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플 권하는 듀게

2010.10.28 16:03

와구미 조회 수:3920

솔로이면서 또한 솔로예찬론자로서 커플 권하는 사회에서 사는 것도 힘든 일인데 요즘 들어 듀게도 커플 권하는 커뮤니티가 되가는 건가요.

 

커플들한테는 아무런 불만 없지만 결혼을 안하거나 애인이 없는 걸 잘못되거나 불완전한 상태로 여기는 풍조가 짜증나고, 솔로들끼리의 자조적 농담과 '안생겨요' 놀이를 보는 것도 이젠 슬슬 지겨워집니다. 이런 건 남초사이트에서 특히 심하죠. 재미로 그러는거라지만 똑같은 자조적 농담은 반복되면 지겨워집니다. 서로 동질감 느끼며 그런 행동 한다고 '생기는 것도 아니고요'.

 

커플을 배척하고 솔로를 예찬하는 듯이 보이는 솔로부대 슬로건들도 속 내용은 커플을 동경하는 내용이고, 듀솔클도 다들 아시다시피 예비 커플모임자 클럽이나 다름 없죠. 개콘의 '솔로천국 커플지옥' 코너도 같은 맥락의 코미디고요. 모든게 커플들 위주로 생각하고 돌아가는 것 같아요. 어제 사건에서 보다시피 남의 연애사에 관심과 참견들도 왜 그리 많은지.

 

물론 연인간의 사랑은 인류에게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고 유전자에 의해 프로그램된 명령 중 가장 거역하기 힘든 것이긴 하지만 이런 유난 떠는 분위기는 적응하기 힘든게 사실입니다. 특히 저 같은 사람한테는 답답한 느낌도 들죠. 발렌타인 데이와 크리스마스를 위시하여 각종 커플과 관련된 날엔 특히 심하죠. 이런 문화가 만연한 사회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의 커플들이 다른 나라의 커플들에 비해 더 행복한 연애/결혼 생활을 누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이혼률은 꽤 높죠). 오히려 솔로들에게 상대적 박탈감만 더 주입시키는 문화일 뿐이죠.

 

겨울이 돼도 옆구리 안시리는 저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너가 이 행복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같은 행복을 느껴야 할 필요는 없죠. 연인간의 사랑이 인간에게 아주 중요한 행복임에는 틀림없지만 절대적인 건 아닙니다. 냉소적으로 보자면 유전자의 명령에 의해 배선된 뇌에서 신경신호들이 일으키는 감정 중 하나인건데 더 절대적일게 있나요. 그리고 인간은 원초적인 욕망을 충족시킴으로 얻는 행복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러다가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라는 실존적 질문까지 나올 수 있겠는데 거기까지는 나가지 않기로 하죠. 아무튼 솔로도 충분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고, 요즘 듀게 분위기에서 저 같은 사람을 더 발견하여 숨통 좀 트고 싶은 마음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그러니 손 좀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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