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경 이야기를 보고

2011.10.05 21:29

메피스토 조회 수:3938

* 일전에 루저녀 이야기가 오고갔을때, 어떤 리플들은 여자->남자 성희롱이나 다름없다며 특정 가슴사이즈 이하의 여자는 루저라고 이야기하면 기분좋겠냐라는 이야길하더군요.

 

남자키를 가지고 루저니 어쩌니하는게 참 거시기하다고 생각했지만, 거기에 대한 반박으로 여성의 가슴 이야기가 나오는건 더 괴상했습니다.

남성의 키와 여성의 가슴이 가지는 성적 함의는 다릅니다.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쉽죠. 우린 친구들의 애인이 남자일 경우, 그의 키가 크다면 "남친분 키가 크시네요, 몇cm이세요?"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대상이 여자일 경우, 오, 여친분 가슴이 크시네요. 브래지어 사이즈 뭐 착용하세요..라고 묻지 않습니다. 

물론 지칭하는 친구의 애인과 내가 동성(즉 여자&여자)일 경우도 있고 이 경우 약간은 다른 반응이 나올수도 있지만요.

 단순히 가슴만 얘기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것이 허벅지가 되었건 가슴이 되었건 엉덩이가 되었건 말입니다.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많고 그런 질문을 할 수도 있다...일까요? 그럼 이런 에피소드는 어떤가요.

어떤 회사에 신입사원이 들어왔는데, 아이구, XXX씨 키도 크고 훤칠하네요라고 상사가 이야기하는 것과 XXX씨 가슴이 커서 보기좋네요라고 이야기하는거 말입니다. 후자는 아마 사회면에 나올 이야기겠죠.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의 성과 남성의 성이 인지되고 다뤄지며 소비되는 양상은 다릅니다.

그 안에서 두가지 성의 시대적, 사회적 관계나 구조 이외에 복잡한 것들이 반영되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전 성을 이야기함에 있어 단순히 문장속에서 남<->녀 포지션을 바꾸거나 혹은  기존의 매체에서 여자 연예인을 어떻게 저떻게 다룬다같은 이야기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전자의 경우엔 앞서 이야기한 사회 전반적인 여성의 성과 남성의 성의 불균형이 반영되어야 하고, 후자의 경우엔 기존 매체에서 그런식으로 다루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신세경이야기에 대한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신세경이 그 글에 기분나빠하지 않거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건 그 글을 쓴 작가에게 '다행'이라고 말입니다.

지금 사회에서 다뤄지는 성이 어떻다라고 단정지어서 쉽게 이야기할 순 없습니다.

그러나 한 여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아름다운 몸매를 지녔다"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안아서 느껴질 봉긋한 가슴"을 이야기하는 것엔 어떠한 차이도 없을까요.

그녀가 브래지어 광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저런 이야길 들어야 한다면, 누드사진을 찍었거나 베드신을 찍었다면 그땐 어떤 표현까지 허용될 수 있는 것입니까. 

이거나 저거나 어차피 여성의 성(혹은 신체)을 대상화하는 것이니 아무런 차이도 없는것일까요. 글쎄요. 그건 그냥 그럴 바라는 사람의 희망사항 아닐까요.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이들은 "당신은 그냥 여성부에서 페미들에게 아양이나 떠세요"라는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인터넷에서 여성부니 페미 운운하는 무리들이 어떤 무리들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무리들을 사회적 기준으로 삼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그런 무리들도 오프라인에선 자기들끼리 모였을때나 그런 식의 이야길 할 뿐,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그런식으로 하진 못하니까요.

우린 특별히 문제가 없다면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필요가 있는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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