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삶의 사이클)

2020.05.06 05:58

안유미 조회 수:356


 1.이상하게도 운동을 한 날은 오히려 음식물을 가려먹게 되고 운동을 안하고 빈둥거리는 날이야말로 훨씬 먹고 마시고, 더 퍼지게 돼요. 그야 헬스장에는 먹고 싶은 걸 마음껏 먹고 싶다는 이유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운동을 하게 되면 반대가 되거든요. 운동을 제대로 한 날엔 평소에 물처럼 마시던 에너지음료나 탄산, 오렌지주스를 안 먹고 생수만 마시게 돼요. 그건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서도 이어져요. 열심히 운동을 했으니까 맛있는 걸 먹는다...가 아니라 모처럼 열심히 운동을 한 게 아까워서 물만 마시게 되는 거죠. 야식도 안 먹고요.


 오히려 외출을 안 하는 날엔 하루종일 탄산이랑 오렌지주스를 한통씩 마시게 되거든요. 음식물로 섭취하는 수분을 뺴고, 물로만 하루에 2리터 가량을 마셔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생수를 안 마시고 음료수를 마시게 되는 거죠. 


 

 2.그래서 사람을 만날 일은 많이 만들어둘수록 좋아요. 사람을 만날 약속을 한다-사람을 만날 예정이니 운동을 열심히 한다-운동을 열심히 한 김에 주스나 탄산은 안 마시고 생수만 마신다...라는 사이클이 완성되니까요. 


 긴장감이 없으면 되는 대로 살게 되지만 얼마간의 긴장감이 있으면 나름대로 알차게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가지를 똑바로 해 두면 나머지 액션도 단추가 꿰어지듯이 잘 정렬되게 되죠. 한데 한번 늘어지기 시작하면 연쇄적으로 계속 늘어져 버리게 돼요. 


 생활 사이클도 돈이 불어나는 것과 비슷하게 부익부 빈익빈인 거죠. 한 분야를 관리하게 되면 연쇄적으로 다른 부분도 플러스로 전환되는데 하나의 일면이 마이너스를 띄기 시작하면 다른 여러 부분들도 도미노가 쓰러지듯이 무너져 버리는 거예요.



 3.전에 운동에 대해 쓴 일기에 어떤분이 근육과 돈을 비슷하게 생각했다는 댓글을 썼더라고요. 그 글에서 자세히 쓰지 않은 정확한 비유를 더해보자면 근육이란 건 일종의 노동소득인 거겠죠. 그날 노동에 참여해야만 받을 수 있는 그날분의 품삯인 거예요. 하루 빠지고 다음 날 두배로 일한다고 해서 두배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반드시 그날 주어지는 한도액이 있는 일일퀘스트 같은 거죠. 


 원래 있는 자본을 배팅해 뻥튀기시킬 수가 없다는 뜻에서 돈과 다르다고 쓴 것이지, 일급이라는 점에서는 돈을 얻는 것과 비슷한 거겠죠. 어쨌든 건강이나 근육은 그 날에만 받을 수 있는 품삯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반드시 받으려고 하는 편이예요. 



 4.휴.



 5.어린이날은 지나갔고 어버이날 시즌이 왔네요. 어버이날을 잘 챙겨야죠. 


 이 세상에는 두가지 타입의 인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있는 가족에게 헌신을 다하려는 사람과, 자신의 헌신을 나눌 새로운 가족을 만들려는 사람이요. 나는 인간을 매우...싫어하기 떄문에 새로운 가족을 만들지는 않을거예요. 


 가족이라는 것은 주어지는 것이지 만드는 건 곤란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나에게 '주어진' 가족에게는 헌신하겠지만 여기서 가족이라는 특권을 지닌 인간들을 더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6.휴...또다시 아침이네요. 이전에 썼듯이 사람은 자신의 진면목을 세상에 보여주는 무언가를 해야만 하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일 말이죠.


 사실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없는 것 같다면, 그냥 마음 편히 놀다가 죽어도 돼요. 본인이 그렇게 느낀다면요.



 7.하지만 그런 것이 있다...왠지 있는 것 같다라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면 글쎄요. 열심히 작업을 할 수밖에 없어요. 


 요즘 자주 쓰듯이 인간의 젊은 시절은 결국 끝나거든요. 전성기의 자신을 보존하는 유일한 방법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한 무언가를 만드는 것밖에 없는거예요.



 8.내가 쓴 어떤 이야기에서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하거든요. 예술가는 사람들에게 기억될 만한 걸 만들고,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은 예술가를 기억해 줄 사람들을 만든다고요. 


 유산을 만들거나 유산을 이어받아갈 사람들을 만들거나...그 둘중 어느것도 못 만들고 끝난다면 그건 슬픈 인생일 것 같기도 해요. 



 9.하지만 너무 거창한 소리군요. 일단 어버이날 시즌부터 잘 챙겨야겠죠. 점심 약속이 있으니 이만 자야겠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0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233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668
112671 오늘 신입사원 (탈락자 이야기 있습니다), 김대호 전단지 [15] nixon 2011.06.12 3961
112670 밑에 h2를 보고 생각난건대 여자들은 둘 중에 어떤 남자가 더 좋나요? [8] 2011.03.05 3961
112669 부모님에게 들키지 말아야 할 책 [13] 빠삐용 2010.11.02 3961
112668 사람이 이러고도 사는군요 [5] 가끔영화 2010.08.06 3961
112667 이클립스 - 게임 [2] 날다람쥐 2010.07.01 3961
112666 한국 VS 나이지리아 전 23일 새벽 3시 30분... 어디서 응원하실 건가요? [10] 스팀타월 2010.06.20 3961
112665 '나 혼자 산다' 데프콘 "동생과 살기위해 하차 결정" 18일 작별 방송 [8] 달빛처럼 2014.07.16 3960
112664 추석선물세트의 진실. [8] 자본주의의돼지 2013.09.13 3960
112663 80년대 일본 코카콜라CF를 보니 기분이 묘하네요. [19] 무비스타 2013.07.18 3960
112662 서양이 동양보다 천년은 뒤지는 것 [8] 오맹달 2013.01.11 3960
112661 친박단체 “표 모아달라” 대학생 룸살롱 접대 [12] 겨자 2012.08.22 3960
112660 [잡담] 자존감이 떨어졌을 때에는... 억지로라도 예쁜 척 하기 :-) [10] 라곱순 2012.06.30 3960
112659 참 별 희안한 걸로 꼬투리 잡고 웹상에서 감정 표출하고. 문재인 후보집에 있는 의자 이야기입니다. [21] chobo 2012.11.28 3960
112658 [역사 야그] 혼분식, 꽁당보리밥의 노래 [7] LH 2012.01.02 3960
112657 헬리코프리온 Helicoprion [15] DJUNA 2011.06.15 3960
112656 신형철 평론가를 비판하는 평론가들 (신경숙 표절건에 대해) [14] catgotmy 2015.09.01 3960
112655 일본이 잘해서 화가 나진 않고... [9] zivilrecht 2010.06.25 3960
112654 낄낄낄 [16] 차가운 달 2010.06.11 3960
112653 만화 그림 그리는 게 좋아요. [17] 이울진달 2010.06.11 3960
112652 간만에 애들다운 애들을 본 거 같은 하룹니다. [16] 01410 2010.07.25 3960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