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4.05 12:39
누군가는 일하고 있는데, 맘 편히 놀고 있다는 부채감에 일하는 분들의 기사들을 읽어 정리해봤습니다. 4월 기사를 기준으로, 연합뉴스, 뉴시스, 머니투데이 등의 기사를 기준으로 합니다.
대부분의 기사에서 2월 18일을 기준으로 기간을 재는데, 예를 들어 '사투가 40일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식입니다. 아마도 31번째 확진자의 확진 시기와 일치하는 것을 봐서 그걸 기준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구의 확진자수는 2월 26일부터 3월 8일까지 급격히 증가하였고, 2월 29일이 피크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략 하루 300명씩 확진, 2월 29일 전국 확진자 813명.) 완치의 경우 2월 29일의 근 한 달 후인 3월 27일 414명으로 피크를 찍은 후 감소세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기사는 파견 의료진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공보의 등 공공인력은 2주, 민간 의료인력은 1개월 근무가 원칙이라고 합니다. (파견의 원칙인지 근무 원칙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즉 6주가 지났기 때문에, 공보의는 3기까지, 민간 의료인력은 2기까지 순환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공중보건의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환자 진료등을 담당하거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체 체취를 맡고 있다고 합니다. 1기 300명, 2기 300명 파견이 되었고, 3기는 120 여명 정도 된다고 합니다. 인터뷰들에 따르면, 추가 연장을 요청하여 1주 더 있는 분들도 있고, 본 지역으로 돌아가서도 다른 선별진료소에 근무하거나 하더군요. 검체 체취 건수는 초기 하루 5천 ~ 6천에서 현재 2천 ~ 3천건으로 줄었지만 일하는 분들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여전하다고 합니다. (전국적 확산세에 따라 원지역에서의 요구 인원이 늘어가고 있기 때문에..)
신천지 관련 확진자수는 줄어들었지만, 요양병원 중심의 집단 감염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어서 피로도도 상당하다고 합니다.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21명, 대실요양병원에서 94명, 제2미주병원에서 134명 등 이런 식으로요. (다른 요양병원도 꽤 있고, 이게 한 번에 이렇게 발생하는게 아니라 각 병원마다 매일 꾸준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들어 한사랑병원은 4월 2일 11명이 추가되었다고 기사에서 다뤘거든요.)
또한 생활치료센터에서 경증환자들을 도맡으면서, 코로나 전담 병원인 대구동산병원의 경우 중증환자들의 비율이 증가하면서 업무강도가 증가한 상태라고 하네요. 어떤 인용을 바탕으로 한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중증 환자 1명이 입원할 경우, 의사와 간호사 등 20여 명이 치료에 매달려야 한다고 합니다. 이전 신천지의 경우 20대가 가장 많았으나, 이후 요양병원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의 환자들이 많아 피로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 위의 확진 사례들만 세봐도 350명 가량이니, 전부 중증환자는 아니겠지만 의료진이 최대 7천명가량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
초기에는 하루에 봐야할 환자가 너무 많아서 하루 3 - 4시간 자고 일했다고도 하고. 병원 입원환자 수를 줄여주는게 의료진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생활치료센터에서도 무증상임에도 불구하고 확진이 꾸준히 되어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있었다고 인터뷰하기도 했구요. 격리 자체만으로도 격리자와 격리를 관리하는 의료진들이 매우 지치는 일임에 분명합니다.
3월달 평균 발생이 300명 가량을 매 번 넘어서서 현재 발생자 수가 적게 느껴지는 감각이 있는데, 2월을 떠올려보면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서울/경기권 누진 확진자수가 천 백 명을 넘어섰는데, 완치자를 제외한 750여명에게 명 당 5명의 의료진이 필요하다고 적당히 가정해도 3천5백명 가량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평소의 의료 서비스와 따로 추가되는 것이니 피로도는 말할 것도 없겠죠. (대구경북으로 파견나가셨던 분들이 돌아와서 각 지역에서도 의료를 행한다고 생각하면 더 클 수도 있습니다.)
모쪼록 2주 연장된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를 함께 잘 지켜나가 안 그래도 힘든 의료진들을 함께 도왔으면 합니다. 이번에 질본에서 발표한 목표도 곱씹어 봅니다. 1. 하루 확진자 50명 이하 (현재 평균 백 명 가량), 2. 감염경로 미상 환자 5% 이하 (4월 6일 누적미상 10.2%, 1042명), 3. 치료중인 환자 절반(혹은 천 명) 이하 (현재 3천 5백 명 정도. 확진자를 제외한 완치자 하루 50명 가정 시 70일, 100명 가정시 35일 소요.)
p.s. 아마 오늘 하루는 의료진에 관련된 기사들을 읽으며 보내게 될성 싶은데, 방금 연 기사는 공보의 관사 관련 문제를 다루고 있군요. 관사 제공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지도 않고, 주거비 지원도 따로 하지 않는듯 싶은데. 적어도 이번 상황에서 노고에 대한 보상은 제대로 되었으면 싶습니다. 70%로 깍네 마네 하는 것보다 그런게 더 눈에 들어올 것 같아요.
2020.04.05 13:28
2020.04.05 13:40
요즘 커뮤니티 시류가, 여긴 되는데 왜 저긴 안 되는가 혹은 여긴 안 되는데 왜 저긴 되는가 류가 많더군요.
예를 들어 헬스장은 안 되는데, 왜 클럽은 되는가. 왜 학교는 안 되는데 학원은 하는가 등. 업종 종사자들도 서로 속이 타들어가는듯 하구요.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말을 줄이고, 빨리 선거가 끝났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습니다. (물리적 선거 자체도 걱정이에요.)
p.s. 맞아요. 공무원들도 다들 고생하고 있죠. 추가근무에 연장근무에, 주말에도 상황대기 돌아가면서 하더군요. 격리자가 오백이고 하루에 2번 조사한다 치면 천 건의 전화가 필요하고, 평상 업무에 덧붙여서 감염병 업무를 분할해서 처리하고 있나보더군요. 휴, 고생이에요, 정말.
요즘 들어 눈에 확 띄는 위험요소는 ‘클럽’과 ‘식당’ 인거 같아요.
야외 공원 인파는 모이는 사람 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덜한거 같고 (노점 설치만 막아도 큰 효과가 있다고) .
클럽이 요즘 장사진을 이룬다고 하는데 여긴 신천지 교회보다 더 위험한 장소입니다. 감염자가 하나만 들어가도 오염된 비말이 사방 팔방 튀기고 환기도 거의 안되고 시끄러운 음악에 짧은 의사소통이 꽥꽥 침 튀기며 소리를 질러야 하고. 도쿄에서는 주된 집단감염이 주로 유흥시설인데 역학조사가 매우 힘들다고 하는군요. 이런걸 그냥 놔둬도 되는건지 의아합니다.
식당의 경우도 매우 위험한 장소인데 평일에 보면 출근한 사람들이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며 밥을 먹는데 당연히 옆자리는 모르는 사람들이고 빈자리 없이 다닥 다닥..... 코로나19로 자영업 힘든거 맞나 싶고.... 식당 바로 앞에서는 아저씨들이 KF94
마스크턱받침하고서 길빵하고 있고, 보니까 현장직도 아닌거 같은데 재택근무는 어디 밥말아 먹고 나와서 일하는지?의료진만 힘든게 아니고 방역 공무원들도 고생이 많은데 이 분들의 희생을 가볍게 소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코로나19는 아니지만 휴전선 인접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남하를 막다가 과로로 숨진 분도 계시더군요. 전주에서는 이미 지난달에 방역공무원 한분이 돌아가셨죠. 이 분들 모두 그렇게 소모되고 죽어야할 마땅한 이유가 없는 분들입니다. 게다가 입원단계 이전의 사람들과 접촉하는 의료진들은 각종 진상들에게 시달리는 것도 어쩔 수 없이 감내해야할 하등의 이유가 없죠.
전문가들 사이에서 수도권에서의 폭발적인 감염자 증가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뭔가 2월과 같은 사회적 긴장감이 만들어지고 있질 않아요.
이 모든 것이 기우이길 바랄 뿐입니다.
무언가 강력한 조치를 학교 외에는 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가 가장 큰 문제인데 아마도 락다운에 가까운 조치가 이루어질 수록 경제에 부정적이라 주저하는건 이해가 되지만 왠지 총선을 앞두고 있어서라는 의심을 가실 수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