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평범하게 자란 30대 남잔데요. 학교 다닐 때는 공부와 세미나만 주로 했고요. 성적을 잘받기 위한 공부는 아니었고 인문학쪽에 관심이 많아서 남들이 몰라줘도 개인적인 만족감으로 열심히 했었죠.

고등학교 때 애니메이션 같은 것들도 에반게리온이나 카드캡쳐 사쿠라 같은 건 여러번 봤지만 빠지진 않았어요. 그래서 딱히 덕후라고까지 할 정도는 아니었고.. 또 평균적인 사람들보다는 영화를 많이 보는 축에 속하지만 1년에 100편 정도만 보고 그렇게 많이 보는 편도 아닙니다.

친구는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니지만 적당히 있고 그렇게 어둡거나 내향적인 취향도 아니고요.

그런데 최근에 발견하게 된 것이 제가 폐허 덕후적인 기질이 있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거주자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시민아파트를 직접 봤을 때나 곤지암 정신병원, 일본 하지마 섬같은 약간 옛날 흔적이 있는 곳을 보면 너무나 흥분이 됩니다.. 경치 좋은 관광지같은 곳을 가면 '와 멋지다' 이런 생각이 들 뿐이지만, 폐허를 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에 그로기 상태에 빠진다고나 할까요..

이게 흉가 공포체험하고는 약간 다른 게 두려움을 일부러 느끼기 위해 그런 걸 찾아보는게 아니라, 처음 봤을 땐 정말 흥분이 되고 계속 있으면 마음에 안정감까지 느끼게 된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올해는 바빠서 못했지만 내년엔 주말마다 국내 폐허 답사까지 다닐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근데 제 고민은 이런 취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라는 겁니다. 전 여친하도고 이런 취향 때문에 충돌이 좀 있었고 여행을 가든 뭘 하든 여친 취향에 맞춰주느라 저는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전 제가 비정상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제 성격의 어떤 나쁜 점이 이런 취향을 야기하지 않았나하는 걱정도 들고요. 그래서 요즘엔 정말 죽을 때까지 혼자 살아야 하나 그런 고민도 듭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7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5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45
112822 [무플예상] 아기들은 왜 일어서려고 하는 걸까요? [30] 다있다그러네 2011.06.15 3990
112821 몇가지 영국 드라마계 소식 : 셜록, 더 폴, 벤 휘쇼 [12] 레사 2013.05.29 3990
112820 [인생은 아름다워] 쓸데없이 진지하게 살펴보기 [3] 화기치상 2010.09.13 3990
112819 강아지가 억울한 표정짓는 거 보셨나요? [5] 푸른새벽 2010.09.08 3990
112818 놀러와를 보는데 [6] 라인하르트백작 2010.08.31 3990
112817 임재범씨의 빈잔과 여러분의 편곡을 한 하광훈씨의 블로그입니다. [4] 필수요소 2011.05.22 3990
112816 일베유저와 생활할 수 있으신가요? [35] 게롤 2014.11.19 3989
112815 흡연자들의 흔한 착각 [16] egoist 2013.03.26 3989
112814 스타벅스 캔커피의 미스테리... [11] 도야지 2013.01.13 3989
112813 두눈뜨고 위내시경 받은 자의 체험수기.. [17] 호롤롤롤 2012.09.26 3989
112812 듀게에서 가끔씩 느끼는 불편한 점이.. [4] 쿠란다멍뭉이 2012.07.18 3989
112811 [잡담] 저는 먹는 즐거움이 너무나 커요. 혹시 저 같은 분? 부페 이야기. [19] 시간초과 2011.08.09 3989
112810 임재범 일밤에 돌아오네요. [15] 자본주의의돼지 2011.08.05 3989
112809 최사 최고의 캐스팅 [9] 크라피카 2011.06.16 3989
112808 완벽한 고시원 발견. [4] frolic welcome 2011.06.19 3989
112807 직장 얘기 나와서 한 마디 더... 사무실에 짜증나는 직원 있나요? [15] langray 2011.04.26 3989
112806 인셉션을 보고 눈물이 나오네요 (스포일러 없음) [6] 코그니션 2010.07.19 3989
112805 오늘 저녁 식단 - 팟타이, 오징어양념구이, 연어무순쌈 [6] 세호 2010.08.21 3989
112804 드라마 도깨비의 공유가 팬카페에 게시한 글 전문 [10] Bigcat 2017.01.24 3988
» 제가 폐허 취향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23] CsOAEA 2014.12.25 3988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