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안자랑입니다만, 타고나길 정이라곤 없는 여자라서 연락 안 하고 사람 안 보고 이런 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관계에 대한 아쉬움이나 간절함도 적은 편이죠. 당연하게도 친구 정말 몇 없습니다( ..)

 

   두 달 정도 연락을 안 하면 핸드폰 연락처를 지우곤 하는데, 오늘 카톡에 친구추천이 뜹니다. 보니까 한떄

되게 친하게 붙어다녔던 대학 선배언니예요. 09년에 워낙 개인사에 파란이 많았고 독립하고 일하느라 연락할 겨를이

없다 보니 어느새 저 혼자 정리한 듯합니다;; 이름 보니 반갑길래 카톡 등록해서 안부인사 했더니 바로 문자옵니다.

 

'솔직히 말해 너 내번호 지운거냐. 아이팟에 너 하도 안뜨길래 내가 손수 번호등록하니까 연락오누만ㅋㅋ'

 

  모, 몬가...저렇게 솔직하게 대놓고 물어주시니 민망하기도 하고..(북북) 돌이켜보니 9년 베프도 한순간, 쏠메

운운하던 고등학교 동창도 하루 다투고 한순간, 초등학교 때부터 쭉 챙겨주던 동창도 한순간, 제가 끊어버린

사람들이 하나 둘 떠오르는군요. 새삼 그들과의 관계가 필요하거나 아쉬워서가 아니라 내가 다르게 했더라면 그런 식으로

연락이 끊기지는 않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근데 금세 생각이 바뀌어요. 안 끊기고 옆에 있었더라도, 결국

뭐든 주고받을 것이 있는 관계라면 내가 그렇게 연락을 끊었다고 쉬이 끊기거나 옆에서 없어지거나 그러진 않았을

거란 쪽으로. 물론 다들 잘 살길 바랍니다(되게 형식적 덧붙임같다;;).

 

  제가 이런 여자인 걸 뼛속까지 아는 주변 친구들은 맨날 소패 싸패(소시오패스-싸이코패스-_;;)라고 한치의

망설임 없이 저를 매도합니다. 베프는 '너 같은 거'에게 쓸데없이 인복이 많다고 늘상 투덜거려요. 뭐 깨알같이

다정하진 않아도 전 웃기거나 우스우니까 나름 인간관계에 메리트 있는 캐릭터일 거라 자위하고-_.....(그러고보니 얼마 전

친구 하나가 메신저로 '니 유일한 장점은 웃긴 거'라고 잘라 말했군요, 그, 그래....고맙.....)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보통 서로 간 연락이 뜸해진 뒤 연락처를 삭제하기까지의 기간이 얼마인지. 1년 안 입은 옷 버리기

안 읽는 책 정리하기랑 다른 맥락인 건 알지만...알...알지만... 

 

 

 

 방금 벱후랑 카톡으로 나눈 대화.

 

벱후: 깜냥드립 안치면 더 많은 이들이 좋아할듯...ㅋㅋㅋㅋㅋㅋ

(맨날 제가 어떤 고민에 대해 리액션으로 내뱉는 '그냥 니 깜냥이 그만큼이라 그런 거지 어쩌겠어'를 두고 하는 말)

뽈: 깜냥에 경기일으키는 애인님...결국 사람들은 니능력이 고것뿐임 ㅇㅇ 이런말이 듣기 싫은가봐

벱후:...당연하지 넌 지금 그걸 깨달음이라고 말하고있냨ㅋㅋㅋㅋㅋㅋ

뽈:아낰ㅋㅋㅋㅋㅋㅋ배째져 나 또 쏘퍀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벱후: 존나(리얼한 표현 ㅈㅅ)싸이코패스가 보리수 밑에서 깨달음 얻었넼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좀 해본언니 캐릭터를 벗어던졐ㅋㅋㅋ

뽈: 너나 집어쳐 김무감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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