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1 03:41
아래에 영어유치원 글이 올라왔는데, 대부분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계시네요.
저 역시 어린애들을 향한 요즈음의 영어 광풍이 무섭다고 생각하고, 아래 여러 분들이 지적하신 영어유치원의 부정적인 면에 대체로 동감하는 편입니다.
그 중에는 금전적인 부분도 꽤 커요. 만일 제가 무한정의 재화를 가지고 있어서 영어유치원을 보내더라도 경제적인 부담이 전혀 없다면 어쩌면 영어유치원을 택할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녀의 영어교육은 어떻게 시켜야할까요?
전 제 자녀에게 다른 공부나 기타 활동에 대해선 극성으로 교육시킬 생각이 없지만, 영어교육 만큼은 적극적으로 노력해보고 싶어요.
가장 큰 이유는 일단 제 개인적인 경험이 큽니다.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유학을 다녀왔거든요. 영어 때문에 너무너무 고생했습니다.
나름 외고 출신에, 상위권 대학에, 영어를 꽤 많이 접한 편이었는데도 미국에서 자존감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영어 때문에 문제가 많았어요.
어찌어찌 학점은 다 좋게 받았지만(페이퍼를 잘 쓰고 - 당연히 시간은 엄청나게 소요됩니다 - 교정을 받으면 되니까요 - 돈이 상당히 들었죠 -), 아직도 영어에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제 주위에도 외국에 한 번도 안 갔는데도 영어를 잘 하는 친구들도 없진 않고, 미국에 와서 빠른 속도로 영어가 늘어서 매우 즐겁게 지내는 친구들도 몇몇 봤어요.
하지만 영어 때문에 고생한 유학생 친구들이 훨씬 더 많은건 사실입니다. 다들 '내 자녀에겐 이런 고통을 안겨주지 않으리라' 이런 말을 했죠.
제가 개인적인 유학 경험을 하나의 이유로 들었지만, 좀더 일반적인 상황을 보자면 영어를 잘 하면 취직이나 직장 생활 등에서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지는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아요.
전 제 자녀에게 어느 정도 수준의 영어교육을 시키고 싶냐하면
네이티브만큼은 힘들겠지만, 영어에 두려움이 없고 기본적인 의사소통 정도를 하며 대학생 정도(또는 대학 졸업 이후일수도 있죠)에 미국에 갔을 때
기본기가 갖춰져서 그 위에 탑을 쌓기 수월한 정도의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해 주고 싶습니다.
물론 중고등학교때 영어를 어느정도 할 것인가는 본인 노력 여하에 달렸을거예요.
그렇지만 유치원 초등학교 때 제가 영어와의 만남을 어떻게 만들어주어야 할 지, 영어교육을 어떻게 이끌어야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영어유치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영어 dvd, 책 등에 대한 노출빈도만 높이면 되는건지... 어렵네요.
이렇게 생각하다보면 그냥 영어유치원에 보내는게 무난한 답인가 싶기도 하고요. 여러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말이지요.
2012.11.21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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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21 16:25
평생 학교에서 배운거 말고는 남들 다 하는 토플이니 토익같은 것도 공부해본 일 없습니다. 직장생활 하다가 무료해져서 어느날 때려치우고 놀러나 가자~ 하고 미국에 갔다가 우연찮게 어학연수학원(?) 같은데 등록, 꼴랑 3개월 배웠습니다. 제가 지내던 곳이 마음에 들어 이후 1년여를 더 살았는데 초반에 3개월 배운걸로 다 되더라구요. 물론 학교공부에서 쓰이는 고급영어와는 질적으로 다른 수준이지만 재밌고 괜찮다고 느꼈습니다. 한국로 돌아와 다시 직장다니는 지금도 그때 익힌 영어를 꽤 요긴하게 사용 중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제가 갖게 된 영어공부에 대한 선입견이 한 가지 있는데, 한국어 잘하면 영어 배우기도 쉽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굳이어릴적부터 영어를 배워야 할 필요성을 못 느껴요. 한국어 공부 열심히 해두면 커서 영어 공부도 쉬워지는구나 ... 라고 생각하니까요.
아울러 영어유치원의 효용에 대해서도 극히 의구심이 많은데요, 언급하신 이전 글의 댓글들을 아직 보지못했지만 아마도 유사한 의견이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어유치원에서 배운거 오래 못가요. 길게 가야 초등학교 고학년까지가 아닌가 싶고, 그 이후로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이 영어로 되어야하죠. 근데 "생활이 영어로" 되는 환경을 유지할만큼 부유하진 못하거든요 제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