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일기...(미션)

2020.08.14 15:11

안유미 조회 수:267


 1.일어나서 바로 누구랑 만날 약속을 잡았어요. 만날 약속을 잡고...면도도 하고 씻고 하다가 보니 갑자기 몸상태가 너무 피곤하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됐어요. 상대가 남자라면 그냥 아무거나 주워입고 슬슬 나가서 같이 밥이나 먹으면 되는데 여자를 보러 가기엔 너무 배도 고프고 그래서요.


 그렇다고 식사를 하면 어제 마신 술 때문에 속이 뒤집어질 것 같기도 하고...하지만 배는 너무 고프고 게다가 몸도 피곤하고...이거 어쩌나 하다가 결국 다시 연락해서 약속을 취소했어요. '계속 사람을 만나야만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일어나자마자 괜히 아무나랑 약속을 잡은 것 같아요. 그냥 컴퓨터 앞에 앉아서 밀린 게임퀘스트 좀 하고 컴퓨터 앞에서 밥이나 먹으려고 앉았어요.



 2.하지만 앉아보니 조금 전에 양치를 한 것 때문에 맛있게 식사를 할 수가 없어서 20분쯤 기다리는 중이예요. 입안에 민트 냄새가 강하게 남아있으면 뭘 먹어봐야 맛을 못느끼니까요. 배고픔을 해결하려고 먹는 거긴 한데 그래도 식사는 즐거워야죠. 배는 고프지만 맛을 잘 느낄 수 있을 때까지 20분 정도는 기다릴 수 있어요. 



 3.휴...심심하네요. 사실 심심한 게 아니라 피곤한 거지만 그건 비슷한 점이 있어요. 피곤하면 밖에 나가거나 활동적인 움직임을 할 수 없기때문에 컴퓨터 앞에 가만히 있게 되거든요. 피곤하다는 건 물리적으로 지루함을 벗어날 수 없는 상태인 거죠.


 어쨌든 열심히 살아야죠. 빌어먹을. 여러분도 열심히 사셔야 해요.



 4.휴.



 5.문어발로 이것저것 해볼만한 걸 찾아보고 있는데 동화책도 시도해 볼까 해요. 사실 원래 계획대로 대학원에 갔다면 동화책을 그렸을 것 같거든요. 동화책 일러스트레이션이라는 커리큘럼도 있었으니까요. 어쨌든 동화책이라. 어린이가 읽으면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성인이 읽으면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화책이 좋은 동화책이겠죠.



 6.심심하네요. 딱 두 시간 정도만 쉬고 나가야겠어요. 두 시간 후면 5시인데 아슬아슬하게 러시아워가 시작될 시간이거든요. 그 때는 나가야만 해요.


 여기서 세시간 쉬어버리면 러시아워 직격이라 나갈 수가 없기 때문에 또 다섯 시간 정도 뭉개게 될거거든요. 그럼 8시에야 움직이게 되고, 이동하는 시간...사우나 가는 시간 운동하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10시에야 활동을 개시할 수 있으니까요. 10시에 식사하고 그제서야 놀러갈 만한 곳을 찾아보려면 이미 늦어버리는 거고요. 5시부터는 움직이기 시작해야 해요.



 7.휴...열심히 살아야죠. 이 말을 너무 많이 하는 것 같겠지만 정말 그래요. 


 일을 해보니까 느끼는 건데, 차라리 일할 게 쌓여있으면 열심히 사는 게 그나마 쉬워요. 왜냐면 작업할 것들이나 작업할 도구가 그냥 눈앞에 놓여져 있는거잖아요? 좀 농땡이를 피우다가도 다시 정신차리고 바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거예요.


 그런데 오히려 일을 하지 않는 날...나가야 하는 날이 더 힘들어요. 잠깐 어물거리고 있으면 금방 오후가 지나가고 금방 어두워지고, 놀러갈 만한 곳들을 물색하는 것도 다 꼬여버리거든요. 일을 하지 않는 날을 열심히 보람차게 보내려면 점심 때부터 이런저런 계획을 세워둬야 해요. 왜냐면 일을 하는 것도 노는 것도 일종의 미션(mission)으로 대하게 되었으니까요. 이게 그렇거든요. 일을 했든 놀았든, 나중에 잘 했는가...효율적으로 했는가...좋은 아웃풋을 냈는가 같은 걸 따져보는 버릇이 들었어요. 심지어는 쉬는 것도요. 쉬고 난 다음에는 꼭 주어진 시간 안에서 최대한으로 회복을 많이 했는가...같은 걸 따져보게 돼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047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03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367
113312 소셜 미디어 염증 [6] 예상수 2020.09.03 770
113311 아델의 헤어스타일 [4] 사팍 2020.09.03 1007
113310 답답한 격리기간... [2] 안유미 2020.09.03 730
113309 [아마존 프라임] 더보이즈, 좋네요. [16] 노리 2020.09.02 958
113308 요즘 CGV에서 제일 처음 틀어준 광고 [3] 예상수 2020.09.02 693
113307 기적이네요! 제가 참여한 이혁의 장편 <연안부두>가 9월 4일 밤 12시 10분에 KBS 독립영화관에서 방영돼요! ^^ [14] crumley 2020.09.02 767
113306 9월이 오면 가끔영화 2020.09.02 280
113305 9월이군요 [10] 예상수 2020.09.02 731
113304 오늘의 일기...(운동효과, 상기와 깨달음) [1] 안유미 2020.09.02 472
113303 방탄소년단 소식을 접하며 [10] 어디로갈까 2020.09.01 1403
113302 홍지승은 누구 딸? [8] 사팍 2020.09.01 1082
113301 [초단문바낭] 방탄의 빌보드 1위... 때문에 떠오른 위험한 뻘생각 [9] 로이배티 2020.09.01 1199
113300 메시와 바르샤 [18] daviddain 2020.09.01 565
113299 최근에 읽은 책들 [6] 칼리토 2020.09.01 693
113298 어몽어스 플레이 후기 [5] 예상수 2020.09.01 540
113297 진영간 방역에 대한 태도의 차이 feat. 기독교는 왜? [16] ssoboo 2020.09.01 1351
113296 테넷, 전작들 보다는 못하네요. [4] 노리 2020.08.31 947
113295 아쉬운 하루...산책 계획 [1] 안유미 2020.08.31 370
113294 (나 역시) 1호가 될 순 없어 / 연습실에서 울다 [24] Koudelka 2020.08.31 1379
113293 알랭 들롱 [14] daviddain 2020.08.31 219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