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멜로디이실 겁니다.  "The End of the World"로 잘 알려진 Skeeter Davis가 Bobby Bare라는 남성 컨츄리 가수와 듀엣으로 부른 "A Dear John Letter"라는 노래입니다. 군대간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우울한 내용이지만 나름 흥겨운 리듬인데다 무덤덤한 Skeeter의 창법이 어우러져 뭔가 부조화스런 분위기도 풍기고 있습니다.  

 
사실 아래에 덧붙인 번안곡을 먼저 접했기 때문에 저역시 이 노래의 내용을 잘못 알고 있었는데... 유투브를 검색하다 가사를 살펴보니 전쟁터에 나간 애인을 차는 것도 모자라 ***와 결혼한다는 사실을 통보하는 무시무시한 내용이군요. 알고보니 유래가 있답니다.
 
'A Dear John Letter’는 사랑하던 사람과의 결별을 전하는 절교의 편지를 노래했다. 이 노래는 1949년에 빌리 버턴에 의해 캘리포니아 베이커스필드 에서 만들어 진 센티멘털한 노래다. “Dear John Letter”라는 말은 제2차세계대전 와중에 군인들 사이에서는 ‘로맨스 관계의 청산을 알리는 절교편지’를 뜻하는 슬랭으로 쓰였다. 그리고 지금도 “Dear John”은 군복무중이거나 복역중인 남자에게 대하여, 여자가 절교를 알리는 슬랭으로 응용되고 있기도 하다.
글 : 김호심 - 가요 114 PD
 
제 2차 세계대전. 전쟁이 길어지면서 몇 년씩 해외에 나가 있는 미군이 많았고, 그러다 보니 그 사이에 변심하여 이별 편지를 보내는 여자친구들이 많았던 겁니다. 사랑이 식지 않았다면 My dearest John이나 Darling 또는 Honey 같은 좀 더 달짝지근한 호칭을 썼겠지만, 그만 헤어지자는 편지다 보니 다소 격식을 차려 Dear John... 이렇게 시작되는 편지를 썼던 거라고 하네요.
위 설명에도 나와 있듯이 원곡은 1949년에 만들어졌고, 50년대 초에 히트했는데... 1953년 한국전쟁의 종전을 앞당기는데 일조 했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Skeeter Davis의 곡은 1965년의 리메이크입니다.
 
이 노래의 국내 번안곡은 DJ 이종환이 썼다고 합니다. 80년대 초반 "꿈을먹는 젊은이" 등을 히트시켰던 남궁옥분의 데뷔음반에 수록되어 있고, 이종환은 직접 나레이션을 맡습니다. 제목은  "보고픈 내친구"
 
남궁옥분 1집 알게 될거야 / 보고픈 내친구 (1979)
 
1979년. 아직 유신의 서슬이 시퍼럴 때입니다. 대중가요는 일일이 검열을 당하던 시대였고요. 군대간 애인에게 이별을 통보한다는 내용으로는 결코 심의를 통과할 수 없을 것을 모두가 예감했고 이종환은 가사 내용을 정반대로 바꿔서 한국정서(?)와 사회적 분위기에 절묘하게 타협한 노래로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 노래 속에서 편지를 받는 군인은 고향에 두고온 여자친구로부터 수줍은 사랑고백을 받습니다. 게다가 '3년을 기다리겠다'는 다짐까지 있고보니 힘이 펄펄나서 군대생활을 하겠죠?
79년이면 사실 그리 옛날도 아닌데 편지를 보내는 여성은 20년대 독립군으로 나간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처럼 한껏 옛스런 말투로 이야기합니다.
전쟁터에서 애인에게 버림받는 군인들을 소재로 한, 그래서 약간은 반전 분위기도 나는 원곡이 완전히 건전가요처럼 내용이 바뀐 것이 아이러니한데...
사실 저는 남궁옥분 버전의 노래도 좋아합니다. 촌스럽지만 남성들의 환타지를 자극하는 부분이 좀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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