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2 16:04
대지진과 화산폭발로 인류가 반쯤 망해버린 2070년 미래. 폐허가 된 부산에서 마약을 팔며 살아가던 소녀 하진은 고래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 알게 된 외팔이 선장 백상원은 하진의 능력을 이용해 화산섬의 용암 속에 살고 있는 화산고래를 사냥하자고 제안합니다.
따라나선 하선은 그 화산고래가 백상원의 남편을 죽인 원수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요.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제작비 걱정을 하지 않고 이런 내용의 영화를 만들려면 아직은 애니메이션밖엔 답이 없지요. 말 그대로 영화를 위해
세상을 하나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 세계를 만들기 위해 특별히 새로운 논리나 아이디어를 도입한 건 아니지만 붕괴된 부산 시내는 인상적인
공간이고 용암 속을 헤엄치는 고래의 이미지는 그 이상으로 강렬합니다.
단지 이야기가 야심을 충분히 따라주지 않습니다. [백경]에서 따온 테마는 충분히 재활용될만 합니다. 하지만 이 설정에서 이야기를 풀면
아귀가 잘 맞지 않아요. [백경]에서 에이허브는 언제든지 모비딕과 만나 싸울 수 있지만 [화산고래]의 우주에서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요. 용암덩어리처럼 그냥 회피하면 그만인 대상인 겁니다. 당연히 이 소재로 복수 이야기를 만들면 내용이 헐거워지죠. 이 이외에도
세부묘사가 더 분명했다면 그리고 있는 세계가 더 그럴싸해졌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야기의 씨앗이 되는 심상만큼
뚜렷한 이야기 재료가 없어요.
감독은 앞으로도 디스토피아 부산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더군요. [화산고래]는 이 우주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단지 이 영화의 설정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자연스럽게 상상력과 디테일을 풀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5/09/22)
★★☆
기타등등
영화가 두 주인공의 디폴트 성을 무심하게 여성으로 잡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끌더군요.
감독: 박혜미, 배우: 이지숙, 김성인, 이영기, 김지형, 김민지, 박주광, 양영훈, 이정훈, 다른 제목: Crimson Whale,
Hancinema http://www.hancinema.net/korean_movie_The_Crimson_Whale.php
Naver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31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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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와 대화가 가능한 능력을 : 대화할 수 있는 (이 더 부드러울 것 같네요)
용암 속을 헤엄치는 고대의 이미지 : 고래
재활용될만 합니다. : 재활용될 만합니다.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