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어의 어원 - "상남자"의 사례

2023.09.23 13:45

Sonny 조회 수:542


어떤 유행어들은 특정인에 의해 개발되고 전파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상남자"라는 용어일텐데요. 이 용어의 유래는 다른 유행어들에 비해 비교적 정확합니다. 왜냐하면 방송에서 김경호씨가 처음 말했고, 거기에 어리둥절해하는 다른 진행자들의 반응이 명확하게 담겨있거든요. 이 말을 하는 김경호씨도 이 단어를 즐겨쓴다기보다는 "천상남자"나 "쌍놈"이라는 말을 하려다가 뭔가 좀 꼬였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긴머리 떄문에 여자로 오해를 받고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하도 많이 당했다는 말을 한 뒤에 이 말을 한 건데, 이후에 이 말은 남성성을 증명하는 단어로 아예 자리를 잡았죠. 그런데 애석하게도 김경호씨가 이 유행어의 시초라는 걸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 라디오스타에서도 잠깐 그런 말이 나오긴 하지만 "상남자"의 카운터격인 "하남자"는 이후에 침착맨에 의해 전파됩니다. 침착맨과 주호민이 무슨 국밥인가를 시켜놓고 "상남자특: ~~~ 함" 이라고 말도 안되는 너스레를 떨다가 서로 "하남자특: ~~~ 함"이라고 디스를 하거든요. 그 때 이후로 하남자라는 말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상남자라고 으스대는 남자들에게 바로 꽂아버릴 수 있는 용례가 생깁니다. 이걸 언어유통의 순서로 보면 처음에는 남성이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하는 상황이 이어지다가 이후에는 그 남성성을 부정하는 흐름이 생겨났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런 의미에서 "중남자"라는 말이 유행을 하면 그 때는 완전히 정반합의 흐름으로 완성될 수 있을지도요? ㅎㅎ


저는 저 자신을 비하하기도 싫고 과시하기도 싫어서 중남자라고 포지셔닝합니다...


https://theqoo.net/square/114486983


좀 찾아보니까 재미있는 게, 전진씨가 "완전"이라는 말을 부사로 쓰는 게 그 당시 새로운 유행어였고 이제 한국어 안에 일상적인 관용어로 자리잡았다는 말이 있군요. 완전 맛있어, 완전 신나, 완전 썩어... 이런 말들을 저희는 지금 자연스럽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언어의 개발과 유통은 되게 신기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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