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8 봤는데...

2024.03.05 19:27

돌도끼 조회 수:220

2019년에 나온 캐나다 영화ㅂ니다.
한국엔 2020년에 개봉했다고 합니다. 극장에 걸린 걸 본 기억은 없지만...


이유는 모르겠지만 초능력자들이 막 생겨났답니다.
정부는 이들을 고용해서 신도시 건설에 이용해먹습니다.
글고 건설 끝나자 팽해버려요.
그래서 초능력자들은 하층민이 되어 차별받으며 비참하게 살아가게 됩니다.

정부가 초능력자를 경계해서 차별한다는 이야기야 엑스멘에서 지겹도록 한겁니다만...
이 영화가 색다른 점이 있다면 슈퍼히어로의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스판쫄쫄이를 입고 폼나게 악을 물리치며 사람들의 환호를 받는게 아니라, 하루하루 벌어먹는 일용직 하층민으로 전락한다면 어땠을까...하고 비틀어보는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원래 단편으로 먼저 만들고 크라우드펀딩 받아서 장편으로 확장했다고 합니다.(크레딧에 2000명이 넘는 후원자들 이름이 나와서 규모도 그렇게 크지 않은 영화가 메이저 블록버스터급으로 엔드 크레딧이 깁니다)
그 단편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단편이야 튀는 아이디어 하나만 가지고도 만들 수 있죠.
하지만 장편 SF를 만들려면 그 아이디어가 제대로 살 수 있는 세계관을 만들어야죠.

손에서 번개, 화염이 나가고, 염동력을 사용하고, 총알도 안들어가게 몸을 강화시킬 수 있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고, 어떤 병도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니, 이런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겨우 노가다로 써먹는다는게 말이 되냐구요.

이들이 팽당하게된 건 기술이 발전되어 기계로 대체되었기 때문이라고 오프닝 나레이션은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위에서 말한 능력들이 전부 기계로 가능하게 되었다는 말일테고, 그럼 기술문명이 엄청나게 진보했겠죠.
그치만 영화가 보여주는 세상은 현재 우리 사는 세상과 다를 게 하나도 없습니다. 현재에는 없는 기계라면 (별로 성능이 좋아보이지도 않는) 경찰 로봇 정도밖에 없습니다. 초능력을 대체하고 있다는 기술이 보이지 않습니다. 애초에 위에 열거한 저런 능력들이 기계로 간단히 대체될 수는 있는 것들일까요? (뭐 돈이 없어서 기술발전을 묘사하지 못한 거라면 이해는 되지만...)

능력의 종류에 따라서 특별관리를 하거나 적극적으로 이용해야하는(치유능력 같은거) 사람들도 있을텐데 그냥 모두를 똑같이 취급해서 방치하고 차별대우하는 것만 보여줘요. 그렇게 하려면 애초에 영화속 초능력의 범위를 적절한 선에서 제한했어야겠죠. 대체가능하고 관리가능한 선에서...(다양한 초능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구야 이해가 되지만...)

'슈퍼히어로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하층민으로 차별받고 사는 사회는 어떨까?'라는게 이 영화의 튀는 아이디어였다고 한다면, 그 아이디어가 구체화되는 디테일이 부족하고, 그래서 보여주는 세계가 믿음직하지 못합니다.

괜찮다 싶은 아이디어 하나로 밀어부치긴 했는데 장편영화를 꾸려가기엔 디테일한 상상력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 영화의 SF적인 상상력은 거의가 다른데서 빌려온 것들입니다. 이런 저런 초능력들도 이미 다 본 것들이고, 비주얼도 다 어디선가 본듯한 것들...
그니까 만든 사람들의 상상력이 너무 빈곤한 영화였습니다.

그래도 뭐 큰돈 안들이고 만든 영화치고는 꽤 잘빠진 편이고, 저 믿기 힘든 세계관을 믿는 셈 치고 넘어간다면(믿기 힘든 세계라 해도 믿어줘야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영화가 이거 하나뿐인 것도 아니고요ㅎㅎ), 하이스트 범죄물에 초능력 액션을 섞은 영화입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습니다. 제작진이 아주 무능력했던건 또 아닌 것 같지만... 그냥 SF쪽의 상상력은 부족했던 듯.......




나름 흥했는지 넷플릭스에서 제작비 대서 만든 2편이 몇일전에 나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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