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속으로 봤어요..... (호평)

2010.06.13 22:29

디나 조회 수:5130

 

   개봉전부터 악평의 기관총 세례가 이어졌지만 사실 모든 영화에는 적용되는 기대치가 다르다고 생각해서 저는 별로 개의치 않았어요. 일단

  다른걸 다 제쳐두고 권상우가 주연이라는 점은 이 영화가 흔히 말하는 웰메이드나 혹은 평단에 칭찬받을 만한 영화로 만들 생각은 없다는점

  은 분명하니까요. (권상우 팬 여러분 죄송) 게다가 한번도 영화출연 경험이 없는 탑이 단지 빅뱅출신 아이돌이라서 주연을 하고 있으니까요...

  애초에 이 영화는 그냥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한 상업영화로 출발한 것이죠. 딱 태극기... 그 지점 말입니다. 라일구 같은 실감나는 전투씬 재현

  하고 적당한 신파를 버무리면 나오는 .....머 그런 레시피요...... 저는 다른 건 다 제쳐두고 단지 전투신의 퀄리티가 얼만큼이냐.....오로지 이것

  만 관심있어서 보러 갔습니다. 퍼시픽을 보고나서 갑자기 밀덕이 되버려서요.........

 

   이 영화에 대한 악평중에 하나가 노골적인 반공영화라는데......저는 이 영화에서 반공의 그 어떤 냄새도 느낄수 없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이게 반공영화로 보이는 분들은 붉은 티만 입어도 좌빨이라고 몰아세우는 수구꼴통 아저씨들과 논리대결에서 박빙을 이루시는 분들이라고

 밖에....... 이 영화에는 크게 정치적이거나 혹은 나름의 철학이라던가 시각이라던가 이런게 없어요. 그냥 철저히 보편적이고 뻔한 관점입니다.

 북한군은 머리에 뿔이 달린 괴수인줄 알았는데 그네들도 죽을댄 오마니를 외치더라 하는 적군도 인간이었다네 드립부터 시작해서 나름 인도

 주의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악역인 북한군 장교 차승원도 그렇고....... 단지 시대상황과 운명이 그렇게 흘러가서 비극적으로 싸울수밖에 없는

  사람들의 상황을 (뻥튀기많이 좀 해서) 보여준 것 뿐이죠..... 무찌르자 공산당의 스멜은 전혀.....없었어요.....

 

   물론 미끈하게 자알 뽑힌 영화는 아닙니다. 단점도 분명히 많고 덜컹거리는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그냥 대중상업영화로는 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초반 전투씬은 조금 충격적이라 할 정도로....(라일구도 10년이나 되었고 수많은 대단한 전투씬을 봐왔지만) 스펙타클이나

 공포감을 잘 살렸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색감이나 땟갈이 그 어떤 한국영화보다도 좋았고 헐리웃의 그것에 가까웠어요. 물론 좀 오바

  스러운 후까시가 많았습니다만..... 그런건 김지운이나 박찬욱감독도 뭐........... (특히 김지운)

 

   그리고 그놈의 신파. 저도 신파 너무너무 싫어합니다만..... 다행히도 신파가 흘러가다가 질질 끌지 않고 바로바로 컷트되는 느낌이어서 뭐

  그정도야.....네..... 사실 동림선생의 이오지마에서온 편지도 신파로 보면 거기서 거기죠.......

 

   막판의 첩혈쌍웅 영웅본색 기관총 대학살 씬은..... 분명 지적할만한 부분입니다만..... 영화의 눈높이를 좀 더 내리고 현실의 충실한 재연이

  아니라 뻥튀기한 상업영화임을 생각하면 뭐.....쩝..... 그럴수도..... 러고 생각해요.

 

   무엇보다도 전 그 어떤 요소들보다 이 영화의 단점은 권상우의 연기라고 생각합니다. 권상우가 연기를 너무 못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못한

  다기 보다 불안합니다. 연기 10년이상한 권상우가 탑보다 더 보는 이를 불안하게 하는 연기를 해요..... 기본적인 대사부터 눈빛부터 하나하나..

  그에 비해서 탑은..... 사실 연기라기보다.... 대사도 많지 않고 그냥 그 자체로 거기 존재하는 피사체적인 연기인데요..... 전 좋은 점수 주고싶었

  어요. 무엇보다도 얼굴 때문인데요. 그 자리에 다른 남자 아이돌 얼굴을 아무리 가져다 대봐도 탑만큼 학도병에 어울리는 그림이 나올거 같지

  않더군요.  실제로 제가 어쩌다가 2차대전 카미카제 부대 소년병들의 사진을 본적이 있는데 탑같이 생긴 소년들이 많았어요...-_-.....

 

  그냥 이 영화는 딱..... 라일구 + 윈드토커 + 이오지마 + 한국형신파  를 적당히 버무린 무난한 상업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이 영화가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오락거리로 만들었다고 보는건 글쎄요? 라고 싶네요....  그렇게 치면 비극적인 역사적 사실을 단순히 오락영화

 로 만들어버린 무수한 정말이지 무수한 영화들이 있어서....... 당장 타란티노의 바스터즈는 어떻게.......  그리고 극장 나올때 상당수 여자관객들

 이 우는걸로 봐서는 그때 희생된 학도병들을 욕되게 한 영화라는 생각은 안들어요..... 

 

  뭐랄까 촌스러운거는 촌스럽다고 하면 끝인데 촌스러운게 너무 싫어서 다른거까지 다 같다부쳐서 씹어대는것도 촌스러운 태도긴 마찬가지

  인거 같아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9130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782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8001
125865 카메라 어떤게 좋을까요...? [11] 아름다운인연緣 2010.06.13 3535
125864 어제 지하철 새벽 1시까지 운행한다던 거짓말.; [7] 덩달아익명 2010.06.13 4756
125863 지금 케이블로 제5원소 보고 있는데 [13] 자두맛사탕 2010.06.13 3774
125862 기분 나쁜/무서운 꿈 [2] AVATAR 2010.06.13 2520
125861 오늘 있었던 일... [2] Apfel 2010.06.13 1907
125860 [듀9] 당신이라면 지금 어떤 영화를 보시겠습니까? [8] 문피쉬 2010.06.13 2849
125859 추억을 잘 묻기, 잡담들 (요즘 볼만한 영화?). [4] art 2010.06.13 2128
125858 포화속으로 악플러 초청 시사회를 했다는데.. [7] fan 2010.06.13 3664
125857 뉴욕 여행 가게되었는데요 [2] 강건너 불 2010.06.13 2824
125856 기차타고 바람 쐬는거 [6] 가끔영화 2010.06.13 2843
125855 섹스 앤 더 시티 2, Glee 시즌 1 파이널 [2] 뤼얼버내너밀크 2010.06.13 4064
125854 [연애] 친구를 연인으로? [23] Kenny Dalglish 2010.06.13 5849
» 포화속으로 봤어요..... (호평) [12] 디나 2010.06.13 5130
125852 [듀나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 이야기를 다룬 영화 중에..... [4] 로즈마리 2010.06.13 2790
125851 차두리네이터 펌웨어 업그레이드 빌드오더 [8] 01410 2010.06.13 5074
125850 [Old 카메라] 장농 카메라 이런저런 이야기.. [7] 서리* 2010.06.13 3625
125849 컨닝하는 걸 봐주는 건 어떤 이유에서죠? [15] 나미 2010.06.13 4224
125848 끝도없군요 [1] 메피스토 2010.06.13 2179
125847 페르시아의 왕자 재미있어요! [4] 폴라포 2010.06.13 3206
125846 이런 조건에 맞는 영어단어 뭐있을까요? [14] 새로운아침 2010.06.13 5237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