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5 23:05
오늘 밤 11시 40분 EBS1 영화는 덴젤 워싱턴 감독, 주연의 <펜스(Fences, 2016)>네요.
1950년대 미국의 흑인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룬 영화인가 봅니다.
2017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작이고 작품상, 남우주연상, 각색상 후보로도 오른 작품입니다.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이 영화로 골든 글로브, 영국 아카데미 등 여러 영화상에서 여주조연상을 받았네요.
덴젤 워싱턴도 남우주연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고 감독으로도 괜찮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요.
metacritic 평론가 평점은 79점으로 좋은 편이고 imdb 관객 평점도 7.2점으로 괜찮은 편입니다.
아직 안 보신 분들 같이 봐요.
영화 사운드트랙에 사용된 노래 몇 곡 가져왔어요.
Jimmy Scott - Day by Day (남자 이름 같은데 여자 가수네요.)
Dinah Washington - You Don't Know What Love Is
2020.04.25 23:59
EBS 편성표에는 11시 40분으로 되어 있는데 좀 많이 늦게 시작하네요.
제가 글을 좀 촉박하게 올렸는데 듀게분들 많이 보시라고 늦게 시작하나 봅니다. ^^
12시에 시작했으니 혹시 글 좀 늦게 보신 분 계시면 실망하지 말고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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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게 잘 봤어요.
첫 장면부터 대사가 엄청나게 길다 했는데 연극을 위한 희곡이 원작이었군요.
부모가 자식에 대해 갖는 의무라면 첫째 자식을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생존을 보장해 주는 것,
둘째, 자식이 커서 스스로 세상에서 살아나갈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주는 것일 테고
두 번째 의무에는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포함될 텐데
이 영화 속 아버지 트로이는 자식들에게 첫 번째 의무는 성실히 수행하지만
자식들이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여기며 사는 것이 아니라 그저 세상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계속 몰아세우는 것 같네요.
자신이 평생 그렇게 생존을 위해 살도록 몰아세워져 왔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기는 한데
인간은 스스로 생존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면 살아남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게 되는 존재라서
결국 자신의 삶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지 못하면 생존의 능력도 잃어버리는 존재가 될 텐데요.
부모에게 사랑받는 소중한 존재라는 느낌은 자식에게는 자신의 삶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밑바탕이 되는데
이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사랑한다는 믿음도 주지 않고 자식들이 삶에서 소중히 여기는 것들을 못하게 막는군요.
살아남기 위한 기술보다 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하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자식의 생존 능력을 더 높일 것 같은데...
아버지가 자식에게 내가 너를 먹여주고 입혀주니 내 말을 따라야 한다고 말하는 건 자식을 자신의 통제 하에
가축처럼 사육하겠다는 것과 같은 말이죠. 그렇게 부모의 뜻에 따르도록 사육된 자식이 자신의 삶을 가치있게
여기는 건 불가능하겠죠. 자신의 뜻대로 하지 못하고 가축처럼 노예처럼 억압된 삶이 무슨 가치가 있겠어요.
부모가 자식의 삶을 통제하려고 할수록 자식은 자신의 의지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의지에 의해 제어되는 삶을
무가치하게 여기고 생존의 의욕과 능력을 잃어갈 수밖에 없을 텐데 부모들은 왜 그렇게 자식을 통제하려고 할까요...
자식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만들기 위한 부모의 온갖 노력이 오히려 자식이 스스로의 삶을
무가치하게 여기고 살아남으려는 욕구를 잃게 만드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을 텐데...
부부의 의무와 책임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인데 오늘은 자식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는 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