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라마 보는 데 번아웃이 와서 뭘 봐도 흥미가 없는 시절입니다. 하지만  밥먹을 때나 머리 말릴 때 등등의 시간에 볼거리는 또 있어야겠더군요. 드라마가 딱 좋은데 환타지나 SF물은 더이상 볼 게 없고, 브레이킹 배드 류의 흑화하는 범죄물은 싫고, 떡밥이 너무 난무하는 것도 싫으며, 느린 호흡도 싫고, 너무 폭력적이거나 엽기적이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잔잔한 일상물도 안되고, 감정이입이 어려운 캐릭터도 싫고(이런 이유로 오뉴블은 진도가 안나가더군요), 애니 시리즈와 시트콤은 패스. 하이틴물과 시대물은 사절, 법정물이나 스릴러라도 엄근진 드라마는 사양. 아, 뭘보지??


넷플에는 더이상 땡기는 게 없어 아마존으로 옮겼습니다. 여전히 컨텐츠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이지만 낯선 것들이 눈에 띠네요. 평이 좋은 보슈를 볼까 하다가 저스티파이드를 픽. IMDB 평점이 좋더라구요. 아마존 리스트 화면에서 바로 평점을 보여줘서 편리하네요.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는 아닙니다. 과거 FX 채널에서 방영하고 종영된 시리즈에요. 엘모어 레너드의 소설 속 캐릭터를 극화한 거라고 하네요. (레너드는 드라마 제작자로도 관여).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나오는 주인공이 좀 걸려서 다소 의심스런(?) 시선으로 첫 화를 보았는데, 괜찮습니다. 다행히도 폼잡는 마초 배드애스 캐릭터는 아니더군요. 번 노티스의 마이클 웨스턴과 좀 비슷합니다. 


웨스턴의 맥가이버 속성대신 총잡이 툴을 주고 카우보이 모자를 입힌 캐릭터에요.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란 설정도 유사하고요. 힘 뺀 담백한 허세 캐릭터라고 해야 하나. 수다스럽지는 않지만 은근 말빨 좋고, 고상한 취향과 교양이 넘치지는 않아도 상식과 연민을 갖춘 인물입니다. 시니컬한 사람인 건 맞는데 대놓고 시니컬, 혹은 히스테릭 속성도 없고요. 자기 성질을 못이기는 고집불통 독고다이도 아니고. 킹왕짱 나 잘났음 뿜뿜 캐릭터도 또 아니구요. 평범한 듯 한데 생각보다 흔히 접하는 캐릭터는 아니라고 보심 됩니다. 친구되면 좋겠단 생각이 드는 주인공이랄까. 


주연인 티모시 올리펀트의 과잉되지 않은 연기 톤도 이러한 캐릭터에 한 몫하는 것 같습니다. 히트맨이란 영화로도 알려져 있던데 영화는 안봐서 모르겠고, 스틸 이미지를 보니 서양남도 민머리가 어울리는 사람은 따로 있구나란 생각만; 


시즌1 중반 좀 넘어 보고 있는데 괜찮네요. 에피소드 하나당 이야기 하나. 거대 떡밥은 없고, 켄터키주 할렌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 해결+주변 인간군상극의 내용입니다. 남녀 조연 캐릭터도 괜찮구요.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남편을 총으로 쏴버린 여성 레귤러 캐릭터가 나오는데 나름 당차고 자기 욕망에 충실하게 잘 살아서 이것도 힐링 요소! 호흡이 너무 느리지 않으면서도 얼렁 다음 화를 보지 않고서는 못배기겠는 류의 전개도 아니기 때문에 짜투리 시간날 때 편안~하게, 그러나 적당한 흥미를 가지고 보기 좋은 드라마입니다. 시즌6까지 전편 올라와 있습니다. 야호! 근데 한글 자막 싱크가 종종 안맞는 경우가 있네요. 은근 자증. 


*


넷플에선 블랙리스트를 보고 있었는데 코로나때문에 시즌7 에피를 단축하고, 거기다 파이널 에피는 반절 넘게 애니로 처리한다는 소식이 있더군요. 계속 보고는 있지만서도 시즌8 오더 받은 게 사실 의아하고, 레딩턴 정체가지고도 참 오래 우려먹는구나 싶지만 여기까지 끌고온 게 대단하다 싶기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304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811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311
112815 [약간 위험한 바낭] 사내정치 관련 질문 보고 느낀 점 [2] no way 2010.11.29 1836
112814 밴드 오브 브라더스 7편 봤어요. [13] DJUNA 2010.11.29 2443
112813 내친김에 꼽아보는 밴드오브 브라더스의 로맨틱한 순간들. (스포일러?) [17] 룽게 2010.11.29 3886
112812 영배야 이리 하면 손 나간다~ [4] 자본주의의돼지 2010.11.29 3353
112811 여러 가지... [7] DJUNA 2010.11.29 3131
112810 내일 최고의 이벤트 바르샤 vs 레알 [4] 자본주의의돼지 2010.11.29 1489
112809 "대륙의 청춘불패" 이거 실존하는 프로그램 인건지? [2] mezq 2010.11.30 2108
112808 야식으로 뭘 먹지요. 후보 4가지 [18] One in a million 2010.11.30 2880
112807 놀러와 울엄마 특집 [11] 아이리스 2010.11.30 3865
112806 이경실이 조영남 윤여정을 다시 만나게 하고 싶다고 하네요 [20] ewf 2010.11.30 8646
112805 어빈 커쉬너 옹이 작고하셨군요 [2] hermes 2010.11.30 1573
112804 밤이면 밤마다를 보다가 [3] 메피스토 2010.11.30 1969
112803 차가운 밤 -바진, 장황 홍련 ost [7] jim 2010.11.30 1935
112802 포스터 몇 장 - Rabbit Hole, The King's Speech [2] mithrandir 2010.11.30 1987
112801 [음악] Hello, My Friend - Dj Sly version bialy 2010.11.30 1461
112800 [중앙일보] 작년에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다가 북이 상당한 원조를 요구해 무산됐다는군요. [14] nishi 2010.11.30 2951
112799 추운 날엔 역시 따뜻한 국물이 최고죠 (사진 많음) [11] 아침엔 인간 2010.11.30 3659
112798 황금가지 신간 정보 이영도, 스티븐 킹(에소릴의 드래곤이 수록된 [오늘의 장르문학], 스티븐 킹 장편 [언더 더 돔]) [4] 날개 2010.11.30 2615
112797 [듀나인] 나이키 광고를 찾아요 [3] 염맨 2010.11.30 1758
112796 [자동재생] 인셉션 아카펠라(?) 버전 [4] 01410 2010.11.30 199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