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분위기에도 안어울리는(?) 얘기이기도 하고, 별로 좋은 얘기도 아닌데, 너무 답답해서요.

그냥 익명으로 쓸꼐요. 누군지 다 아는 방법 있다는건 알지만, 그냥 아는척 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생이 올해 초에 자살했어요.

좀 예민한데가 있고, 미래에 대한 고민이 많던 애긴 한데,

워낙 겁도 많고, 연애도 하고 해서 그런일을 저지르리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었어요.

제 애기가 아직 어려서 빈소에도 오래 못있고 오고, 애 때문에라도 정신차리고 살아야지 했어요.

그리 좋은 죽음도 아니고, 주변에 굳이 알려야 하나 싶기도 하고, 여러가지로 동생과도 친했던 친구 한명과 가족들 외엔 몰라요(동생 친구들은 알지만 저는 그 친구들을 잘 모르지요)

그러다보니 남들이 잘 지내냐, 하면 그냥 잘 지낸다 대답 할 수 밖에 없었고요. 애기 낳은지 얼마 안된 신혼이 잘 못지내, 할 순 없잖아요.

나름, 덤덤히 잘 받아들이고 지내는 편이었어요.


그랬는데, 오늘 구워놓은 씨디가 한장 있길래 어떤 음악이 들었나 그냥 틀어봤어요.

동생이 구워놓은듯 했는데, 듣다가 울컥하고 말았네요.

이렇게 좋은 음악도, 그애한테는 위안이 되주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힘들어서 이런 좋은 음악들을 잔뜩 들었나 싶기도 하고 (음반 사모으고 듣는걸 정말 좋아했거든요)

막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한데,

편히 얘기할 사람이 없어서 너무 답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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