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10 17:00
어제 김영하의 위대한 개츠비 번역에 대한 문제제기 기사를 김전일 님이 소개해주셔서 이야기가 좀 오갔죠. http://djuna.cine21.com/xe/5928485
제가 위대한 개츠비의 원문을 읽을 능력은 없지만, 김영하의 것을 김욱동의 것보다 더 즐겁게 읽은 기억이 있어서, 다른 사람 생각은 어떤가 인터넷을 찾아봤습니다.
어느 블로거분이 김욱동과 유혜경과 김영하의 번역을 비교해 놓으신 글이 있네요. http://blog.naver.com/idno3000/70092234768 (미나리군과 이야기 공장, 번역본 비교-문제는 번역이다)
그 블로그에서 번역문을 비교해 놓은 것 중에 김욱동과 김영하 것을 아래 옮겨왔고요, 원문은 제가 찾아서 덧붙였습니다.
선호야 다를 수 있지만 김영하의 번역을 "MSG 넣은 개츠비요, 성형미인 개츠비"라고 폄하하는 건 편견 아닌가 싶어요.
Conduct may be founded on the hard rock or the wet marshes but after a certain point I don’t care what it’s founded on.
김욱동 : 인간의 행위란 단단한 바윗덩어리나 축축한 습지에 근거를 둘 수도 있지만, 일정한 단계가 지난 뒤에는 그 행위가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는지에 대해 나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
김영하 : 인간의 행위야 단단한 바위에 기초할 수도, 축축한 습지에 근거할 수도 있겠지만, 어떤 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더 이상 그런
것들에 연연하지 않는다.
… with several hundred feet of canvas and enough colored lights to make a Christmas tree of Gatsby’s enormous garden.
김욱동 : ....수백 피트의 야회용 천막과 갖가지 색깔의 전구를 가져와서 개츠비의 거대한 정원을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장식했다.
김영하 : ....수백 피트에 달하는 천막과 색색가지 전구로 개츠비의 거대한 정원을 크리스마스트리처럼 장식했다.
‘Why CANDLES?’ (뒤에 objected Daisy, frowning.이 붙습니다. 김욱동, 김영하 책은 확인 못 했고요.)
김욱동 : “촛불은 왜 켰을까?”
김영하 : "웬 촛불?”
I think we all believed for a moment that it had smashed in pieces on the floor.
김욱동 : 한순간 모두들 시계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고 믿는 것 같았다.
김영하 : 아주 잠시, 우리 셋 모두 그 시계가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부서지기라도 한 것처럼 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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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23 19:10
사실 누구의 번역, 어떤 작품의 경우에도 번역이라는 행위 자체가 언어를 바꾸어 다시 문장을 재창조해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번역가의 의도(의중)이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의역이란 건 어떤 번역가든 첨가할 수 밖에 없는 번역가의 인장이겠죠. 김영하의 번역이 더 눈에 띄는 건 우리가 그의 문장이 더 익숙하기 때문일 겁니다. 만약 김욱동의 소설을 우리가 읽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번역도 우리에겐 MSG가 첨가됐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클 겁니다. 그래서 전 세 번역가 중 가장 자신에게 가장 잘 재밌다고 혹은 인상적이라고 느껴지는 번역본으로 읽는 것이 가장 적절한 선택이 아닐까 하네요. 사실 전 번역가에 따라 다르게 읽히는 지금 일련의 사태가 재밌기만 합니다. 현재까지 문학판에서 번역의 영역이 지금처럼 화두가 된 적이 없었으니까요. 지속적으로 생각되는 부분인 것이 김영하라는 작가는 참 문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줄 아는 스타작가임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전 김영하 버전에 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