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 옛적 듀게에 걍 가벼운 잡담으로 '라디오 헤드 노래 뭐 좋아하세요?' 같은 내용의 글이 올라왔던 적이 있죠.

 댓글이 달리며 다들 뭐 전 에어백이 좋아요 전 노 서프라이즈요, 저는 하이 앤 드라이 저는 저는... 하는 와중에 어느 분께서 "다들 차마 말씀 못하시는 것 같은데, 전 크립이 좋습니다!!" 라는 댓글을 다셨던 게 생각이 나요. 그렇죠. 라디오 헤드 좋아한다면서 크립 좋아하는 게 부끄러운 일이 아니죠. 레드 제플린 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게 스테어웨이 투 헤븐이고 비틀즈 노래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게 예스터데이면 뭐 어떻습니까. ㅋㅋㅋ

 ...와 같은 맥락에서 나이 먹은 아저씨가 옛날 노래 좋아하면 좀 어떻습니까!! 탑골 감성은 부끄러운 게 아닙니다 여러분!!!! 이라고 외쳐봅니다.

 아마 그래도 댓글은 몇 개 안 달리겠지만 그냥 적고 싶어서 적는 글이니 괜찮습니다. ㅋㅋㅋ



1.


탑골 레벨 중상 정도 되려나요.

중학생 때 라디오에서 우연히 듣고 꽂힌 노랜데 살면서 이 노래를 부르거나 언급하는 사람을 오프라인 현실 세상에선 만난 적이 없네요.

암튼 노래가 되게 깔끔하고 편하게 듣기 좋았어요. 아마 새벽 라디오에서 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래서 갬성지수 폭발한 덕에 더 인상적이었던 것 같기도.

뭐 어차피 이거 굳이 눌러서 재생해보실 분은 없으시겠지만 30년전(딱 1990년에 나온 앨범입니다) 곡 치고는 지금 들어도 좋...


아. 이거야말로 탑골의 시그니쳐 대사로군요. '이 노래 지금 들어도 좋아' ㅋㅋㅋㅋㅋ


글 적는 김에 30년만에 처음으로 밴드 정보를 찾아봤더니 세션맨들끼리 모여 만든 일종의 프로젝트 밴드 같은 거였군요.

이 앨범 하나 내고 콘서트도 딱 한 번 한 것 같구요. 이후로는 활동이 없었던 듯. 심지어 이 곡 만들고 부르신 분은 검색해도 아무 내용 안 나와요. ㅋㅋ

궁금하네요. 지금은 뭐하고 어떻게 사시는지. 지금도 님하 노래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 한 명 있다고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 검색하다 보니 이 곡보다 '착각'이라는 노래가 더 유명했다고 해서 들어보니... 아는 노래네요? 근데 같은 팀 노래인 줄 전혀 몰랐습니다. 멤버 중 다른 분이 작곡하고 다른 분이 부른 데다가 곡 분위기도 전혀 달라서. ㅋㅋㅋ 이 노래는 뭔가 유영석 느낌이네요. 들어보고픈 분이 계시다면 아래 링크로.

https://www.youtube.com/watch?v=USlGFPx3Hj4



2.


김형석이 만들어준 노래였을 거에요. 1989년 발표.

훗날 윤종신이 리메이크해서 좀 알려지긴 했습니다만... 아마 티비 예능프로(연예가 중계??) 끝날 때 뮤직비디오를 틀어주든가 해서 처음 들었던 것 같아요.

인순이가 나름 트렌디한 스타일로 어필해보려고 시도한 앨범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리 성공적이진 않았던 듯 싶구요.

결국 인순이가 트렌디한 가수가 된 건 나중에 박진영이 준 '또'를 불렀을 때 정도려나요. 그게 1996년이라니 7년이 걸렸군요.

그리고 다음 히트곡은 (남의 곡이지만) 조PD 노래 피쳐링했을 때 정도... 인데 그게 2004년 곡이라고 나오니 8년이 걸렸고. 그 다음 히트는 나는 가수다였을 텐데 그건 또 2011년인지 2012년인지 그러니 다시 7년. 7~8년마다 하나씩 히트하고 있고 작년에 별 일 없었으니 올해 뭐 하나 띄울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3.


아마 이 글에서 난이도(?) 최하일 듯 한 곡이네요. 원래도 그 시절 노인들(...)에게 인지도가 좀 있었던 데다가 무려 '응답하라 1988'에 나왔었다니. ㅋㅋ


역시 중학생 때 알게된 노래인데 알게 된 상황 때문에 더 기억에 남았던 것 같아요.

당시 칙칙한 남자 중학생(교실에서 싸움 나면 마대 자루에 의자가 휙휙 날아다니던;)이었는데 어떤 선생님이 본인 이제 그만 둔다고 뭐라뭐라 하셨는데... 디테일은 하나도 기억이 안 나요. 교생이셨던 건지 기간제셨던 건지 아님 그냥 사정이 생겨 전근을 가셨던 건지. 그 분 얼굴도 이름도 기억 안 나구요. 성별만 기억 납니다. 여선생님이었죠.

그냥 기억나는 건 짓궂은 학생 몇 놈이 노래해! 노래해!! 하고 장난을 쳤더니 대뜸 알았다면서 이 노래를 부르셨다는 거.


근데 친구들 중에 이 노랠 아는 놈이 아무도 없어서 곡 제목도 모르고 그냥 살았죠. 레코드 가게에 가서 사장님에게 노래 불러드리고 찾아달랠 수도 없으니까요. ㅋㅋ

몇 년 후에 라디오에서 우연히 들으면서 간신히 제목과 가수를 알게 되었고.

이게 오태호가 준 곡이라는 건 며칠 전에나 알았네요. 

근데 알고 나서 들으니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빼박 오태호 스타일인 게 티가 나서 웃깁니다. 사람의 뇌란 간사한 것...


+ 그리고 이 노랠 부른 홍성민씨는 2007년에 돌아가셨군요. 뒤늦게나마 명복을...



4.

사실 3번으로 끝낼 글이었으나 갑자기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어져서 내친 김에 걍...



이상은이 '뮤지션' 컨셉으로 변신하기 전 어둠의 역사... 중에서도 어둠의 역사죠. 남이 준 곡 열심히 불렀는데 표절이었더라... 는 곡이니까요.

근데 그 시절엔 또 원곡(?) 찾아듣고 확인하기도 힘들었으니 그냥 '그랬구나'라고 생각하고 이상은 노래 열심히 들었습니다. 어쨌든 노래 좋고 이미 앨범 샀으니까(...)


그리고 그거야 어쨌거나 영상 속의 이상은 예쁘네요. 하하.

딱 한 번 이 분을 실물로 본 적이 있는데, 그땐 이미 뮤지션 패치가 완료되어서 저런 모습이 아니셨죠. 머리 가운데를 딱 갈라서 한 쪽은 밀고 다른 한 쪽은 완전히 길게 늘어뜨리고 뭔가 히피스런 패션을 하고 세상 귀찮다는 포스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차마 말도 못 걸고 지나갔던 추억이. ㅋㅋㅋ


이 편리한 인터넷 시대 덕에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윗곡의 원곡은 아래 링크에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b262m54Qis



그럼 또 맥락없이 이 뻘글도 끄읕.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33549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52806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63220
111976 진중권은 왜 이리 망가졌을까요..? [22] 풀빛 2020.04.05 2126
111975 비슷한 역을 오랫동안 맡는 배우 [6] 부기우기 2020.04.05 894
111974 일상 5. [2] 잔인한오후 2020.04.05 549
111973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타란티노가 모든 것을 다 이룬 영화 [5] ssoboo 2020.04.05 1021
111972 [총선 천기누설 4탄] 총선결과가 불러올 언론개혁 & 로켓펀치 [1] 왜냐하면 2020.04.04 620
111971 선거보조금 8.4억 싹쓸이…허경영 정당의 '수상한 공천' [2] 왜냐하면 2020.04.04 781
111970 (종료)놀면 뭐하니? 유투브 라이브/ 유재석의 '부캐의 세계3' (17시~) 보들이 2020.04.04 517
111969 진중권, 그를 지지하던 정의당, 정의당 지지자들 참 자랑스러우시겠어요 [26] 도야지 2020.04.04 1727
111968 안철수의 행복 [6] 어제부터익명 2020.04.04 1045
111967 무료 게임? - Homo Machina [1] 도야지 2020.04.04 467
111966 [바낭] 탑건: 매버릭이 개봉 연기되었군요 + 지옥의 외인부대 [8] 로이배티 2020.04.04 704
111965 이런저런 일기...(창작, 불확실한 시도) 안유미 2020.04.04 455
111964 영화가 딱히 끌리는게 없네요 메피스토 2020.04.03 423
111963 애들이 절대 재미없는 만화영화 가끔영화 2020.04.03 606
111962 예술의 전당 온라인 상영회/ 발레 지젤/ 4/3(금), 20시부터~ (120분) [1] 보들이 2020.04.03 373
111961 혹시 직장에 가서 데워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있을까요? [17] 산호초2010 2020.04.03 1051
111960 워해머 40k 팬필름 [2] 날다람쥐 2020.04.03 407
111959 안철수는 왜...? [12] 가라 2020.04.03 1314
111958 [회사바낭] 비상경영 [10] 가라 2020.04.03 1018
111957 글로벌 시대에 봉쇄가 불러 일으키는 일들.. [9] 보들이 2020.04.03 1248
XE Login