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복자 칼'

2024.03.12 11:29

돌도끼 조회 수:163



예고편

제작자 에드워드 프레스먼은 코난의 라이센스를 구입할 때 레드 소냐와 야만인 컬의 사용권도 같이 샀습니다. 뭐 그걸 영화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있었다기 보다는 남들이 그걸 사서 아류작을 내는걸 방어하는 목적이었을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뭐 나중에 각각 활용은 되었죠.

제작비가 안모여서 고전중이던 프레스먼은 디노 데 라우렌티스를 물주로 맞아들이면서 겨우 코난 영화의 실제 제작에 들어갈 수 있었고, 얼마후 아예 관련 권리를 라우렌티스 프로덕션에 다 넘겨버렸습니다.

코난 2편이 (돈은 벌었지만) 비평/팬/아놀드의 반응 공히 바닥이라 코난 시리즈의 앞날은 어두워집니다. 그래서 코난 3편 대신 레드 소냐 영화를 대신 제작하면서 간신히 아놀드를 설득해 출연은 시켰지만, [레드 소냐]는 비평/팬/아놀드의 반응 공히 코난 2 보다 더 나빴고 돈까지 못벌었기 때문에 아놀드는 완전히 뇌절해버렸고 결국 코난 프랜차이즈는 그걸로 쫑나버렸죠.

90년대 중반쯤 샘 레이미가 제작한 '헤라클레스' 시리즈가 대박을 치자 라우렌티스 프로덕션은 '헤라클레스'의 주인공인 케빈 소르보를 아놀드 대신 기용해보기로 합니다. 헤라클레스는 코난도 포함한 모든 힘쓰는 영웅의 원형뻘이니까요.
그치만 사람들한테 코난=아놀드라는 인식이 완전히 박혀버렸기 때문에 배우를 바꾼다는 건 모험이었고, 소르보도 아놀드가 하던 역할에 후임으로 들어가는 걸 꺼렸다고 해요. 그래서 배우 대신 캐릭터를 바꿉니다.

영화 [정복자 칼]은 사실상의 코난 3편입니다.
코난 소설들 중에서도 제일 유명하고 인기있는 '정복자 코난'(=모험왕 코난)을 영상화한 작품이예요. 그래서 제목도 '정복자 컬'(우리나라에선 애매한 'u'의 발음을 'ㅏ'로 해석해서 제목을 붙였습니다. 지금 그러면 싫어할 사람들이 많겠죠.)
코난을 컬로 바꾼거죠.

이게 참 아이러니컬한 것이, 사실은 코난이 컬을 변형해서 만들어진 캐릭터였거든요.
하워드는 야만인 컬을 먼저 창조했었지만 생각보다 인기가 없어서 좀더 자극적으로 수정해서 재창조한게 코난이었고, 처음 발표된 코난 소설은 아예 미리 써놨던 컬 소설의 주인공을 코난으로 바꿔서 개작한 거였어요.
그런데 영화에서는 정 반대로 코난 영화를 사정상 못만들게 되자 코난 이야기에다 주인공을 컬로 바꿔서 개작한 거죠.

영화 [정복자 칼]은 흥행에서 망하고 지금은 거의 잊혀졌습니다.
[레드 소냐] 나 [디스트로이어(코난 2)]는 욕을 먹으면서도 꾸준히 재소비가 되고있지만 이 영화는 그냥 조용히 묻혔어요.





아키바샤의 부활


...앨버트 피언의 [스워드]가 '정복자 코난'에서 잘토탄이 부활하는 장면을 쌔벼다가 오프닝으로 써먹었는데 [정복자 칼]에서는 '정복자 코난'의 조연이던 아키바샤를 잘토탄을 대신하는 메인 빌런으로 삼아 같은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돈 없이 만든 [스워드]의 부활장면이 메이저 자본으로 나온 이 영화보다 더 나았던 듯...(90년대의 원시적인 CG를 당시 영화인들이 너무 과신했던 것 같기도...)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8082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678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804
125740 키퍼 서덜랜드 다크시티 catgotmy 2024.03.17 109
125739 망해가는 정의당과 진보정당에 대한 생각 [5] 분홍돼지 2024.03.17 680
125738 [왓챠바낭] 어쩔... ㅋㅋㅋㅋㅋ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욕망' 잡담입니다 [6] 로이배티 2024.03.16 364
125737 프레임드 #736 [2] Lunagazer 2024.03.16 73
125736 [사무라이] 어쩌다 보니 글이 깁니다. [4] thoma 2024.03.16 294
125735 톰행크스 레터맨쇼 catgotmy 2024.03.16 125
125734 로제 호주영어 catgotmy 2024.03.16 191
125733 Joe Camp 1939 - 2023 R.I.P. 조성용 2024.03.16 108
125732 [넷플릭스] 닭강정, 기대치가 너무 높았나... [2] S.S.S. 2024.03.16 552
125731 주식은 진짜로 모르는데 요즘의 테슬라 말이죠. [4] theforce 2024.03.15 463
125730 프레임드 #735 [2] Lunagazer 2024.03.15 91
125729 제임스 맥어보이 SNL [2] catgotmy 2024.03.15 287
125728 '5년간 8억명 시청' 티빙은 프로야구가 만만했을까, 무능력에 허술한 준비까지...이대로면 3년 간 재앙이다 [6] daviddain 2024.03.15 410
125727 킬리언 머피 스티븐 콜베어 쇼 catgotmy 2024.03.15 182
125726 산 책 소개 [4] thoma 2024.03.14 325
125725 프레임드 #734 [4] Lunagazer 2024.03.14 63
125724 소설 [삼체] 감상 (스포일러 주의) [5] 영화처럼 2024.03.14 695
125723 군인권센터 전 소장 임태훈씨가 민주연합의 비례대표 공천에서 컷오프 당했습니다... [39] Sonny 2024.03.14 1069
125722 휴 그랜트 코난쇼 catgotmy 2024.03.14 190
125721 [왓챠바낭] 어쩌다 얻어 걸린 샘 페킨파, '알프레도 가르시아의 목을 가져와라' 잡담입니다 [4] 로이배티 2024.03.14 319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