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9 21:48
오늘 밤 11시 40분 EBS1 영화는 <어바웃 슈미트(About Schmidt, 2002)>입니다.
이 영화를 봤는지 안 봤는지 헷갈려서 찾아보니 제가 봤던 영화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As Good As It Gets, 1997)>네요.
잭 니콜슨이 이 영화로 2003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미져리>의 배우 캐시 베이츠도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그 외에도 많은 영화상에서 이 두 배우가 남우주연과 여우조연상에서 수상했거나 후보로 올랐네요.
metacritic 평론가 평점이 85점이나 되네요. imdb 관객 평점은 7.1점으로 괜찮은 편이고요.
은퇴한 남자가 소원한 관계에 있는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려고 길을 떠나면서 자기 자신과 삶에 대해 알게 되는 영화인가 봅니다.
지난 주에 이어 나이 든 남자가 나오는 영화를 보게 되네요. 저는 캐시 베이츠가 어떤 역할로 나오는지 궁금해요.
혹시 이 영화 아직 못 보신 분 같이 봐요.
아버지에 대한 곡으로 이게 제일 먼저 생각났는데 좀 가라앉는 분위기라 다른 노래를 찾으려 했으나
오늘은 검색의 신이 강림하지 않으셔서 그냥 이대로...
Thierry Lang Trio - A Star to My Father
2020.05.09 21:56
2020.05.09 22:04
저는 TV에 연결된 외장 하드가 가득 차서 본방사수할 수밖에 없네요.
잭 니콜슨, 캐시 베이츠, 무섭게 생긴 두 배우가 놀라운 연기로 잠이 오지 않게 해줄 거라 믿어 봅니다. ^^
2020.05.09 21:57
2020.05.09 22:09
앗, 극장에서 세 번이나 보셨다니 상당히 재미있게 보셨나 봐요.
요즘 이런 저런 일로 바쁜 와중에 저를 부려먹고 계시는 아버지가 자꾸 미워지려고 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펑펑 솟아났으면 좋겠습니다.
2020.05.09 23:12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어바웃 슈미트', 둘다 영화관에서 본 영화인데, 내용은 머리속에서 섞여있는 것 같아요.
검색해 보니 확실히 다른 것은 알겠는데, 진짜 본게 맞냐 싶을 정도로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기억에서 너무 희미하네요.
잭 니콜슨...나이도 많을텐데 이 코로나 시국에,,,건강했으면 좋겠네요.
2020.05.09 23:19
2020.05.09 23:39
<어바웃 슈미트>을 안 본 저도 이 영화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를 헷갈리는 지경인데
두 영화를 모두 보셨다면 내용이 섞이는 게 당연합니다. ^^
이상하게 이 두 영화의 포스터에서 잭 니콜슨의 분위기가 비슷하게 느껴지거든요.
잭 니콜슨 배우 1937년 생이네요. 코로나 시국에 잘 버티시길...
2020.05.10 03:10
영화 중간에 워런이 죽은 아내에게 혼잣말하듯 묻는 장면이 있었어요.
진심으로 나랑 같이 살고 싶었냐고, 아니면 나한테 실망했지만 그냥 참고 살았냐고...
내가 당신 기대에 못 미쳤을 거라는 거 다 안다고...
그 대사를 들으면서 저는 이제까지 제가 아버지를 많이 참아주며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아버지가 더 많이 더 오래 저를 참아주며 살고 계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아버지 기대에 못 미쳤던 경우가 많았을 텐데...
아버지는 저에게 한 번도 실망했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이런 일을 왜 아버지 뜻대로 못 해주냐고 버럭 버럭 화내신 적은 많았지만
저라는 인간에 대해 실망했다는 그런 말씀은 한 번도 하신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 보니 부모라고 왜 자식에게 실망하는 일이 없었을까 싶은데...
자식은 부모에게 별 관심이 없어서 부모를 유심히 안 보지만 부모는 자식에게
관심이 많아서 실망스러운 점도 더 많이 보였을 텐데요.
그냥 더 많이 사랑해서 더 많이 참아주고 표시하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어요.
상대방을 사랑하면 할수록 상처받을까봐 함부로 말을 못하니까요.
저는 부모님에게 실망하면 바로 표시를 내는데...
제 자식이 저에게 실망했다고 말하면 마음이 참 많이 아플 것 같아요.
부모와 자식은 서로를 실망시킬 수밖에 없는 존재인데 마치 저는 부모님을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은 것처럼 착각하게 해주셨던 것 같아요.
저도 부모님이 적어도 자식에게서는 상처받지 않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나저나 요즘 날씨가 점점 더워지는데 물침대 하나 사면 여름에 시원하겠네요.
언젠가 물침대 하나 사야지 했다가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영화 보며
물줄기로 안마해 주는 욕조와 출렁출렁하는 물침대에 대한 로망이 다시 생겼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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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결혼식 장면에서 나왔던 성경의 고린도전서 13장을 읽어보고 싶어 가져왔어요.
사랑에 관해 처음 나오는 말이 "사랑은 오래 참고"네요.
(고전 13:1)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고전 13:2) 내가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 모든 비밀과 모든 지식을 알고 또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이 있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 것도 아니요
(고전 13:3)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또 내 몸을 불사르게 내줄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게 아무 유익이 없느니라
(고전 13:4)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고전 13:5)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며
(고전 13:6) 불의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진리와 함께 기뻐하고
(고전 13:7)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이번 영화도 보고 싶은데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