜찮게 봤어요. 쌩뚱맞게 동양인들 생활 문화 같은 거 진지하게 보여주는 것도 신선했구요. 그렇게 전반적으로 괜찮긴 한데 뭔가 '이거다!' 싶은 한 방은 없는, 무난한 스타일로 잘 만든 영화였습니다. 고로 막 추천은 못 하겠고, 저처럼 저렴한 B급 스릴러들 많이 보는 분들이라면 그 중에 나름 신선한 구석이 있으니 좋게 보실 수도 있겠다...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결말은 꽤 맘에 들었네요. 스릴러로서 보다는 드라마로서 좋은 엔딩이었습니다.




2. 영혼의 사투 (2018, 84분. 티빙에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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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로넨버그 언급까진 좀 멀리 나간 것 같지만 저도 신선한 느낌으로 잘 봤습니다.)



 - 주인공 '드루'는... 음.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흡수해서 자신이 그 사람이 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흡수당한 사람은 미이라처럼 바짝 말라서 죽어요. 결국 살인을 하는 셈인데, 얘가 이러고 다니는 것에도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있죠. 한 번 갈아탄 몸에서 오래 못 살거든요. 이삼일만 지나면 몸이 썩기 시작하고 진물이 흐르고 난리가 납니다. 자기가 왜 이렇게 됐는지는 본인도 모르고 어쨌든 어쩌다 생존법을 깨닫게 되어서 계속 그렇게 살고 있는 겁니다. 실제 나이는 거의 백살에 가깝구요.

 그래서... 그냥 이게 거의 다입니다만. 딱 하나 포인트라면 이 양반이 어떤 여성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거죠. 근데 이런 체질의 인간(?)이 어떻게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뭐 그런 이야기를 하는 B급 호러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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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수 직후의 풍경입니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진 알려고 하지 마세요. 작가님도 모르실 겁니다. ㅋㅋ)



 -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건 초반 30여분입니다. 그동안 정말 별다른 드라마 없이 우리의 특이 체질 주인공이 살아가는 법을 주욱 보여주는데 보다 보면 아하 그렇구먼, 그럴만 하네, 아 이건 상상 못했는 걸? 이렇게 납득하고, 가끔 감탄하면서 보게 돼요. 그러니까 본인이 설정한 소재를 나름 성실하게 탐구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친 괜찮은 각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고 대충 런닝타임 절반쯤 지나면 주인공이 생존의 위기 상황에 처하고, 그렇게 되면서 짝사랑은 더 강하게 타오르고... 이러면서 드라마가 전개되는데. 뭐 이 부분도 괜찮습니다. 도입부에 비해서 좀 덜 흥미롭긴 하지만 여전히 이 괴상한 설정을 납득할만한 전개로 풀어내 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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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짝사랑 상대님의 배우가 낯이 익어서 확인해 보니 '마더, 머더'의 주인공 맡으셨던 분이더군요. 어차피 다들 관심 없으시겠지만 전 반가웠습니다? ㅋㅋ)



 - 누가 뭐래도 일단 주인공은 연쇄 살인마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흡수(=살인)를 아주 냉정하게, 마치 저녁상 차리고 자기 전에 샤워하고 이런 일상 루틴의 느낌으로 해치워요. 하지만 '그렇게 안 하면 내가 죽는다'라는 룰이 있으니 이걸 비난하기도 애매해지는 거죠. 그렇게 애매한 입장에서 주인공이 사람을 죽이고, 또 그 상황에서 탈출하고, 또 그런 주제에 찐하게 짝사랑도 하고. 이런 걸 구경하는 것 자체도 재미가 있고. 그런 내용들 속에 디테일도 나름 참신하게 잘 채워 넣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가면 이 양반이 본인 입장에서도 꽤 격한 드라마를 겪으면서 뭔가 깨닫고 성숙하는 전개도 자연스럽게 펼쳐지구요. 마지막엔 아니 이게 뭐꼬!!! 스런 마무리도 준비해 놓았어요. 그게 정말로 '그래서 이게 뭔데?'로 끝이긴 한데, 그래도 어쨌든 재미는 있었습니다. 다 보고 나서 생각도 좀 하게 되는 면이 있었구요.



 - 아주 간단히 말하자면 '잘 뽑힌 엑스파일 에피소드 하나' 정도의 재미를 주는 괜찮은 소품이었습니다. 이런 소품 호러 좋아하시고 설정이 재밌어 보이신다면 기대치는 내려 놓고 한 번 보셔도 나쁘지 않을 듯. 앞서 말 했듯이 각본이 꽤 성실해서 소소하지만 짭짤하게 재밌게 봤어요.




 + 스포일러 구간... 은 없습니다. ㅋㅋ 두 영화 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심플한데 제대로 설명하자면 뭔가 구구절절 디테일들이 많아서 그걸 다 적다간 본문보다 더 길어져 버릴 것 같아서요. 끄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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