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05 06:05
얼마전 모 해외 블로그에 중국집의 라이프 사이클에 대해서 설명한 글이 올라온 것을 인상깊게 읽었어요.
1. 신장개업: 요식업 평정의 꿈을 품은 주인, 중국집을 새로 열면서 훌륭한 요리사를 초빙하고, 진귀한 재료를 아끼지 않고 사용.
2. 완전대박: 차츰 입소문을 탄 식당. 점심 저녁이면 한시간씩 사람들이 줄을 설 정도로 대박.
3. 잠룡출사: 식당의 성공이 자신의 능력에 있다고 자만한 요리사, 대폭 승급을 요구.
4. 읍참마속: 격분한 주인, 건방진 요리사를 해고.
5. 은근민감: 맛에 민감한 단골들, 맛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을 알고 발길을 끊음.
6. 원가절감: 손님이 줄어들기 시작한 것을 깨달은 주인. 재료의 질을 낮춤으로써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고자 함. 때로는 음식값을 올리기도 함.
7. 이건뭥미: 음식의 수준이 2차로 하락하고, 손님의 숫자가 더 크게 줄어둠.
8. 명예퇴직: 손님의 수에 비해 종업원이 많다고 생각한 주인. 종업원의 수를 감축.
9. 물은셀프: 맛도 형편없는데, 서비스마저 엉망이 된 식당은 파리를 날리게 됨.
10. 명쾌해설: 마침내 식당은 망하고, 주인은 망한 원인이 근처에 새로 생긴 식당 때문이라고 생각.
비단 중국집에만 해당되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저는 이 글을 보면서 조직에 찾아온 위기의 원인을 적확하게 진단하고 대책을 처방하는 리더쉽의 중요성을 느꼈어요.
그리고, 집 앞에 있던 맛있는 짜장면집. 어느날 주방장이 바뀌면서 맛이 없어져서 더이상 찾게되지 않은 그 집에 대한 생각도 했습니다. 주방장 어디갔냐는 제 질문에, 주방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주인의 목소리서 울려오는 미묘한 떨림을 나는 캐치하고 있었단 말입니다!
2010.07.05 07:51
2010.07.05 09:11
2010.07.05 09:38
2010.07.06 01:20
그 갈등과 근본적인 모순을 잘 풀어가는 식당들이 오래가겠구요.
중국에서 보게 되는 희안한 '한국음식관련' 요식업 풍토.... 맛이 그야말로 '발로 만들었니' 수준의 현지중국인 사장이 운영하는 대형 한식당 체인점이 있는데
한국음식을 가장 많이 찾는 20-30대를 타켓으로하여 입지, 가격, 분위기를 정확히 세팅을 하는데 맛이 그야말로 형편 없지만 (이게 한국사람 입맛 기준이 아니라 좀 수준이 높은 30대 초반의 중국사람들도 알아차리는) 피크아워에 1시간씩 줄을 서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요. 그러길 3년째가 되어 백화점과 쇼핑몰마다 거의 다 들어가고 있는데 한국사람이 이렇게 성공한 케이스는 '전무'하답니다.
중국(상해)에서는 '한국식당'이 '맛'이 아니라 '패션'같은 소비형태를 보이고 있다는....고로 주방장이 '잠룡출사'를 하는 일도 '읍참마속'을 당하는 일도 없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