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9 12:52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910042017005
이런 경우도 있다. ‘조국 논란’에 분노하여 촛불집회를 진행하는 고려대 집회 집행부에 분교인 ‘세종캠’ 학생이 1명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쟁으로 번졌다. 격론 끝에 ‘민주적인’ 투표로 해당 학생은 오픈채팅방에서 퇴출당했다. 화르르 타오르던 불공정한 계급 세습을 향한 분노가 ‘학벌 계급’ 앞에서 허무하게 꺼져버린 것이다. 이들에게 공정이란 과연 무엇일까?
배신을 일삼는 조폭들이 유난히 의리를 강조하거나, 사랑과 정의를 말하는 교회가 혐오와 불의의 공간이 된 것처럼 누군가 혹은 어느 집단이 특정한 단어를 자주 부르짖는다면, 도리어 그것의 결핍을 의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마치 시대정신인 것처럼 곳곳에 덕지덕지 난무하는 ‘공정’이라는 가치도, 분열된 ‘개혁’도, 광화문광장을 점령한 ‘자유 민주주의’도 결핍의 징후일 수 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우리 사회에는 이런 개념들이 부족하기보다는 애초에 그게 무엇인지 배울 기회가 없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각자의 정의를 칼처럼 휘두르며 치킨 게임을 하는 것이다. 이 게임은 언제 끝나며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ㅇㅇ제 의도가 댓글로는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서 글을 새로 팠습니다. 일단 전제로 할 것은, 저는 어느 당의 무슨 후보가 대리롤 논란에 휩싸이든 거기에 큰 가치를 두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국가혁명배금당의 허경영이 대리롤을 했든, 미통당의 이준석이 대리롤을 했든, 더민주의 오영환이 대리롤을 했든, 저한테는 그 논란은 그리 유효한 비판점이 아닙니다. 대리롤 논란은 공직자로서의 결격사유를 이야기할 때 굳이 의제로 삼을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진영논리에 따라 사안의 경중을 바꾸냐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저는 다소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을 해야겠네요. 저는 류호정이라는 정치인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의 당적과 성별에는 작은 관심이 있지만요.
경쟁규칙, 계급주의의 공고 등으로 사회가 미리 정해놓은 규칙점을 공고히 하는 것에 제가 알러지를 보인다고 하시는데, 저는 의외로 계급주의적인 면이 있고 규칙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제가 알러지를 보이는 것은 규칙이 아니라 규칙이 상정한 벌칙 혹은 보상의 차등을 더 심화시키려는 계급주의의 폭력이죠. 계급은 사실 규칙이 아닙니다. 규칙을 사회적 티피오에 맞는 금기사항과 처벌의 모음집이라고 볼 때, 그것은 예외적 상황을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평등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계급은 그 평등을 무력화시키는 상한선과 하한선의 접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할 수 있지만 그는 할 수 없어야 하는 것. 계급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하고 계급에 따른 보상의 차이도 당연히 뒤따르겠지만, 요즘의 계급주의는 이제 하나의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모 님께서 말씀하신 "규칙"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에서 저는 공포를 느낍니다. 류호정 대리롤 논란도 그에 따른 대중의 진보 알러지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구요.
예시를 들자면 이런 겁니다. 군대는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인 계급사회입니다. 군인으로서 져야 할 보편적 책임과 의무는 동등합니다. 그 안에서 계급에 따른 세세한 차이가 있을 뿐이죠. 그러나 군대에서 계급을 각인시키는 방법은 군내부조리라고 불리는 아주 쓰잘데기 없고 시시한 것들입니다. 상병 이상 되어야 밥먹을 때 젓가락을 쓸 수 있다거나, 일병 때부터 싸제 샤워용품을 쓸 수 있다거나, 병장들만 깔깔이를 입고 내무실 바깥을 돌아다닐 수 있다거나 하는 것들. 아무 의미없는 자유의 제한이 계급의 확실한 지표가 되고 가장 큰 질서가 됩니다. 이러한 계급주의는 군대를 벗어나면 말도 안되는 또라이 짓이었다면서 농담거리가 되었지만(사실은 농담거리가 아니지만 이 문제를 군내에서 병사들 스스로 개선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요즘에는 아주 많은 영역에서 이러한 계급주의가 더 공고해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내가 좋은 대학을 나왔으니 나보다 안좋은 대학을 나오면 나보다 돈을 더 벌면 안된다는, 그런 사례 말입니다.
게임이 작은 사회라는 것은 제가 실감하지 못했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게임이 작은 사회로 구성되는 수많은 규칙 가운데에서 "등급"만이 국회의원의 결격사유로 대두된다는 것은 조금 이상한 현상입니다. 이를테면 롤을 하면서 누가 욕을 엄청나게 했다고 칩시다. (실제로 류호정 후보를 둘러싼 기사 중에는 '방송 중 5티어 새끼들 XX 라는 욕설 날려...' 라는 기사도 있습니다. 남자 비제이들의 욕설파티를 생각해보면 귀여운 기사죠) 그러나 롤을 하면서 욕을 하는 건 거의 일상적인 일이기에 국회의원을 그만둬야 한다는 말까지는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게임을 하면서 상대에게 마구 쌍욕을 날리는 일은 게임 바깥의 큰 사회에서는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닙니다. 뒤따를 신체적 폭행을 각오하지 않는 이상 얼굴을 맞대고 있는데 사람과 사람이 신발 어쩌구 존 시나 어쩌구 하면서 싸울 일은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그런 욕설과 패드립의 전쟁은 게임이 가상현실이라는, 어느 정도 비현실적인 감각을 근거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등급만큼은 현실적인 감각으로 지켜져야 하고 그 질서를 무너트리는 대리롤은 범법행위로 취급받아요. 그리고 공직자로서의 자격을 내려놓아야 하는 도덕적 실패가 됩니다. 저는 이것을 "내가 그렇게 빡세게 게임을 해서 이 등급을 만들었는데 류호정 너는 대리로 이 등급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라며 화를 내는 것이 앞서말한 군내부조리와 비슷하다고 여기는 이유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화책 중에 "홀리랜드"라는 만화책이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이 어쩌다가 길거리 싸움에 심취해 자기들끼리 싸움을 하고 그 안에서 우정도 만들고 거대한 적도 만나고 한다는 흔해빠진 청소년 격투 만화인데, 의외로 현실적인 성찰이 많이 나옵니다. 거기서 다소 유약한 심지를 가진 주인공이 자기한테 라이벌 의식을 가진 친구와 진지하게 격투로 맞붙었다가 절교를 당할 상황이 되자 괴로워하며 묻습니다. 나는 친구를 폭력으로 다치게 했는데도 여전히 싸움에 매달리는 이유가 뭘까. 거기에 레슬링을 하는 캐릭터가 이렇게 답하죠. 너넨 고지식해서 그렇게 맞붙었지만, 우리가 아무리 그렇게 서로 치고 박고 다쳐도 결국 이건 우리 나이대에만 가능한 "놀이"라고. 그가 "놀이"를 정의하는 근거는 이렇습니다. 우리의 싸움이 아무리 진지하다해도 생활이나 사회를 책임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피터지게 싸우는데 그에 따른 충격이나 열패감이 없을 리가 없죠. 그런데도 그는 싸움을 놀이로 여깁니다. 저는 여기에 동의해요. 롤도 마찬가지로 아무리 진지하고 좁은 세계를 구성한다 해도 그것은 결국 놀이입니다.
http://m.businesspost.co.kr/BP?command=mobile_view&num=173409
https://www.gamemeca.com/view.php?gid=1629271
류호정 의원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서 저는 오히려 모순점을 발견합니다. 왜냐하면 류호정 의원이 후보시절 대리롤을 했다는 사실을 비판하면서 꺼내든 논리는 류호정이 대리롤을 통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논지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류호정 의원의 해명도 거의 다 이런 쪽에 집중되어있습니다. 대학 동아리 회장이나 게임 방송 비제니아 회사 취직 등, 대리를 통해 거둔 실질적 이익은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역설적으로 류호정의 대리롤은 게임이 작은 세계이며 그 안에서 대리롤이 심각한 비도덕적 행위라는 것이 아니라, 그 대리롤을 통해서 현실의 "진짜 이익"을 거두었기 때문에 문제라고 비판을 한다는 것입니다. 대리롤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그것을 비도덕적 행위라 보지 않습니다. 그것이 어떤 식으로든 돈과 사회적 지위라는 보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비판을 한다는 것 자체가 게이머들조차도 게임을 또 다른 리얼리티로 충분히 보지 못한다는 반증입니다. 대리롤이 왜 나빠? 라고 물으면 게임을 직접 해서 게임계의 등급을 올려야 하는데 그 생태계 시스템을 흐리는 것이 얼마나 나쁜지를 이야기하지 못합니다. 그걸로 비제이도 하고 게임회사 취직까지 했으니 나쁘다고 합니다. 결국 대리롤은 리얼 월드의 규칙위반 가능성을 암시하는 "그들만의 시그널"입니다. 왜 나쁘냐고 물을 때 그것이 얼마나 불공정한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후보가 취한 적 없는 부당이익을 이야기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작은 세계는 그 자체로 윤리를 증명하지 못하고 바깥세계와의 연결고리를 통해서만 비판의 논리가 성립합니다.
그렇다면 게이머들의 분노는 게임이 또 다른 리얼리티가 아니라 아무리 버츄얼 리얼리티라 해도 침범받을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대리롤이 그렇게 비판받는 이유는 바로 "등급"에 있는데, 이것은 개인의 노력과 경쟁을 통해 얻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현재의 공정 판타지가 게임에 확장된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여기서 공정을 하나의 윤리가 아니라 "판타지"라고 쓰는 이유는 경쟁의 균등한 보상이 핵심이 아니라 경쟁의 보상에 따른 계급의 차등과 지배가 핵심인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한 정규직들의 반발, 수시 입학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정시 입학, 지역 캠퍼스에 대한 서울 캠퍼스의 자부심과 멸시 등 "네가 감히"라는 정서가 공정 판타지입니다. 이 정서가 과연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지 저는 회의적입니다. 군대 내에서 상명하복이 아무리 중요한 질서라 해도 너는 샤워타월을 못쓰고 내무실에서 누워있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차등에 의한 공정이 아니라 억압일 수 밖에 없듯이요.
류호정의 대리롤 논란이 과연 사회정의의 회복과 유지를 위한 계기가 될 수 있는가. 저는 이것이 정치적 의도를 배제한 생각이 아닌지 반문하게 됩니다. 그 어떤 정치적 공격도 자신만의 도덕적 명분을 갖추고 있습니다. 맨 위의 칼럼에서 인용된 사례도 그렇습니다. 저는 조국이 굉장히 불공정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불공정을 비판하면서 자신들만의 공정으로 같은 학교 다른 캠퍼스 출신을 배제할 때, 이것을 공정함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가치관의 부재가 지나치게 비판받을 때, 그리고 그 가치관이 약자배제적인 양상을 나타낼 때 저는 이것이 결국 강자를 위한 질서는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어떤 도덕이 정치로 남용될 때 그 도덕은 내적 일관성을 잃고 타겟을 제거하는 데에만 집중됩니다. 저는 류호정의 대리롤 논란이 그런 양상을 띄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정치성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이 논란을 계기삼아 내면을 갈고 닦는 것을 저는 틀렸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만큼 정치적 공격의 순수성을 위장하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개인의 순수한 선택이 항상 탈정치적이게 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과거의 메갈리아를 보면서 욕설은 나쁘고 성별혐오는 나쁘구나, 라고 교훈을 얻는 것이야 개인의 해석 자유지만 그것을 사건의 전체로 두고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듯이요. 저는 게이머들이 류호정을 보면서 대리롤을 안해야겠다고 하는 것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게임이라는 작은 세계, 혹은 게임이 포함된 세계 전체의 질서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이야기할 때에는 조금 더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모두 알고 있지 않나요. 진보 알러지가 어떤 것이고 유난히 꼴보기 싫은 누군가를 흠잡을 때 어떤 도덕은 굉장히 강력해진다는 것을.
2020.04.29 13:19
2020.04.29 13:36
이제, 위의 이슈와 관계 없이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저도 이 사회의 막말 혹은 욕설(더 나아가서 반말 등)이 서로가 합의된 정당한 도구처럼 쓰이는 현 상황이 황당하기 그지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몇 가지 개인적인 질문에 개인적인 답을 하고서야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몇 원칙들과 함께 말이죠. 팃텟포 - 남이 먼저 쓰면 나도 써도 된다. 정당성 - 이만큼 이상한 사람에게는 써도 된다. 권위 - '공인'이나 권력자에게는 써도 된다. 감정 - 내 감정이 이런 상태이니 써도 된다. 실용론 -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써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욕설 등을 섞은 주장은 아무리 옳은 이야기를 한다손 처도 신뢰도와 논리적 공감이 나락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해가 가지 않아요.
궁금한 점. 시덥잖은 손익으로 계급의 특혜를 구현하는데, 게임 등급에서 그런 부분이 있나요? 브실골이라서 살기 힘들다던가, 첼린저가 되어 상대방을 물 통제한다던가, 브론즈부터 다이아까지 집합하라던가 그런 어떤 것 말이죠. 아무 의미 없는 자유의 제한을 게임 등급에서 찾기 힘드네요. 이건 변명에 가까운데, 현실 이익을 설명하지 않으면, 상대를 설득할 수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설명을 덧붙인 거죠. 개인적으로는 '타인에게 완전히 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비윤리적이라고 생각되는 몇 가지 게임 윤리가 있어요. 하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는 것은 중간에 '그것은 결국 놀이입니다'라고 생각하시니 어쩔 수 없는 거겠죠. (이러시면서 순수하게 버츄얼 리얼리티 내에서의 도덕을 주장하길 바라신다면..) 이 기정된 실손익을 제외하고, '경쟁의 보상에 따른 계급의 차등과 지배'가 어디에 있나요?
2020.05.01 16:54
계급의 특혜, 즉 계급의 폭력은 그 룰을 위반한 사람에게 필요 이상으로 가혹한 제재를 줄 수 있다는 것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비판을 받지 않는 상태가 '자유로움'이고 비판을 받는 상태가 자유로움의 제한이라면, 대리롤을 해본 적이 있다는 류호정 의원에게 향한 자유의 제한은 국회의원을 할 자격도 없다는 과도한 도덕적 비판이 바로 그 제재라고 생각해요. 즉 등급에 따라서 즉각적으로 자유의 차등이 나뉘는 게 아니라, 등급이 공정한 룰에 따라 고정되어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위반될 때 쏟아지는 사회적 비판의 강도가 굉장히 강해진다는 것입니다.
수시나 정시나, 다른 캠퍼스나 서울쪽 캠퍼스나 성적과 졸업장이라는 부분에서는 차등이 없습니다. 같은 대학교 학생으로서 같은 보상을 받죠. 그러나 이것을 어떤 대학생들은 굳이 계급을 나누려고 합니다. 롤에서는 이 계급 내의 또 다른 계급분화와 그에 따른 차등이 시스템적으로 불가할 뿐이죠. 그렇기에 게이머들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사적 처벌은 사회적 따돌림일 것입니다. 류호정이 대리롤을 한 적이 있고 후에 실력을 끌어올려서 직접 그 랭크를 달성했다면 그 문제는 과거가 되어버리게 되는데도 그 사회적 낙인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게임 내에서는 더 어떻게 할 수 없으나 게임 바깥에서의 처벌을 한다"는 부분일 것입니다.
2020.05.01 20:18
2020.04.29 13:38
2020.04.29 13:46
2020.04.29 14:23
대리게임은 공직자 혹은 선출직 국회의원으로서 결격 사유가 아니라는 주장이신거죠?
사실 대부분의 국회의원이 별의별 위법을 저지른 경우가 많아서 무뎌지긴 했는데, 참고로 대리 게임은 위법입니다. 참고링크: https://m.blog.naver.com/mosfnet/221580454686
다만, 법이 재정되기 이전의 행위였기 때문에 처벌 받지 않은거지, 현행법상 위법 행위를 저질렀는데 결젹사유가 아니다.. 라는 건 좀 어폐가 있군요. 대부분 공직자 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부동산 다운계약 등이 문제가 되는건 위법이기 때문이지요. 위법 행위를 한 사람을 공직자로 신뢰할 수 있느냐? 라는..
다만, 과거의 위법행위에도 불구하고 더 큰 업적이 있거나 불가피했거나, 미래에 더 큰 기여를 할 거라고 예상된다..라고 주장하시면 충분히 논의해볼만 주제이지만, 롤대리가 문제 없다. 결젹사유가 아니다..라는건 본인만의 의견일뿐 보편적으로 인정받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20.04.29 17:55
시기가 현재라고 해도 대가를 주고 받는 대리게임만이 위반입니다.
2020.04.29 14:42
지금 이스포츠의 위상을 잘 모르시는 듯. 단순히 놀이일 뿐인 게임에 왜 페이커가 스포츠 통틀어 최고 연봉을 받고, 젊은이들이 열광하는지 이해가 안가지 않나요?
2020.05.01 15:39
2020.04.29 14:51
게임은 게임일 뿐인지는 모르겠지만 대리게임은 '공정함'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거 같네요.
2020.04.29 15:33
2020.04.29 15:47
2020.04.29 15:50
2020.04.29 15:47
2020.04.29 15:57
처음 대학 분교 본교 문제는 왜 인용하셨는지 다시 읽어봐도 모르겠습니다. 만일 이 문제를 굳이 대학관련 문제로 치환한다면 본교-분교 문제가 아니라 수능 대리시험치뤄서 대학들어온 문제에 비유될 수 있고요...
2020.04.29 16:01
그 부분은 제가 그 전에 남긴 댓글과 연관성이 있어요. '공정 판타지'가 딱히 남류 게임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어디서든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다는 예시로 꺼낸 이야기였죠.
2020.05.01 17:49
아니요. 저는 그게 비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입이라고 치기에 게임상의 등급은 현실적으로 아무 이익도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그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하기에 게임 상의 등급이 현실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대입이 현실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너무나 다릅니다. 게임을 잘 하면 비제이도 할 수 있고 어떤 커리어도 될 수 있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대입은 평균적인 삶의 영위에 필수불가결에 가까운 사회적 자본이잖아요. 아주아주 양보해서 대리롤이 부정입학 정도의 위상에 해당한다 쳐도, 류호정이 자기 실력으로 해당 랭크를 다시 땄으니 이건 그냥 재수해서 입학에 성공한거죠.
저는 게임계에서 저런 이야기를 한다는게 너무 웃깁니다. 개인노동자들을 자르라고 그렇게나 쌩짜부리던 사람들이 다 입닥치고 있거나 아니면 메갈이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떠들다가 이제는 무슨 대입시험 부정이라는 비유에 혼자 꽂혀서 저러는 걸 보면 그냥 웃음밖에 안나와요.
2020.04.29 16:21
이 논란은 류호정 당선자가 국회의원으로서 활약을 해주셔야 해결될 것 같습니다.
류호정 당선자측에서는 남친이 대리 게임을 하긴 했지만, 다른 계정으로도 그 랭크까지 올라갔으니 나도 그정도 실력이 원래 있었다. 라고 하지만, 반대측은 게임 경력으로 큰 사람이 게임에서 치팅을 했는데 그게 별거 아닐 수 없다고 하니까요.
2020.04.29 20:03
기존 기반은 없으면서 논란만 많은 사람을 믿고 한번 써보자고 하는 거야말로 멍청한 생각이죠. 정의당은 그 멍청한 생각을 실행으로 옮겼다가 선거를 날려버린 거고요.
2020.04.29 18:09
말씀하신 공정성에 대한 논의는 많은 부분 동의합니다. 가라님 말씀대로 국회의원으로서 좋은 활동을 보여주면 해결될 문제라고 봅니다. 이 문제를 계속 논의하는 건 당선자 본인에게도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국회의원으로 일을 잘하면 흑역사 정도로 남을 일인거죠.
비판받을 수 있는 문제이지만, 젊은 여성이라서 정의당이라서 비판을 더 크게 받는 부분이 있다는 것도 분명합니다. 특히 조국 자녀 입시 관련 논란에 대해서 그게 뭐 그렇게 큰 잘못이냐던 그룹이 이걸 심각하게 비판하면 좀 이상하죠. 본인 문제랑 자녀 문제랑 같냐 등등 여러가지 항변을 하겠지만 ㅎㅎ
2020.04.29 18:32
2020.04.29 19:00
대부분 동의하는 바입니다.
다만 6번째 문단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해보자면, 대리랭이 나쁘다고 인식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롤은 10명의 플레이어가 5:5로 나뉘어져 팀게임을 합니다. 랭크게임을 돌리면 비슷한 등급의 플레이어들끼리 잡히게 되죠. 그런데 이중 적 한두명이 특출나게 잘하거나 아군 한두명이 특출나게 못하면 열에 아홉은 집니다. 롤이라는 게임은 한 판에 짧은면 20분에서 길면 50분 이상도 걸립니다. 적에 대리가 있거나 아군에 본인 등급이 아닌 사람이 있으면, 패배한 5명은 높은 확률로 평균 30분의 시간과 상응하는 점수를 날리게 되는거죠.
초등학생들이 반 대항전 피구를 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학생 한명이 한쪽 편에 끼어서 전력투구를 하고 있는 꼴 혹은 배구선수들 시합에 실력 안되는 낙하산이 끼인 꼴인거죠.
이런 상황을 롤 게이머들은 약 10년간 경험해 왔고 거기에서 대리랭은 안된다는 윤리관 비스무레한 것이 생깁니다. 따라서 게임을 또 다른 리얼리티로 충분히 보지 못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윤리를 근거로 해당 후보가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는 걸 증명하기는 부족하다는걸 알기 때문이겠죠. 악의적이지도 않았고, 돈주고 의뢰한 것도 아니고.
20대의 '공정'은 실질(금전)적 이익이라는 논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듯이 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 불매운동때도 '일본 컨텐츠의 불법 다운로드? 음... 무죄 왜냐면 극우 기업에 돈이 들어가지 않으니깐', '메갈리아 티셔츠를 샀어? 금전적 지원은 유죄'. 즉, 반대로 말하면 금전적 물질적 이득을 얻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하면 쉽게 비판하지 못하는 것이죠.
2020.04.29 20:35
우리는 게임을 모릅니다. 그저 보고 싶은 부분만 확대해서 보죠. 그냥 주변 게임을 한참 하는 나이대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롤대리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말이죠.
우리가 아무리 논리를 쌓아서 이야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각자가 가진 진영의 편에서 칼을 휘두르는 것입니다.
2020.05.01 17:51
저 게임 알아요... 제가 바로 이스포츠 태동시킨 그 세대 관람객이에요... 메가웹스테이션 시절부터 용산 이스테디움부터 최근 지하 1층까지 계속 다녔다고요...
2020.04.29 21:59
2020.04.29 22:13
글 잘 읽었습니다. 인용하신 기사를 보니 이미 당사자분은 사과를 여러 번 하셨군요. 사실 이런 상황에서 더 덧붙일 말은 없습니다.
[그는 3월 “2014년에 조심성 없이 주변 지인들과 계정을 공유했다”며 “문제가 돼 사과문을 올리고 동아리 회장에서 물러났다”고 말했다. 류 후보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게임 동아리를 만들어 회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당시에 쓴 반성문을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시 꺼내 읽었다”며 “부주의하고 경솔한 태도를 철저히 반성하고 실망한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대리게임은 잘못한 일이고 사과해야 할 일이다. 그 당시에도 사과했고, 동아리 회장직에서도 사퇴했다.]
Sonny님의 명제 대부분을 동의합니다. 그래서 어디서 의견의 차이가 나는지 계속 생각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