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렇습니다. 민족의 명절 대학수학능력평가 전야입니다. 근데 쌩뚱맞게도 제가 설레고(?) 있네요.

왜냐면 드디어 교육청에게 제 늘금을 인정 받아 감독에서 빠졌거든요.

정확히는 예비 감독이 되었구요. 그래서 내일 집에 있을 예정이긴 한데 뭔가 문제가 생기면 소환되는 자리이고 제가 순번 1번이에요.

아마도 내일 아침 여덟시 근처쯤 되면 안심할 수 있겠습니다만. 음...

오늘 저와 함께 예비 감독이신 분들과 '핸드폰 끄고 잘래요 ㅋㅋ' 라고 웃으며 헤어졌는데요. 음...


진짜로 그래볼까요? ㅋㅋㅋ



2. 

딸래미가 요즘 오빠가 가끔 그림 없는 책들을 읽는 걸 보고 경쟁심이 생겼는지 본인도 그런 책을 한 권 골라잡더라구요.

선정된 책은 엄마 픽이었던 '작은 아씨들' 이었는데요. 이틀 동안 나름 진지하게 들여다보더니 결국 다 봤다고 자랑을 하더라구요.

그런데 좀 미심쩍어서 대화를 나눠 보았죠. 


재밌었어?

네.

누가 가장 좋아?

베스요!

근데 그럼 너무 슬프지 않아? 베스 죽잖아.

안 죽는데요?

죽는데?

안 죽어요? 죽은 것 같다가 살아나서 아빠랑 엄마랑 행복하게 사는데요?

?????


그래서 '똑바로 안 읽냐?'며 장난스럽게 놀리면서 재우고. 책을 가져다가 확인해 봤는데...


안 죽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럼 조이 트리비아니가 경악했던 그건 대체 뭔데??? 하고 확인을 해 보니...

1권 2권으로 나뉘어져 있고 2권에서 죽는 거였나 봅니다. 1권 마지막은 정말 딸 얘기처럼 해피엔딩 흉내를 내더라구요.


그리고 그래서 깨달았죠. 분명 저는 한 권으로 그 이야기를 다 봤는데, 제가 봤던 책이 (흐릿한 기억이지만) 딸이 읽은 책보다 두껍지 않았어요.

아마도 제가 어린이용 축약본 비슷한 걸로 읽었나 봅니다. 허허. 그런 주제에 감히 열심히 읽은 자에게 태클을... ㅠㅜ


다음 날 딸에게 '니가 맞아. 베스 안 죽더라. 잘 읽었어!' 하고는 더 이상 설명은 안 해줬습니다.

굳이 집요하게 스포일링할 필요도 없고. 어쨌든 딸 마음 속의 해피엔딩을 굳이 깨버릴 필요도 없겠고. 언젠간 본인 스스로 알게 되겠죠.



3.

직장에서 젊은 동료와 대화를 나누는데 그 쪽에서 '라스트 크리스마스' 얘길 꺼냈거든요.

문득 호기심이 생겨서 "쌤은 그 노랠 무슨 버전으로 처음 접하셨어요?"라고 물었는데요.


...버전이요?

아... 아니에요. ㅋㅋㅋㅋ 쌤도 아리아나 그란데 노래로 알고 계신가 보네요.

궁금한데요. 무슨 버전이 있는데요.

에... 그러니까 왬이라든가...

왬이 뭐에요? 사람 이름인가요?

아니 뭐 혹시 조지 마이클이라고...

그게 누군데요?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렇죠. 제가 잘못한 겁니다. ㅋㅋㅋㅋ

비슷하게 또 얼마 전엔 학생들이 운동회 중간에 갑자기 '뜨거운 안녕' 떼창을 하고 있는 걸 신기하게 보고선 물어봤거든요. 그 노랠 어떻게 아냐고.

알고 보니 싸이가 성시경을 데려다가 리메이크를 했었더라구요. 허허. 당연한 것이, 애들은 유희열은 알아도 토이는 모르니까요.

하지만 학생도 아니고 동료가 이제 왬을 모르는 시절이라니 그건 좀... ㅠㅜ



4.

그래서 이제 올해가 한 달 반 밖에 안 남았어요.

직장에서 참 좋은 사람들 만나서 즐겁게 지낸 한 해였습니다만.

그래서 더 아쉽기도 하네요. 방학이 오는 건 좋지만 올해는 몇 달 더 있었어도 좋았을 것 같은데. ㅋㅋ

그렇게 내심 아쉬워하다가 직장에서 동료분들이 똑같은 말을 하시는 걸 듣고 참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흑흑.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뭐 남은 한 달 남짓이라도 즐겁게 지내고 뜨겁게 안녕 해야겠죠.

아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해가 될 것 같아요.



5.

그래서 홍대 원빈(이었던) 이지형이 부릅니다.



토이 노래 중에 좋아하는 곡은 있었어도 앨범을 통으로 좋아했던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 앨범은 참 열심히 들었던 추억이 있어요.

여기 수록된 윤하의 '오늘 서울은 하루종일 맑음'도 참 명곡이라 생각하구요.

그러게 희열씨 왜 그러셨...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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