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 공포증, 광장 공포증, 심지어 광대 clown 공포증 (Coulrophobia) 이나  조류 공포증 (Ornithophobia) 등등, 여러 종류의 공포증이 있겠지만,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일명 땡땡이 공포증 (Trypophobia) 입니다. 

작은 구명들이 규칙적(또는 불규칙적)으로 모여있는 것을 보았을 때 느끼는 불편함이랄까.

네, 공포라기보다는 역겨움에 가까운 느낌인데요. 듀게에도 심심치않게 자주 올라오는 주제입니다.

몇년전 각종 게시판을 휩쓸었던 '연꽃 소녀' 이미지나 '제비집 손가락' 짤방을 보시면 이 느낌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체감하실 수있습니다 (차마 여기 올리지는 못한다는... -..-).

 

저의 경험을 소개하자면,

기숙사에 혼자 살고있었는데 무심코 어느날 밤 창문을 바라보다 소스라치게 놀란 적이 있습니다.

오랜지 (아니, 황금빛...) 색의 작은 점들이 아주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창문에 붙어있는 것을 본거지요.

이성적으로는 이것이 어떤 곤충의 알이고 제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며칠동안 속이 좋지않더군요. 그때 이런 종류의 공포감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곽재식님의 도시 괴담 시리즈에도 이와 같은 공포에 대한 변종형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에는 trypophobia 를 위한 그룹도 형성되어있고, 이것과 관련된 심리 치료도 존재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불규칙한 구명의 배열보다는, 비대칭형으로 규칙적인 (그러므로 아주 촘촘한) 구명의 배열이 더 강한 역겨움을 불러일으키는 듯합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이것이 보편적인 역겨움인지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아니면  몇몇의 개인에게 국한된 느낌인지입니다. 

그 사진을 보고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분들도 보았으니까요.  

 

또 하나 궁금한 것은 이와 같은 공포의 심리적 기제입니다.  왜 공포를 느끼는 것일까요?

칠판에 분필, 또는 손톱이 치익 긁힐 때 나는 소리에 다해 몸서리 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은 존재하는데 말입니다

 (이건,  이 소리가 영장류, 특히 유인원들이 적을 발견했을 때 내는 초고음의 경보 소리와 유사한 점에서 이유를 찾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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