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홍수에 두 번의 제방 유실 사고가 있었죠.

섬진강과 낙동강 유역에서 각각 발생했는데

4대강 사업 찬성론자들은 섬진강 제방 유실 사고가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제외되어 발생되었다고 주장을 하고 있고

4대강 사업 비판론자들은 낙동강 제방 유실 사고가 4대강 사업 때문에 발생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나는 매우 강경한 ‘4대강사업 반대론자’ 지만 위 두 주장 모두 틀리거나 정파적인 설레발이라고 생각합니다.


0.

일단 섬진강 제방 유실사고는 상류의 댐방류량이 적정 규정보다 많아 아래쪽에서 제방이 유실된 사고였고

낙동강 제방 유실사고의 경우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합천보의 방류량이 유입량보다 적으면서 보 상류의 제방 배수펌프시설과 제방 접합부에

수압이 과부하 걸리면서 제방이 유실 된 것으로 현재까지는 파악되고 있습니다.

두 경우는 완전히 정반대의 상황에서 제방 유실 사고가 난 것은 확실합니다. 


섬진강은 댐에서 방류한 수압을 하류의 제방이 이기지 못하여 발생한 사고이고 

낙동강은 보로 인하여 담수량이 많아지면서 보의 상류에 수압이 과부하 걸려 발생한 사고라는 것이죠.



1.

섬진강의 경우 수자원 공사에서는 댐 방류량이 적정치를 초과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담수률 75%를 유지한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는데

규정대로 한 것이고 하류쪽 홍수 피해를 유발한 다른 댐들에 비해 적은 담수량이기도 했지만 전례 없는 장기간의 장마와 폭우에 유연하게 대처했어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관계당국의 항변과 그에 대한 비판 모두 근거가 있습니다. 있는데....

그런데 문제는 ‘유례가 없는 이런 이상 기후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거에요.

수자원 공사의 댐 관리 매뉴얼이 이번 기회에 전면적인 검토와 개선이 필요할듯 보입니다.

아울러 댐의 하부의 제방구조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여 이번 정도의 홍수는 물론 더 큰 홍수를 감안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특히 공무원 조직의 느려터진 점검과 개선속도를 감안하면 지금 당장 시작해도 내년 여름을 대비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요. 서둘러야 합니다. 

  그것도 매우 강도 높은 경각심을 갖고


2. 

낙동강의 경우 한겨레는 ‘4대강 보’로 인한 제방 유실로 단정적인 기사를 내보냈는데

저 역시 매우 강경한 ‘4대강 비판론자’ 이지만 이 기사는 역시 한겨레 다운, 한겨레의 고질병인 ‘설레발’이자 허접한 ‘뇌피셜 기사’의 전형 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고가 난 곳의 자료를 보면 낙동강의 사고난 제방 자체는 섬진강 제방 보다 더 약하지는 않아보여요.  

문제는 배수펌프시설의 콘크리트 구조물과 제방 연결부분에 파이핑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인데 당초 설계당시보다 많은 물이 유입되면서 사고가 발생된 것이지

4대강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논리는 너무 성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낙동강 제방 유실 사고 역시 유례없는 폭우가 합천보의 방류 능력치를 초과하면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낙동강과 섬진강의 제방 유실 사고는 

다르면서도 비슷한 사고라는 것입니다.


3.

결국 낙동강이나 섬진강이나 4대강이 본질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어쩌면 문제의 본질은  기존의 통상적인 시간당 강우량을 전제로한 수자원 관리 매뉴얼이 ‘기후 위기’로 인하여 발생되는

호우에 대처하는데 문제가 있다는 점이 아닐까 하는 거에요.

이제 어떤 기상이변 현상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는 ‘기후위기’의 시대이니만큼, 기존의 매뉴얼을 전면 재검토하고 점검하고 보완해야 되지 않을까 합니다.


4.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과 홍수방지의 상관성에 대한 실증적 조사를 지시했다고 합니다. 

적절한 지시였고 지지합니다. 

이미 박근혜 정부 시절 감사원에서 4대강 사업은 홍수 방지 기대편익은 0 이라고 진작에 발표한 바가 있습니다.

다만 당시 감사원의 발표는 이론적인 추정이었고 반면 문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그야말로 기록적인 강수량에 따라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에 미치는 효과를 ‘실증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론 실증적 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4대강 찬성론자들이 개구라 + 헛소리를 멈출리는 없겠지만  

다시는 그런 바보같은 일에 천문학적인 돈을 날리고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집단 학습하는 기회는 되리라 생각합니다.

적어도 지금 당장 4대강과 홍수피해를 정파적으로 아전인수격으로 단정하는 쓰잘대기 없는 짓은 멈추도록 하는 효과는 있을것입니다.


5.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갔으면 합니다. 

이 와중에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공유하여 환경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 거창한 것까지 바라는건 아닙니다.

앞으로도 기후위기에 따른 자연 재해의 양상은 전례가 없을 것이니 기존의 수자원 관리 대응 매뉴얼을 전면적으로 손을 봐야 합니다.

적어도 이 정도는 해야죠.


이번에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보상의 기준은 15년 만에 손을 대어 현실화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정부가  이번참에 수자원 ‘안전’ 기준을 ‘시대보정’하여 개선하기를 기대합니다.


이번에 수해를 당한 사람들과 동물들이 너무 많고 그 참상이 보기 너무 괴롭더군요. 

피해복구와 보상은 물론이고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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