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 드래곤즈와 그 애니

2020.06.13 01:12

칼리토 조회 수:486

제가 애정하는 만화중에 쿠와바라 타쿠가 쓰고 그린 공정 드래곤즈가 있습니다. 


현재 8권까지 나와 있고 내용은 하늘을 나는 용을 잡아서 해체하고 팔기도 하는 포룡선 퀸 자자호와 그 선원들의 이야기죠. 


배경은 가상의 시대이고 하늘을 나는 용이라고 했지만 보다보면 이건 포경이로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미지의 바다를 헤엄치는 거대한 생물과 그 생물을 잡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선원들, 그리고 그 고기를 맛있게 요리하는 방법까지 이건 아마도 일본인들의 오래된 포경 문화와 그 문화를 정당화 하는 일종의 프로파간다구나 싶을때도 있지만 분하게도 그렇게 걸고 넘어져서 포기해버리기에는 작품으로써의 디테일이 뛰어납니다. 


퀸 자자호를 타고 용을 잡는 선원들의 면면도 매력적입니다. 용을 맛있게 먹기 위해 용아일체가 된 미카가 주인공이지만 그 뒤를 든든히 떠받치는 조연들도 조연이라 하기에는 비중도 크고 개성도 강합니다. 


전 걸 크러시를 담당하고 있는 바나벨이 너무 멋지더군요. 순정남 지로라던가.. 미카에 버금가는 타키타.. 외에도 등장하는 모두가 다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는 것 처럼 보이는 용들 또한 주인공입니다. 하늘을 주름잡고있는 아름다운 존재들.. 그 생태와 존재의 이유도 불분명하지만 상상력을 발휘해 그려낸 그 기괴한 모양들이 굉장히 환상적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더라구요. 경외심이 드는 거대한 존재들.. 고래에 대한 것처럼 용에 대해서도 그런 마음이 듭니다. 


인간은 다른 생물을 죽여서 먹고 사는 존재입니다. 슬프지만 식물들처럼 광합성을 하지 못하니.. 어쩔 수가 없지요. 채식 주의자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대다수가 인간의 본질입니다. 


먹기 위해 죽인다.. 용과 인간의 사투는 그 단순한 명제 위에서 존재하고 신화나 전설에서처럼 용은 인간을 뛰어넘는 지략과 마법을 지니지 못했기에 그저 당하고 마는 자연의 존재일 뿐입니다. 어찌보면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닮았습니다. 


양가 감정이 존재하지만.. 개인적으로 굉장히 애정하는 만화라 소개 글이 길었는데.. 뜬금없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사실 이 작품이 이미 애니 버전으로 완결되었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시즌1이 끝났더군요. ㅎㅎ 넷플릭스에서 보실 수 있고.. 재목은 같습니다. 만화로 따지면 대략 3권까지의 내용인 거 같으니 시즌2, 3도 기대해 봅니다. 


용을 군사무기로 쓰는 용의 치과의사라는 애니도 있었는데.. 분위기가 공정 드래곤즈랑 비슷하기도 하니 한번 찾아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물론 저는 용 먹방이 난무하는 공정 드래곤즈가 더 좋습니다. 


주말이네요. 좋은 주말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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