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너희들이 잘했어야지!!"

2020.04.19 09:33

Sonny 조회 수:1856

1. 이번 류호정 의원(!!!)의 대리랭 논란은 후보가 뭘 대처하거나 당에서 후보의 결격사유로 뽑을 수 있는 그런 성질의 것이 전혀 아니었습니다. 모 후보의 음주운전이나 성범죄 같은 사안이 아니었단 거죠. 그러니까 이 사안을 정의당이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음, 저 후보가 롤이란 게임을 했고 아프리카 방송도 했었는데 예전에 자기가 티어를 안올리고 남이 대신 게임을 해줘서 티어를 올렸다고 하네? 이런 논의를 당 내부에서 했어야 한다는 건데, 이게 냉정히 그럴 사안인지 좀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저게 누가 국회의원을 하고 안하고의 심각한 사안인지. 


대리랭이 나쁜 짓이 아니라는 게 아니라, 그냥 누구는 어렸을 때 할 수도 있고 끽해야 게임에서의 승급 시스템에서 잘 하는 사람으로 점수 좀 올리게 했다는 행위일 뿐이에요. 이걸 무슨 게임도 현실이다 사람들이 있다 이러면서 의미부여를 하려고 하니 자기들 문화에 과몰입하는 한국남자들의 어긋난 균형감각에 휩쓸리는 거죠. 그런 거에 그렇게 의미부여하는 사람들이 여자가 롤하면 패드립하고 쌍욕하고 부모욕하면서 게임한답니까? 롤에서 패드립은 일상이라서 포기했다는 사람들이 왜 이렇게 이런 거에는 또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그 사람의 모든 도덕성을 대표하는 것처럼 심각하게들 오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2. 정의당은 기본적으로 노동자를 대표하려는 당이고 그런 이슈에서 청년계층의 문제가 빠질 순 없습니다. 현 여당의 이미지메이킹에 비해 의제는 진보적이지만 당과 대표자들은 상대적으로 고연령이고 고루하다는 이미지가 대중적으로 강한 만큼 당연히 청년 대표들을 비례 앞번호에 세우는 게 현실적으로 필요한 전략이죠. 거기다가 여성인권 의제도 꾸준히 목소리를 내고 있는 만큼 여성후보의 비례대표 앞번호 획득은 당연한 일입니다. 노동자 문제라고 하면 노동자가 남성으로 이미지매칭이 되어버리는 현 시국에서 여성도 노동자이고 노동자이자 여성으로서의 인권을 위해 싸운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지게 되니까. 


심상정 지금 60살이에요. 이정미 지금 54살이고. 당연히 2030 세대들의 대표자가 정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당의 이미지 쇄신하고 정치인으로 꾸준히 키워가야죠. 뭐 아무 대안도 없이 내 마음에 안드는 새파란 것들 데려다가 정치를 한다고 한다니!! 하면서 kibun만 밤새 떠들면 뭐합니까? 누구 기준대로 임팩트인지... 본인이 임팩트 못느끼면 임팩트 없는 겁니까? ㅎㅎ 장혜영씨 아는 분들은 장혜영이 정의당에 투신해서 정치를 한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고 당에 어떤 희망을 갖게 됐는데요. 정의당을 잘 모르는 저도 이런 걸 느끼는데 대체 정의당 못한다 못한다 훈수질만 하는 분들은 얼마나 정치를 프로페셔널하게 분석하시는지 모르겠네요.


팔자 좋은 당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개웃긴 게 뭔지 아세요? 이번에 정의당에서는 꼭 당원이 아니라 당원 아닌 사람들도 비례대표 경선 때 투표할 수 있도록 일반인 투표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었고 선거 참여를 독려했습니다. 외부인들한테도 기회를 줬단 말이에요. 그런데 뭔 정의당 골수 지지자 운운하고 있습니까? 이런 건 또 모를 겁니다... 비례대표 번호가 경선으로 정해졌다는 것도 몰라요.


3. 요즘 시대에 정치인을 포함해 여성 유명인들에게 메갈 딱지 붙이는 상황은 어떤 식으로 대처를 해도 답정너인 여혐맨 남자네티즌들한테 효과적인 한 수가 될 수가 없습니다. 아무 말 안하면 "메갈이니까 암말 못하지~" 라고 하고 메갈이 아니라고 하면 "선긋기 오졌죠? 응 너 메갈" 이러고 답정너로 구릅니다. 성우가 티셔츠 하나 입었다고 메갈 낙인 찍고 아이돌이 82년생 김지영 읽었다고 메갈 낙인 찍는 시대에 소모적 논란을 일으키는 건 누구고 그 논란에 휩쓸리는 건 또 누구입니까? 


메갈 이슈가 왜 대단한 신념이 아닙니까? 당장 이 꼰대스러운 시각부터 버리세요. 장혜영 의원은 메갈리아가 되던 때부터 유튜브가 딱히 흥하지도 않았을 때 유튜브 영상으로 메갈리아가 어떤 커뮤니티고 여성혐오가 무엇이며 그 낙인이 어떤 건지 내내 떠들어댔단 말입니다. 메갈 이슈가 아니라, 페미니즘 이슈고 여성인권 이슈에요. 요새 이것만큼 뜨겁고 중요한 이슈가 또 있습니까? 이걸 가볍게 치부하면서 남자들이 메갈이라하든말든 입닥치고 가만히 있지는 ㅉㅉ 하는 게 이 이슈의 경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거죠. 이건 당장 여성인권을 이야기하는 여자로서, 이에 대한 남자의 부당한 탄압에 지지 않겠다는 그 자체로 여성인권 이슈에요. 이 "메갈"이란 단어를 "빨갱이"랑 바꿔보세요. 그럼 잘 이해가 가실테니.


4. 정의당을 외부에서 비판하는 분들 보면 다 한결같단 말이에요. 뭔가 마음에 안드는데 그게 어떻게 마음에 안드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길은 없고, 그러니 너희 당이 이 지경이다 ㅉㅉ 하면서 혀만 찬단 말이에요. 그런 결과론적인 이야기는 안티들이 똑똑할 때나 떠드는 소리인거죠. 요즘처럼 우경화가 극심해져서 잘해봐야 중도보수인 여당을 찍는 게 "진보"가 되는 이 시점에서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야당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건 알고나 있는 소리인지... 정의당이 잘했다 좋았다는 게 아니라 이번 비례대표 선택에는 이런 이유가 있고 이 후보들에는 이런 의미가 있다는 것 정도는 좀 알고 말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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