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일기...(심심함, 홍대)

2020.04.29 02:56

안유미 조회 수:568


 1.지겹네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 여자를 실컷 만나고 싶었는데 이미 여자가 지겨워졌어요.


 꼭 여자가 아니더라도, 어떤 대상이 지겨워지는 이유는 두가지 중 하나예요. 너무 마음대로 안 되니까 지겨워지거나 너무 마음대로 되니까 지겨워지거나...둘 중 하나인거죠. 그 두가지가 반복되는 거예요. 



 2.심심해서 죽겠네요. 락다운 기간동안엔 심심하단 말을 안 썼지만 막상 놀러다니게 되니 심심해서 죽을 것 같아요. 왜냐면 아예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땐 늘 심심했으니까 그게 일상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리저리 놀러다니다 보니 심심하지 않은 시간이 끝나면 다시 심심함이 느껴지게 되니까요. 심심하지 않은 시간과 심심한 시간이 극명하게 나뉘는거죠.



 3.나이가 드니까 정말 돈밖에 없네요. 어렸을 때는 잠재력으로 충만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아니예요. 어렸을 때야 5년 뒤에 20억을 땡길 수 있느냐...10년 뒤에 50억을 땡길 수 있느냐를 논해도 됐겠죠. 하지만 이젠 훗날의 자본력을 논하는 게 아니라, 당장 오늘 얼마를 땡길 수 있느냐가 중요하게 되어버렸으니까요. 사는 게 너무나 팍팍하고 슬픈 일이예요.



 4.휴.



 5.기분이 안좋을 때는 여자의 광대가 되면 오히려 기분이 좀 나아져요. 내게 웃음을 주는 여자가 아니라 내가 웃음을 줘야 하는 여자 말이죠. 나를 만나면 삼겹살도 사주고 소주도 사주고...영화도 보여주고 팝콘도 사주고 뭐 그런 사람이요. 내게 웃음을 주(려)는 여자를 만나봤자, 그녀의 노력을 보고 있으면 슬픈 기분만 들거든요. 사실 이세상 사람들은 전혀 웃기지가 않으니까요.


 내가 요즘 알게 된 건, 나는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사람을 연기하는 건 정말 잘한다는 거예요. 하긴 생각해보면 나는 작가니까요. 언제든지 재미있는 사람이나 살벌한 사람, 무뚝뚝한 사람을 끄집어낼 수 있더라고요. 



 6.빌어먹을 해장이나 하고 싶네요. 내일 낮에 홍대에서 고기나 먹을 분 있나요? 고기와 냉면...냉라멘...다 먹고 싶네요. 반띵하죠. 고기먹을사람 있으면 오후 1시까지 쪽지주세요.



 7.심심하네요 진짜...심심...심심...돌아버릴 것 같아요. 


 어쨌든 그래요. 돈을 주고 사람을 볼 때는 별생각 할 필요가 없거든요. 내가 내는 돈이 곧 그날의 나를 대변하니까요. 하지만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볼 때는 내 안의 누군가를 끄집어내야 해요. 물론 여기서 말하는 '끄집어내는 것'은 성격을 말하는 거예요. 어떤 캐릭터로 의태하든 상대가 구체적인 걸 물어오면 대답은 늘 똑같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497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4330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4753
112574 [듀나인] 정수기 고민중 [7] 예상수 2020.06.18 545
112573 [넷플릭스바낭] 본격 멘탈 붕괴 수사극 '마르첼라' 시즌3을 봤습니다 [7] 로이배티 2020.06.18 2652
112572 이런저런 일기...(가족의 역할) [1] 안유미 2020.06.17 449
112571 우리는 언제 일상을 찾을 수 있을까요? [4] 분홍돼지 2020.06.17 999
112570 오늘부터 다이어트를 안하기로 했습니다 [22] Bigcat 2020.06.17 1856
112569 "도덕성을 묻는데 불법이 아니라고 반박할 때 그 도덕성은 파산 선고를 받는다." [25] LutraLutra 2020.06.16 2139
112568 요즘 본 영화들에 대한 짧은 잡담.... [1] 조성용 2020.06.16 862
112567 hard world for little things [3] mindystclaire 2020.06.16 403
112566 동물들과 산책하기 [10] 쇠부엉이 2020.06.16 708
112565 아이즈원, 환상동화 MV [4] 메피스토 2020.06.16 652
112564 이런저런 일기...(잠, 빙수, 생파) [1] 안유미 2020.06.16 418
112563 [EBS2] 건축가 유현준의 공간의 역사 [8] underground 2020.06.15 991
112562 6월의 반이군요. [2] mindystclaire 2020.06.15 528
112561 OECD 오피셜 - 한국 2020 경제성장률 1위 ssoboo 2020.06.15 1480
112560 2016년 GRAZIA 잡지 화보 (스압)(1) [2] 스누피커피 2020.06.15 605
112559 스파이크 리 감독, ‘DA 5 블러드’ [넷플릭스] - 짧은 감상 [1] ssoboo 2020.06.14 825
112558 [펌] 드라마 더킹 진짜 최고의 반전 [8] Bigcat 2020.06.14 1696
112557 벨기에 학살자 레오폴드 2세 동상이 드디어 철거됐군요 [1] tomof 2020.06.14 746
112556 한국의 운명, 야산 근린공원화 투표 [4] 예상수 2020.06.14 590
112555 [바낭] 우리 집에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17] 로이배티 2020.06.14 1272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