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바낭] 비상경영

2020.04.03 10:00

가라 조회 수:1018

0.

코로나 시국... 

저희는 여행, 운송 업계는 아니지만 B2B 제조업이라 소비재 생산이 줄면 영향이 큽니다.

당장 4월 출하량이 3월말 기준으로 8% 줄어든다고 예상하고 2분기 12% 보는데, 이것도 앞으로 더 늘면 늘지 줄지는 않을거라고...(...)


1.

하여튼 그래서 늘 그렇듯이 비상경영 선포되었죠.

2분기 집행예산 최대한 줄이라고 계획 내라고 해서 이거저거 일단 다 3분기 이후로 미룬다고 하고 (말이 미룬다지 실제로 미루면 못하는 일이 태반이지만)

25% 줄인다고 제출했습니다.

사실 처음 했을때 32% 나왔는데, 저희 회사 패턴상 처음 내면 '더 줄여와!' 라고 빠꾸 할거라 약간의 마진을 뒀는데...

어라? 그냥 통과네? (이사님이랑 저랑 둘다 당황... 이상하다. 우리 경관이 이럴 놈들이 아닌데...)


2.

그러고 나서 상사님 왈...

'올해 남은 업무는 사람이 한명 빠질 수도 있다는 전제로 조정해라' 라고 하시네요.  

햐...... 무서운 양반.... 이걸 기회로 또 사람 하나 내보낼 생각을 하는구나...


예전에도 썼지만, 저희가 작년에 회사가 팔렸습니다. 그때 새오너측과 노조간에 3년간 고용보장을 합의 했어요.

그런데, 저희는 사실 노조원이 아닙니다. 저희는 생산직 노조만 있거든요. 암묵적으로 관례상 임단협 합의 하고 노사간 협약 있으면 일반사무직도 그에 준하는 대우를 하긴 합니다. 오너 바뀌고 팀장급 세대교체 하면서 (저도 그 와중에 팀장된것이지 예전 같으면 제 짬에 팀장은 어려웠음) 팀장에서 밀려난 고참 부장들이 그대로 팀원으로 있는 것도 그 고용보장 3년 합의 때문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건 암묵적인 관례일뿐, 예전에도 깨진적이 몇번 있습니다. 사무직은 짜를 수 있단 거죠. 노조야 노조원만 안건들면 강하게 반발 못할테고요.


제가 이팀으로 옮길까 고민하는 글을 올렸었을때... 이 팀이 사람이 자주 바뀌는 것이 걸린다고 했었습니다.

이 팀에 단기간에 3명이 그만뒀다고 글을 썼었죠. 그중 2명은 상사님이 쫒아낸것 같다고..

당시 이 팀 팀장이 상사님이랑 각 세우다 쫒겨나다시피 나갔고.. 

다른 사람은 상사님 지시에 '제가 그걸 왜 하죠?' 라는 태도를 고수하다가 명퇴신청 다 끝나고 나갈 사람 다 나간 상황에서 명퇴 보상 조건 해줄테니 그거 받고 나갈래? 아니면 방출당할래? 에서 나가는 것을 선택했다고 하더라고요. (경력직에 아싸 엔지니어 스타일이라 사내 인맥이 없어 딴데 갈곳을 못 찾았던것 같음)


제가 이 팀으로 오고나서 저는 이 팀 업무를 아무것도 모르니 상사님이 알려주는대로 업무를 배웠죠.  그리고 제가 업무가 손이 익을 무렵 후배를 다른 팀으로 보내더군요. 이 친구는 시키는대로 잘 하긴 했는데 상사님이랑 뭔가 계속 안 맞았어요. 상사님이 이 친구 눈치(?)를 보고, 이 친구도 이전 상사님이 더 나았다고 하고...  

저라면 이정도 트러블(?)이면 그냥 데리고 갔을 것 같은데, 상사님은 싫었나봐요.


즉, 자기 맘에 안들면 어떻게든 쫒아내는 양반이라는 거고... 작년에 저희 팀에 들어온 친구가 맘에 안드니 구조조정의 ㄱ 자 나오면 바로 방출하려는구나 하는 느낌이 왔습니다. 

무섭네요.



3.

저는 뭐... 

일단 일을 상사님에게 배운지라 그분 스타일대로 하고, 일단 결정 나면 계속 투덜투덜 궁시렁 궁시렁 대는 타입은 아닌지라...

예전 '그분' 밑에서 일할때도 스트레스는 많이 받았지만 그럭저럭 버텼죠.

아내 왈 '그래도 예전 그 양반 보다는 지금 상사가 낫잖아요.' 라고 할 정도니...


그런데, (아마도 1~2년내에) 상사님이 바뀌면 저는 이런 문제가 없을까? 걱정됩니다.




P.S) 회사 그만두게 되면 뭐하지? 라는 생각을 하는데... 어디선가 틀어놓은 유튜브에서 회사원들 차장, 부장 달고 짤리면 할줄 아는게 뭐 있어요? 보고서 쓰고 회의 하는 능력 밖에 더 있나? 하는 내용을 들었는데, 그 말이 맞구나 싶습니다. 제가 회사 그만두면 할줄 아는게 뭐가 있겠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290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196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2364
112298 국가별 자살율 순위.JPG [9] 쥐는너야(pedestrian) 2010.12.09 9267
112297 [기사펌]과연 이런 의견은.. [3] 라인하르트백작 2010.12.09 1701
112296 어린이가 주인공인 모험영화/ 그을린 사랑 [12] 꽃과 바람 2010.12.09 3374
112295 [기사펌]라스트 갓파더에 대해 [6] 라인하르트백작 2010.12.09 2712
112294 [고전?] 카라 - Rock U 니코동 버전 ( 활동 초창기? sbs 인기가요 실황) [10] 쥐는너야(pedestrian) 2010.12.09 3510
112293 3D 영화는 후반 작업에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신용문객잔 리메이크 소식) [8] 소상비자 2010.12.09 2142
112292 장 뤽 고다르 인터뷰집 국내 출간 소식 및 고다르 영화제 소식입니다. ^^ [1] crumley 2010.12.09 1520
112291 [판매] 사무라이, 잔다르크의 수난, 화양연화 (크라이테리언 DVD) 일괄 시간초과 2010.12.09 1456
112290 디시 치킨갤 특파원이 말하는 현재 롯데마트 상황. [4] 달빛처럼 2010.12.09 4301
112289 대만에서 광우병 추정 사망자 발생 [1] amenic 2010.12.09 1743
112288 /바낭/ 귤 도둑, 동생 불쌍 [3] 레사 2010.12.09 1515
112287 남의 얼굴을 흉내내는 짐 캐리 [1] clutter 2010.12.09 2404
112286 [bap] 서울예술대학 뮤지컬 <피핀> / 한일문화교류 프로젝트 part2 "play the harmony" [2] bap 2010.12.09 1650
112285 결식아동 급식지원 예산 전액삭감 & 김윤옥 주도하는 한식 세계화 예산은 증액 [6] jim 2010.12.09 1978
112284 이경규의 몰래카세트 [5] RWE 2010.12.09 3181
112283 소개팅보다 영어회화 초급반 [5] Wolverine 2010.12.09 2829
112282 죽다 살아났어요 [3] 라디오스타☆ 2010.12.09 1613
112281 루시드 폴의 음반들 질렀어요; [4] miho 2010.12.09 1927
112280 컴퓨터 중고부품거래 어디서 하시나요? [3] GO 2010.12.09 1706
112279 닭 얘기밖에 없군요 [8] jim 2010.12.09 210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