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들의 흔한 착각

2013.03.26 23:36

egoist 조회 수:3989

제 주변 흡연자들을 보았을 때, 그들 중 제법 많은 비율의 사람들이 비흡연자들이 담배연기를 단순히 싫어하거나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즉 담배연기를 싫어하는 것이 발암물질 같은 막연한 이유로 간접흡연의 개념을 불쾌해 하는, 병적인 결벽증 내지는 자기애를 지닌 사람들의 특성이라고 믿는 그런 느낌.

 

그런데 물론 불쾌함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비흡연자들 중 민감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담배연기에 의해 목이 아픈 것은 물론이고 두통이 오기까지 합니다.

또한 호흡기가 약하거나 호흡기쪽에 만성질환이 있는, 예컨데 저처럼 기관지염을 달고 사는 사람의 경우 담배연기가 자욱한 곳에 있으면 정도에 따라, 그리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목이 막히면서 기침이 나는 것은 물론이고 구토 증세가 오고 열이 나기도 합니다. 기관지염이 도져 결국 병원에 다녀야 할때도 있고 말이죠.

 

결국 여럿이 모여있는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를 피는 사람들에 의해 사람들이 받을 수 있는 피해는 단순 불쾌감이나 기분이 나쁘다 정도가 아니라, 심하면 며칠간 기침과 발열 등으로 고통스러워하고 기관지염으로 켁켁거리느라 밤에 잠도 제대로 못자고 그런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천식 환자들의 경우는 뭐 더 말할 필요도 없고 말이죠. 때문에 저는 작은 규모의 술집이나 치킨집처럼 금연 구역이 아닌 곳들은 어쩔 수 업이 피해 다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특성상 사람들이랑 어울리려면 어쩔 수 없이 술자리 같은데 동석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문제는 좀 자제를 하거나 밖에서 피워달라고 말을 하면 화내거나 짜증을 내는 인간들이 워낙 많다는 것입니다. 결국 선택은 아픈거 감내하고 술자리의 담배연기를 억지로 버티거나, 아니면 사교를 포기하고 그냥 술자리를 전부 스킵하거나가 되어버리는 것인데 저의 경우는 인간관계를 일부 포기하면서 되도록 술자리를 가지 않는 쪽으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럴때 정말 짜증이 나는게, 흡연자들이 담배를 자제하거나 나가서 피워 주기만 해도 제가 어쩔 수 없이 술자리를 피하느라 사교적으로 소외되는 결과는 없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아, 물론 사실 흡연자들 중에서도 매너가 좋고 개념이 제대로 잡힌 사람들은 담배를 피워도 되는지 먼저 물어보고, 내키지 않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기꺼이 나가서 피고 옵니다.

아예 처음부터 비흡연자들 사이에서 담배를 피는게 실례라는 것이라 생각하고 묻지도 않고 나가서 피고 오는 사람들도 있고요.

 

하지만 누구나 아시다시피 많은 흡연자들은 여전히 술자리에 있어서는 묻지도 않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선 전혀 아무런 배려심 없이 뻑뻑 피워대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기에 대해 뭐라고 하면 담배를 피는 것이 자기 권리라느니 하면서 마치 자기와 술자리에 동석을 할려면 담비연기라는 사소한 불쾌함은 니가 참아야 되는거 아니냐는 태도를 보입니다.

 

물론 여기에 대한 저의 생각은 물론 정 반대로, 나와 동석을 할려면 담배를 잠시 참거나 밖에서 피고 오는 정도의 배려는 가져 달라는 것이지만 매번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귀찮고, 기껏말해봐야 성격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비추어지고 말기 때문에 차라리 술자리를 피하게 되는 것인데, 저도 당연히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음에도 남에 대한 배려심이란 전혀 없는 지랄같은 흡연자 몇몇때문에 자리에 끼지 못하는 것이다 보니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죠.

 

며칠 전에도 부득이하게 술자리에 끼었다가 옆자리 사람이 담배를 꺼내들어서 나가서 피면 안되겠냐고 하니 싫다고, 여긴 금연술집이 아니니까 담배를 피는건 자기 권리라면서 자기는 그냥 핀다고 담배에 불을 붙이고 뻐끔거리더군요. 순간 담배를 빼서 던져버릴까 하다가 그러면 싸움 날거 같아서 말 없이 일어서서 나와서 집으로 와버렸습니다. 모르죠, 저 가고 나서 속 좁다 까칠하다 욕을 했을지, 분위기 깨고 흥 깬다고 뭐라 했을지. 하지만 저딴 인간들 상대하는것도 너무 이제 너무 피곤하고, 그 자리에 계속 있어봐야 불쾌하기만 하고 목 아프고 기침 나는걸 내가 뭐 좋다고 있는가 싶더라구요.

 

이건 기본적으로 배려심의 문제인데, 우리나라는 술자리에선 당연히 담배를 피우는 것을 비흡연자들이 배려해 줘야 한다는 듯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고 흡연자가 나머지 사람들을 배려해 줘야 한다는 인식은 잘 못하는 듯 하다는 느낌을 항상 받게 됩니다. 그런 문화 덕에 남들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심도 없는 인간들을 배려하기 위해 내가 신체적인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현실이 참 싫고, 그래서 흡연자들에게 실내흡연 자제를 요청하느라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인식되는것도 싫고...그냥 결론은 싫어요, 그 일부 인간들의 배려심 없음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37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42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1740
112840 [약스포] 근황, 올드 가드 [2] 칼리토 2020.07.17 513
112839 <미저리> 보고 왔습니다 [6] Sonny 2020.07.17 621
112838 오늘의 일기...(건강) [1] 안유미 2020.07.17 318
112837 저두 올드 가드 봤어요 [4] 노리 2020.07.17 614
112836 두려움을 모르는, 용감한 사람들과 [4] 타락씨 2020.07.16 754
112835 연세대 개교이래 첫 종합감사 결과 발표…교수 85명 무더기 징계 [7] SykesWylde 2020.07.16 1073
112834 무죄 확정받은 이재명, 김상조 + 홍남기의 한국형 뉴딜 그리고 부동산 대책 [7] ssoboo 2020.07.16 1104
112833 불황임에도 오르고 있는 것들을 체감하는 중 [12] 예상수 2020.07.16 1255
112832 조삼모사가 아닌 조사모삼이라 그나마... [3] 왜냐하면 2020.07.16 642
112831 [넷플릭스바낭] 한국산 10대 호러(?) 앤솔로지, '악몽선생'을 봤습니다 [8] 로이배티 2020.07.16 683
112830 반티가 뭔지 학부모님만 알듯 [5] 가끔영화 2020.07.16 559
112829 골고루 쏟아지는 2차가해 [48] 메피스토 2020.07.15 2183
112828 김봉곤의 소설을 읽고서..추천해주세요... [4] SykesWylde 2020.07.15 950
112827 그런데 박원순이야 친노 친문들한테도 인기없고 여권지지자들한테도 인기 없는데 [11] 잘살아보세~ 2020.07.15 1575
112826 [바낭] 피해호소인, 민주당, 미통당... [2] 가라 2020.07.15 895
112825 재회와 갱신, 상냥함과 친절함, 작가의 꿈 [1] 안유미 2020.07.15 511
112824 펜스룰, 상관관계와 인과관계 [35] Sonny 2020.07.15 1360
112823 해결의 의지가 없는 더민주 [6] Sonny 2020.07.15 917
112822 위키드 라이센 공연 오디션 떴네요 어휴..이게 몇년만인지 [4] 얃옹이 2020.07.15 438
112821 스마트폰으로 영상 찍을때 쓸 붐마이크 좀 추천해주세요 [2] 하마사탕 2020.07.15 52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