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25 14:33
이 노래를 들으면서 대낮부터 소주를 마시고 있어요. 겨우 세 잔 밖에 안마셨는데
한 때는 술 잘마신다는 소리를,,, 하하하,,,그게 얼마나 옛날 옛날 그 옛날 일인지.
내가 20대라는게 있었구나.
글쎄요, 이 노래만큼이나 신념을 위해 같이 싸우던 동지들이 있던 것은 아니지만
젊음을 함께 했던 술잔을 함께 기울이며 밤새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있었고
한 때는 신앙에 열정을 다 바쳤고
한 때는 정치 신념에도 열정을 바쳤고,,,,
아,,,, 영화를 위해서도 치열하게 함께 밤새도록 이야기하던 사람들도 있었었죠.
밤새고 영화를 같이 보고 토론도 하고,,,, 뭐 그런 흔하디 흔한 일이지만.
그리고 무엇보다 내 성공을 위해서 앞을 향해서 돌진하느라 모든 에너지를
다썼고,,,,
쓸데없는 짝사랑일망정 어떤 남자에 대해서 사랑했다는 거대한 환상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던 날들도 있었는데
그모든게 재가 되버리고
신경안정제로 멍해진 두뇌로 게임화면에서 클릭질이나 하는 걸로 소일거리하는....
신경안정제로 간신히 잠이 들었다가 커피를 들이부어서 깨어나서 일을 하면서 사는 날들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죠.
그리고 원하던 성공은 커녕 생계를 이정도로 이어온 것도 얼마나 감사해야할일인지
파리목숨인 계약직으로 연명하는 것도 감지덕지한 일인걸요.
그러나,,,,,그 무엇보다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모든걸 다 잃어버렸다는걸
나한테는 이제는 바칠 열정이란게 마음에 재도 남아있지 않다는걸 알았어요.
그냥 내 마음에는 뻥뚤린 구멍 밖에는 아무 것도 없고
살아갈 더이상의 이유도 없는데 난 왜 여기에 구차한 인생을 계속 이어가려고
발버둥치는지,,,, 사실은 추억할 과거도 그다지 없는거 아닐까,,,
나는 지금 아무것도 아무것도 사랑하지 않아요.
아무 것도 내 마음을 붙들어두지 않는걸요.
그나마 마음붙이고 보던 프로그램마저 폐지되었을 때
나한테 그나마 있던 마지막 한조각마저 빼앗기는 기분이 들었어요.
내가 한 때 목숨처럼 사랑했던 것들은 재가 되서 부서져 버린걸.
그 떄 그 때 시간만 때우면 되고 그 날 그날 살면서 난 모든걸 다 잃었다는걸
사랑했던 사람들은 모두 다 하나 둘 떠나버렸고,
결국 거울 속에는 그저 외롭게 늙어가는 여자가 있을 뿐인데
왜 여기서 살아있을까요?
하루하루 늙어가는건 끔찍해요. 그게 누구든 친구든 누구든 함께할 사람도 없이
그냥 홀로 외로움에 질식이 되면서 늙어가는거.
그게 내가 선택한 거라는걸 알지만.
열정을 다해서 살고 싶다고 하루를 살아도 열정을 다해서 살고 싶다고
늘 꿈꾸고 행동하고 그렇게 살기 위해서 살았다고 믿었는데
무기력한 늙은 여자만 여기에 있다는걸 심장을 도려내고 싶네요.
* 술 반병은 마셨는데 미친듯이 울어봐야 술기운이 30분 밖에 안가네요.
요즘 소주 도수가 순한 맛을 강조하면서 퍽 약해졌나요? 싱겁게 급속도로 술이 깨는군요.
취하는것도 마음대로 안되네요. 원래 소주 잘마시는 사람은 아닌데.
2020.04.25 15:49
2020.04.25 16:26
상관없는 댓글이지만 맨정신으로 현실을 좀 버텨볼걸 그러면 거울을 볼 용기도 있었을지도 모르죠.
2020.04.25 16:35
"위기의 주부들" 8시즌까지 보던 시절은 그래도 참 행복했나봐요. 이런 공허감을 잊을 수도 있고. 여기에 밑도 끝도 없는
재미없는 넋두리를 올리는건 이제 옛날처럼 만나서 같이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는거죠. 아니, 사람들을 만난다고 해도
내 속마음을 이야기한다는건 민폐란걸 깨달은지가 오래라서, 그리고 돈내고 상담같은건 질릴만큼 해서, 나중엔 상담사들도 질려하는거 같고.
정말 오랜만에 잡소리를 해보는군요. 자살은 아무나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의 의지도 없더라구요. 자살하는게 의지라고
생각하지 않겠지만.
2020.04.25 17:21
산호초2010님 상태가 어떤지는 정확히는 알수없습니다만, 무력함이 온몸을 덮치는 느낌은 제가 경험한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조언은 그럴 때면 집 안에서 있는 것보다 밖으로 나가 가볍지만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것입니다. 운동 어플 중에 런데이라고 있습니다. 달리기 어플인데, 시간을 체크해서 뛰어라 걸어라 말해주어요. 초보 코스로 해서 달리기를 시작하면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초보도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1번째 코스가 1분 달리고 2분 걷기 4세트) 지난 달로 8주차 완료를 했는데, 집에서 책이라든가, 영화보는 것보다 제 정신 건강에 더 좋은 영향을 주었던 것 같네요.
2020.04.25 21:48
아~ 운동만큼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이 어디있겠어요. 이럴 때는 가벼운 산책이라도 나가는게 좋겠죠. 내일은 창경궁에 가려구요.
하지만 오늘은 술마시면서 실컷 울고 싶었어요. 손하나도 까딱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래도 목욕도 하고 빨래도 한게 어딘데요.
오늘은 바닥에 엎드려서 실컷 미친X처럼 울고 또 울고 그러고 싶었어요. 신경안정제 먹으면 감정을 평평하게 눌러버리는게
그게 사람이 식물인간이 된거 같아서 술마시고 우는게 낫더라구요.
2020.04.25 17:41
약을 한움큼 털어넣고 자고 일어나서 커피 털어넣고 일하는 사람 여기도 있어요. 저도 몸을 움직여야할 것 같습니다.
2020.04.25 21:49
남보기에 잘 기능하는 직장인이 되러면 늘 그래야 했어요. 그게 장기적으로 참~~~~안좋은거 알면서도 살아남으려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어쩌면 꽤나 많겠죠?
2020.04.25 18:51
인생은 파도와 비슷한거 같습니다. 들어왔다 나가고, 그 흐름에 몸을 맡기다보면 어느 순간 그냥 생각이 없어지게 되고요..
2020.04.25 20:58
2020.04.25 21:50
안알남은 무엇이에요? 제목만 들어서는 통 모르겠네요. 안알남????? 소재가 무엇인지 소개해주시면 취향에 맞으면 들어볼려구요.
2020.04.26 09:20
2020.04.28 20:58
오~~~~ 문돌이 위주의 이야기에 유머코드도 있을 듯하고 끌리네요.
나이 들면 다 그렇습니다 더 이상 할 말도 없고 거울도 사진도 잘 안보고 그렇죠 사는게 이런거네 알아가는 중이니 뭐.
러시아 20년대 노래인데 가사는 원곡 그대로 같네요 좋아하는 러시아 곡 또 하나 모스크바의 밤 수염난 사람이 가운데 있으니 케니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