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젊은 사람들이 신천지에 빠지는가?

신천지 전문가라는 변상욱씨의 인터뷰를 보고 든 생각입니다.

'너처럼 똑똑하고 남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애가 어떻게 신천지에 빠지냐?' 라고 물어봤답니다. 한 두명이 아니고 수 십명 이상이겠죠.

그들 중에 많은 이가 '드디어 내 인생을 바쳐도 좋을 무엇인가를 찾았다는 느낌이 너무나 강렬해서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고 했답니다. 기존 종교의 구태와 보수성과 그런 것에 염증을 느끼고 뭔가 새로운 것을 찾고 있던 젊은이에게 너무나 알맞은 전략으로 접근했다는 거죠. 변상욱씨는 나태한 사람은 포섭대상도 아니라면서 진리를 갈구하고 열정에 넘치는 젊은이들을 신천지는 놓치지 않는답니다. 


사실 젊은 시절에는 급진적인 사상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런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물음을 끝도 없이 하게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내 인생을 온전히 바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항상 찾고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어른들의 세계는 뻔하고 내로남불에 자가당착이고 남들과 똑같은 획일적인 삶을 강요하고 그런 시기에 던져지는 한 줄기 빛 갖은 것이겠죠.


그걸 보면서 IS의 모집전략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인생을 송두리째 던질만한 가치가 있는 어떤 것. 사람들은 소외되고 차별받는 젊은이들 얘기를 하지만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평화롭게 살던 제 1세계의 주류 계급의 젊은이들도 많이들 가담했어요. 그에 대해 누구도 설득력 있는 이유를 내 놓지 못했고요. 그냥 그 나이는 그런 것에 빠지기 쉬운 시기예요. 학생들이 언제나 권력과 압제에 가장 먼저 맞서는 세력이라는 것도 이상한 것이 아니죠. 다만 그 대상이 누구냐가 시대와 장소에 따라 다른 것 뿐입니다.


이 얘기를 신천지를 IS와 비교한다고 호도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젊은 나이에 급진적인 사상은 굉장히 매력적이며 누군가는 그것을 잘 이용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은 것 뿐입니다. 


*  신천지의 교리

또 다른 질문은 어떻게 '이만희가 재림 예수이며 영생한다'는 것을 멍청하게도 믿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죠.  주류 기독교인들은 이런 말도 안되는 교리를 주장하는 이단에 빠지는 것을 의문스럽게 생각하지만

제가 볼 때는 신천지의 교리는 종교상으로는 크게 문제가 될 게 없어 보여요.

살아있는 사람을 신으로 추앙하는데도요. 그런데 그게 기독교의 교리이기도 하잖아요. 분명히 예수가 인간의 몸으로 세상에 오셨다고.

그 시절에 예수는 평범한(?) 사람이었을 겁니다. 당시에 예수를 따르지 않던 사람들도 지금 기독교인들과 똑같이 생각했을 거예요. 자기를 하나님의 아들이라 칭하는 사기꾼이 나타났네. 어떻게 저런 멍청한 소리를 하는 사람을 믿고 따를 수가 있지? 그래서 결국 십자가 처형을 해 버렸죠. 

정통 기독교인들은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사실대로 믿잖아요.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다든가 물 위를 걸었다든가 죽은 사람을 살렸다든가 예수가 죽은지 사흘만에 부활했다는 것을 모두 역사적 사실로 믿지 않나요? 그럼 그 때 가능한 기적이 지금은 가능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요. 그리고 만약에 만약에 누군가가 그 때의 예수처럼 사람의 몸을 빌에 세상에 보내진다면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별할 방법이 있나요? 

성경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볼 때면 '저렇게 멍청한 교리를 믿다니...'라고 생각하겠지만 기독교인이라면 다르죠. 기독교의 교리가 모두 성경의 기록을 사실로 믿는 것에 기반하는데 신천지의 교리가 특별히 이상하다거나 어긋난다거나 할 명확한 증거는 제시하기 힘들어 보여요. 특히나 성경 말미에 '세상 끝날에 다시 온다'고 기록까지 되어 있다면요. 그냥 종교라는 것이 다 그런 특성을 띄고 있는 거죠. 특별히 신천지 교리에만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잣대를 갖다댈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신천지를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류 기독교인들과 분명히 차별되는 점이 있죠. 아마도 반사회적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주류와 이단을 가르는 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기독교 입장에서는 다르겠지만 기독교인이 아닌 입장에서 생각하는 의견입니다. 물론 정통 개신교라고 주장하는 집단도 반사회적 집단행동을 할 때가 있는데 그게 너무 심각하면 주류 기독교에서도 배척당하죠. 전광훈 목사처럼요. 

문제는 이 반사회적 행동을 지도부에서 지시했느냐 아니면 신분 노출을 우려한 개인적 일탈이냐의 문제일텐데 여기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서 판단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신분과 사생활 노출이 우려되어 숨겼다고 해도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피하기 어려울 거예요. 과연 그게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건강보다 중요한가? 불특정 다수 시민의 건강을 희생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판단이 안 선다면 그건 종교가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기본에 대한 문제니까요. 사실 많은 급진적 사상들이 배척받는 이유중에 하나가 도덕성의 결여때문인데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람을 수단으로 삼는 것, 일정의 희생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정당화시킴으로써 악당이 되거나 테러리스트가 되어버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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